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건선치료제는 피하주사제나 먹는 약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건선이 피부질환인 만큼 국소도포제가 전신적인 영향을 덜 미쳐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건선이 자가면역반응이 과도해 생기는 질환인 만큼 전신적으로 작용하는 경구약이나 주사제가 요구되는 것도 당연하다. 국소치료제는 대다수 의사들이
처음 권장하는 방법이다. 염증을 줄이고 과도한 피부세포 생성을 늦춤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 특이한 성분은 없어도 새로운 조합으로 다양한 국소도포제 신약이 출시되고 있다.
오르소더마톨로직스(Ortho-dermatologics)의 ‘듀오브리’
이 약은 할로베타솔 프로피온산(Halobetasol propionate)과 타자로텐tazarotene)이 각각 0.01%, 0.045%씩 들어 있는 ‘듀오브리’(Duobrii)는 20192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상건선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타자로텐은 레티노인산(Retinoic acid) 수용체와 결합하는 3세대 합성비타민A 유사체(트레티노이드, tretinoid) 중 하나다.
듀오브리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레티노이드가 복합된 최초의 로션이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줄여주고 판상건선을 제거하고. 레티노이드는 피부세포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한다. 하루에 한 번 환부에 바른다.
부작용으로는 도포 부위의 통증, 발진, 모낭염 또는 염증성 모낭, 로션을 바른 피부의 마모나 벗겨짐 등이다.
메인파마(Mayne Pharma)의 ‘렉세테’
렉세테(Lexette)는 할로베타솔 프로피온산(Halobetasol propionate) 0.05% 거품제(Foam)다. 스테로이드 등급으로 보면 할로베타솔 0.05% 크림 또는 연고제는 7등급 중 1등급일 정도로 초강력이다. 국내서는 허가되지 않았다. 2018년 5월 제네릭 제품으로 허가됐다.
성인의 판상건선 치료에 사용된다. 하루에 두 번 거품을 얇게 바르고 피부에 문지른다. 최대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제네릭이어도 50g짜리가 953달러일 정도로 미국내 가격은 만만찮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환부 통증과 두통이다.
오르소더마톨로직스(Ortho Dermatologics)의 ‘브리할리’
브리할리(Bryhali)는 할로베타솔 프로피온산 0.01% 로션으로 2018년 11월 FDA 승인을 받았다. 성인 판상건선 치료제다. 피부 건조, 피부 박편, 염증, 판상 축적 등을 개선할 수 있다. 로션은 최대 8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작열감, 따끔거림, 가려움, 건조함, 상기도감염, 고혈당 등이다.
프로미우스파마(Promius Pharma)의 ‘세르비노’
세르비노(Sernivo)는 닥터레디스(Dr. Reddy)의 자회사인 프로미우스파마가 2016년 2월 허가받은 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온산(Betamethasone dipropionate)의 0.05% 스프레이다. 18세 이상 경증~중등도의 판상건선 치료제다. 국내서는 0.064% 연고가 많이 나와 있으나 스프레이 제제는 없다.
가려움, 피부 벗겨짐, 발적과 같은 건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 국소제는 하루에 두 번 뿌려 부드럽게 문지른다. 최대 4 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가려움, 작열감, 따끔거림, 적용 부위 통증, 피부 위축 등이다.
어린이를 위한 국소 도포제
과거에는 성인용만 국소 도포제가 존재했으나 최근 수 년 새 몇 가지 건선 약물이 어린이용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메인파마의 ‘소리룩스’(Sorilux, 성분명 칼시포트리엔 calcipotriene) 거품제(foam) 0.005%는 2019년 FDA로부터 어린이용으로 확대 승인을 받았다. 비타민D 성분의 일종으로 두피와 전신의 판상건선 치료에 사용된다. 2010년에 성인용(18세 이상)으로 승인됐고, 2019년 5월 12~17세용, 같은 해 11월에는 4세 이하용으로 허가 범위가 넓어졌다.
소리룩스는 건선에서 비정상적인 피부 세포 성장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환부에 하루 두 번 최대 8주 동안 바른다. 이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사와 상담한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적용 부위의 발적과 통증이다.
레오파마의 ‘엔스틸라’(Enstilar, 성분명 칼시포트리엔-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온산, Calcipotriene-betamethasone dipropionate, 0.005% 및 0.064%) 거품제는 2019년 7월 FDA로부터 12~17세 청소년의 판상건선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칼시포트리엔은 피부 세포 성장을 늦추고, 베타메타손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거품제는 최대 4주 동안 매일 쓴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가려움, 모낭염, 붉은 융기 또는 두드러기성 발진, 건선 악화 등이다.
레오파마의 ‘타클로넥스’는 ‘엔스틸라’와 같은 성분과 함량의 국소현탁액 (topical suspension)이다. 2019년 7월 FDA로부터 12~17세 청소년의 판상건선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전에는 청소년을 위한 두피의 판상건선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 연고제는 이보다 앞서 청소년 및 성인의 판상건선 치료제로 승인됐다.
타클로넥스 국소현탁액은 최대 8주 동안 매일 바른다. 청소년은 주간 최대 60g까지 바를 수 있다. 성인은 주간 최대 100g이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가려움, 작열감, 자극성, 홍반, 모낭염 등이다.
국소도포제는 아니지만 어린이 또는 청소년으로 쓸 수 있는 약제는 한국화이자제약 ‘엔브렐프리필드주’(에타너셉트, etanercept)로 4~17세 판상건선에 쓸 수 있다. 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는 IL-12 및 IL-23 억제제로서 2017년 10월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더마반트와 아르쿠티스의 부각되는 신약
더마반트사이언스(Dermavant Sciences)의 치료용 조절제(therapeutic aryl hydrocarbon receptor modulating agent(TAMA)인 타피나로프(Tapinarof, 코드명 DMVT-505)가 있다. 지난 2월 18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 약은 치료 첫 해(52주)에 걸친 임상 결과 처음 내놓은 12주간 치료결과에 비해 40주를 더 연장한 연구결과에서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수가 증가함을 보여줬다.
타피나로프는 특정 선충(nematode)의 공생 박테리아로부터 발견된 자연 유래 소분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 물질이다. 아릴탄화수소 수용체(aryl hydrocarbon receptor, AhR)에 작용해 피부 방어 기능을 강화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IL-2, IL-13, IL-17A, TNF-α, IFN-γ)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올해 중반에 52주 연장 연구가 끝나면 FDA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타피나로프가 승인될 경우 오르소더마톨로직스의 ‘듀오브리로션’(Duobrii, 성분명 할로베타솔 프로피오네이트 & 타자로텐, Halobetasol Propionate & Tazarotene), 덴마크 코펜하겐의 MC2테라퓨틱스(MC2 Therapeutics)가 개발한 ‘윈조라크림’(Wynzora, 성분명 칼시포트리엔 & 베타메타손 디프로피오네이트, Calcipotriene & Betamethasone Dipropionate) 등 복합외용제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레이크빌리지(Westlake Village
)에 위치한 아르쿠티스바이오테라퓨틱스(Arcutis Biotherapeutics)는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 성분의 PDE4 억제제 크림 외용제인 ‘ARQ-151’로 판상건선 및 아토피피부염으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로플루밀라스트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만성기관지염을 수반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닥사스정’의 주성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