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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만 가지 병을 고친다는 ‘만병초 ’… “무분별 섭취는 위험”
  • 김달래 한의원 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4-14 15:33:08
  • 수정 2021-07-03 16:5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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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성 물질 ‘그레이아노톡신’ 함유 … 호흡마비·환각에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인터넷 등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가 마치 정설인 것처럼 넘쳐난다. 일부 사람들은 건강을 지키려는 욕심에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정 질병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들을 무분별하게 섭취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민간요법 등에서 다뤄지는 약초들은 의외로 독성을 띠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건강이 상하고 심지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만 가지 병을 고친다’해서 이름이 붙은 ‘만병초’도 그런 약초 중 하나다. 민간에서는 류마티스관절염이나 신경통·고혈압·당뇨병 등의 질병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독성이 강해 잘못 섭취할 경우 오히려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민간요법서 고혈압·신경통 약재로 인식 … 섭취하면 득보다 실 많아
 
만병초(학명 Rhododendron brachycarpum)는 진달래과(Ericaceae)에 속하는 상록관목이다. 이름처럼 초본이 아니고 목본식물이다. 우리나라의 태백산·울릉도·지리산·설악산·백두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주로 자라며 높이는 1∼4m다. 나무껍질은 잿빛이 섞인 흰색이다. 잎은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는 5∼7개가 모여 달리고 타원형이거나 타원 모양 바소꼴(창 모양)로 가죽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다.


꽃은 6∼7월에 피고 10∼20개씩 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대부분 하얀 꽃이 피지만 백두산에는 노란 꽃이 피는 노랑만병초가, 울릉도에는 붉은 꽃이 피는 홍만병초가 있다.


만병초는 외양이 고무나무와 닮았고 꽃은 철쭉과 비슷한데 천상초(天上草)·뚝갈나무·만년초·풍엽·석암엽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칠리향(七里香) 또는 향수(香樹)라는 예쁜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고산지대에 천연 분포돼 있는 만큼 구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만병초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민간요법에서는 만 가지 병을 치유하는 약용 수종으로 인식했다. 고혈압·저혈압·당뇨병·신경통·양기부족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민간요법에서는 만병초 잎 5~10개를 물 두 되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서 한 번에 소주잔으로 한 잔씩 식후에 먹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피가 깨끗해지며 정력이 좋아진다고 했다. 여성들이 장복하면 불감증을 치료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피부에 흰 반점이 생겨 차츰 번져가는 백반증의 경우 만병초 달인 물을 면봉에 적셔서 하루에 3~4회씩 2~3개월 정도 발라주면 대부분 없어지며 말기 암환자의 통증을 크게 덜어 주고 무좀·습진같은 피부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농가에서는 진딧물 같은 농작물 해충을 없애는 천연농약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만병초는 민간요법에서 고혈압과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 강해 식용으로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무분별한 섭취 치명적 부작용 초래…식약처, 식용불가 식물 경고


그러나 만병초를 민간요법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특히 식용으로 섭취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 만병초에 함유된 식물 유래 신경독소인 ‘그레이아노톡신(grayanotoxin)’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그레이아노톡신에 중독되면 쇼크 수준의 혈압 저하와 느린 맥박 등으로 인해 구역·구토·어지럼증·시야 흐림·의식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호흡마비나 환각 등의 증세가 일어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언론 등을 통해 일부 사람들이 민간요법에 따라 만병초를 만 가지 병을 고치는 풀로 잘못 알고 해열이나 이뇨, 고혈압개선 등 다양한 약효를 기대하고 술을 담가 먹거나 차로 우려서 마신 후 사망했다는 보도를 가끔 접할 수 있다. 이는 바로 그레이아노톡신 중독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만병초는 식용 불가 식물로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가 만병초를 섭취한 뒤 부작용을 나타내는 사례에 대해 독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그레이아노톡신이 만병초를 이용한 담금주에서는 mℓ당 50.2~101㎍, 끓인 물에서는 1.84~20.2㎍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또 만병초로 담근 술을 3∼5잔 마셨을 때, 혹은 만병초를 끓인 물을 1.5ℓ씩 20일간 섭취했을 때 마비 증상, 심장 이상 등의 중증 중독현상이 발생한 사례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국내서 그레이야노톡신 중독 사례를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진달래‧철쭉‧만병초 등으로 담근 술이나 네팔과 터키 등에서 구입한 석청을 섭취한 이후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민간요법을 믿고 만병초를 섭취했다가 중독 증상이 나타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함부로 섭취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특히 어린이와 임산부는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만병초 섭취 후 중독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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