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는 영국피부과협회 2020년 생물학적 제제 건선치료 가이드라인의 평가지표. 상단에 위치할수록 부작용으로 인한 약물 중단 비율이 적고, 우측일수록 유효성이 높다. 약물 약어는 ADA = adalimumab; BRO = brodalumab; CZP = certolizumab pegol; ETA = etanercept; GUS = guselkumab; INF = infliximab; IXE = ixekizumab; MTX = methotrexate; PBO = placebo; RIS = risankizumab; SEC = secukinumab; TIL = tildrakizumab; UST = ustekinumab.
최근 수년 간 많은 건선의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더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으며, 더 표적지향적이며, 더 효과적인 것을 의사와 환자들은 찾고 있다. 의학논문이나 제약사의 홍보자료에 따르면 큰 효과를 볼 것 같아도 여전히 불만족하거나 조금 만족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생물학적제제는 △체내 염증을 촉진하는 종양괴사인자-알파(TNF-alpha) △백혈구인 T세포 △건선과 관련된 염증 매개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 등을 억제 또는 간섭해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영국피부과협회(BAD)는 지난해 3월 24일(현지시각) ‘2020년 건선의 생물학적제제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11종의 생물학적 건선 치료제를 UCB제약의 ‘퍼스티맙프리필드주’ (Perstymab, 또는 심지아(Cimzia) 성분명 서톨리주맙페골 Certolizumab pegol) 200mg 또는 400mg과 비교한 메타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침이 정해졌다. 피부가 깨끗해지는 효과(CLEAR 또는 NEARLY CLEAR)와 내약성을 비교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서톨리주맙은 효과(그래프의 수평)와 내약성(그래프의 수직) 면에서 거의 중앙을 차지하는 가운데 우상단에 위치한 것은 단연 애브비의 ‘스카이리치프리필드시린지주’(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rzaa)였다. 효과와 안전성 면에써 으뜸이라는 얘기다.
그 다음 우상단을 차지하는 그룹은 얀센 ‘트렘피어프리필드시린지주’(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 Guselkumab), 암젠의 ‘실리크’(Siliq, 성분명 브로달루맙, brodalumab, 유럽 상품명은 Kyntheum), 한국노바티스 ‘코센틱스센소레디펜’(COSENTYX 세쿠키누맙, secukinumab) 등이었다.
그 다음으로 중앙부를 차지하는 그룹은 애브비 ‘휴미라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 선파마슈티컬스의 ‘일루미아’(Ilumya, 성분명 틸드라키주맙 tildrakizumab), UCB의 ‘퍼스티맙프리필드주’ 등이었다.
화이자 ‘엔브렐프리필드주’(Enbrel 에타너셉트, etanercept)은 메토트렉세이트보다 유효성은 다소 떨어지고 내약성은 더 나은 정도였다.
이 연구는 약물 간 직접비교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지만 처방 시 충분히 감안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은 순으로 각 약물의 재원을 소개한다.
최고의 유효성과 내약성을 자랑하는 애브비의 ‘스카이리치’
2019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터루킨-23(IL-23) 억제제다.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환자를 치료 대상으로 한다. 처음 두 번은 4주 간격으로 이후에는 12주(3개월) 간격으로 피하주사한다. 부작용으로는 상기도 감염, 주사부위 반응, 두통, 피로, 곰팡이감염 등이 있다.
얀센의 ‘트렘피어’ … 최초 승인된 IL-23 억제제
2017년 7월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IL-23 억제제다.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환자를 치료 대상으로 한다. 처음 두 번은 4주 간격으로 이후 8주마다 피하주사한다. 부작용으로는 두통, 상기도 감염, 주사부위 반응, 관절통증, 설사, 위 독감(stomach flu) 등을 보인다.
암젠의 ‘실리크’ … 다른 전신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최후에 투여
2017년 2월 FDA 승인을 획득한 IL-17 억제제다. IL-17 수용체에 결합해 염증을 유발하며 판상건선을 초래하는 경로를 방해한다.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환자를 치료 대상으로 한다. 다른 전신요법제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국한된다. 국내서는 허가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서 실리크 치료군은 명확하게 깨끗해지거나 그에 준하게 깨끗해진 경우의 비율이 위약보다 많은 경향을 보였다. 실리크는 의사가 처방하면 첫 3주 동안 매주 한 번, 이후엔 2주마다 한 번 피하주사한다.
다른 생물학적제제와 마찬가지로 실리크는 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 약의 라벨에는 자살 생각과 행동의 위험이 더 높다는 경고 블랙박스도 붙어 있다. 따라서 자살행동 및 우울증 병력이 있는 사람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릴리의 ‘탈츠’ … 이미 노바티스 ‘코센틱스’보다는 앞서
BAD 비교평가에선 빠져 있지만 릴리의 ‘탈츠프리필드시린지주’(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Iksekizumab)는 노바티스의 코센틱스보다는 낫다는 대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탈츠는 IL-17A 표적억제제로 2016년 3월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의 건선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
첫날엔 2회 주사, 다음 3 개월 동안 2주마다 주사, 나머지 치료 기간엔 4주마다 피하주사를 맞게 된다. 총 3866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임상연구에서 참여자 대부분은 투명하거나 거의 깨끗한 피부를 얻었다. 탈츠의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 주사부위 반응, 진균 감염 등이다.
노바티스의 ‘코센틱스’ PASI 100 달성률 40% 그쳐 … 스카이리치 66%와 대조적
2015년 1월 FDA 허가를 받은 IL-17A 억제제 계열의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치료제다. 스카이리치로 치료받은 건선 환자의 66%가 52주차에 완전히 깨끗한 피부(PASI 100)를 달성했지만 세쿠키누맙(코센틱스)은 40%에 그쳤다.
스카이리치는 코센틱스 대비 PASI 90 환자비율에서 16주차에 비열등성과 52주차에 우월성을 입증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16주차 스카이리치 치료군에서 74%가 PASI 90을 달성한 반면 코센틱스 치료군은 66%를 기록했다. 52주차에는 각각 87%, 57%로 격차가 더 컸다.
처음 5회는 매주 피하주사하고 이후 매달(4주) 피하주사한다. 부작용은 상기도감염, 구강헤르페스, 구강칸디다증, 무좀 등이다.
TNF-α 억제제 … 화이자 ‘엔브렐’ 4~17세 판상건선에 적응증 장점
염증반응을 매개하고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주요 사이토카인(cytokine)인 TNF-α를 차단한다. 한국애브비 ‘휴미라주’(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 한국화이자제약 ‘엔브렐프리필드주’(에타너셉트, etanercept), 한국얀센 ‘레미케이드주사’(인플릭시맙, infliximab)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인터루킨 억제제에게 영광의 주역 자리를 내놓고 뒷방으로 물러나가는 상황이다. 다만 엔브렐과 스텔라라는 성인이 아닌 상대적으로 연령이 낮은 어린이 및 청소년 등에 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엔브렐의 경우 2004년 4월 성인엔 판상건선, 2016년 11월엔 4~17세 어린이 및 청소년의 만성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었다. 레미케이이드는 2006년 9월에, 2008년 1월에 각각 판상건선 적응증을 받았다.
얀센의 ‘스텔라라’ … 12세 이상 처방 가능, 투여 3개월 후 피부 청정도 충족
IL-12 및 IL-23 억제제로서 2017년 10월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2015년 임상연구에서 스텔라라는 투여 3개월 후 건선을 현저하게 개선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청소년의 피부 청정도와 안전성은 성인과 유사했다.
체중과 연령에 맞게 적정량을 피하주사한다. 처음 두 번은 4주 간격으로 투여한다. 이후 3개월에 한 번 약물을 주사한다. 가장 일반적인 부작용은 감기 등 상기도감염, 두통, 피로 등이다.
선파마슈티컬스의 ‘일루미아’ … 국내에 未 도입
2018년 3월 FDA 승인을 받았다. 유럽에선 같은 해 9월 시판허가를 얻어 상품명 ‘일루메트리’(Ilumetri)로 알미럴(Almirall)이 판매한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다. IL-23 억제제로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성인 건선 환자에 처방된다. 처음 두 번은 4주 간격으로, 이후 3개월마다 피하주사로 투여한다. 주요 부작용은 주사부위 반응, 상기도감염, 설사 등이다.
UCB의 ‘퍼스티맙프리필드주’ … 국내에 未 도입
FDA는 2018년 5월에 서톨리주맙을 건선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전에는 크론병 및 건선성 관절염 (PsA) 등으로 허가됐다. TNF-알파 억제제로서 격주로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아 작동한다.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이 약물은 광선요법 또는 전신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 판상건선 환자에게 격주로 두 번 피하주사하게 돼 있다. 부작용은 상기도감염, 발진, 요로감염(UTI) 등이다.
FDA 승인에 도전하는 건선 신약들
UCB의 항 IL-17A 및 IL-17F 건선 주사제 비메키주맙(bimekizumab)은 만성 판상건선 치료제로 3상을 마쳤다. 3상 결과 환자의 85%가 치료 16주차에 건선이 90% 이상 개선되는 효과(PASI 90 달성)를 보여 코센틱스의 50%를 능가했다. 비메키주맙의 안전성은 대체적으로 양호했지만 구강칸디다증 발병률이 15%에 달해 다른 IL-17 억제제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JAK 억제제도 염증성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돕는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작동한다. 이미 건선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의 치료제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는 중등도~중증 건선에 대한 2상 및 3상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했다.
대표적인 게 화이자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릴리의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화이자의 업그레이드 JAK 억제제인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 등이다.
지금까지 연구는 JAK 억제제가 건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생물학적제제만큼 안전하다. 무엇보다도 주사가 아닌 경구약이라 투여가 편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는 단기적이어서 장기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암젠의 ‘오테즐라정’(Otezla 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 apremilast)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phosphodiesterase 4, PDE4) 억제제로서 원래 세엘진이 개발한 약이다. 2014년 9월 중등도~중증 건선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건선성 관절염, 베체트병에 의한 구내염 적응증도 갖고 있다. 암젠은 올 2월 22일 광선치료 또는 전신요법제의 사용이 적합한 경도~중등도 성인 판상형 건선으로 적응증을 넗히기 위해 보충적 신약승인신청(sNDA)을 FDA에 제출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TYK2 억제제인 듀크라바시티닙(Ducravacitinib, 코드명 BMS-986165)이 중등도~중증 판형 건선 환자 대상 3상(POETYK PSO-1)에서 암젠의 ‘오테즐라’를 능가했다고 지난해 11월 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치료 16주차 PASI 75 달성(75% 이상 증상 개선)과 정적 의사판단 피부청결도 평가지수(static Physicians Global Assessment, sPGA) 등에서 오테즐라를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