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초입에서 춘곤증을 이겨내고 피로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더해줄 슈퍼푸드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극나무 열매는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기력 충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요즘 인기 상승세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화제가 된지 얼마 안 돼 생소하게 여겨지지만 사극 열매는 이미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보편화된 과일이며 핀란드에서는 과자, 잼 등과 같은 다양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2005년에 선보인 이후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산자나무·씨벅턴·차차르칸·비타민나무 등 다양하게 불려
사극나무는 보리수나무과에 속하는 버드나무를 닮은 관목으로 동아시아와 유럽이 원산지며 영문명으로는 Seabuckthorn berry라 불린다. 사극나무의 학명은 ‘Hippophae Rhamnoides’다. 기원전 12세기 고대 그리스의 원정대가 위독한 질병을 앓은 말들을 사극나무 숲에 방목해 두고 작고 붉은 과실을 며칠 먹였더니 말들이 기적적으로 회복된 것은 물론 이전보다 한층 더 건강해졌고 말들의 털이 윤기가 반들반들 흐르는 것을 발견한 후 이 식물을 ‘말(Hippo)도 빛(Phaos)나는 나무’라고 명명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극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산자나무로 불리며 씨벅턴(시벅턴)·차차르간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함유된 비타민이 많아 ‘비타민나무’로 불리기도 하는데 사극은 바로 사극나무의 열매로 공 모양의 오렌지 빛을 띠는 지름 8mm 정도의 과실이다.
2500년 전부터 티베트의 승려들에게 전해져 내려온 의학서인 ‘사부의전’에 따르면 티벳의 승려들이 몸과 영혼을 맑게 해주며 심신이 피로하고 지쳐있을 때 사극나무 열매로 주스를 마셨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몽골제국을 이룬 칭기즈 칸도 사극나무 열매를 자양강장의 비약으로서 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칭기즈 칸의 기병들이 아시아 대륙을 정벌할 때 무적의 힘을 보여주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사극나무의 잎과 열매를 말에게 먹이를 준 것이 꼽힌다.
특히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산악인과 ‘쉐르파’가 산에 오르기 전 항상 마시고 올라가는 음료로도 유명하다. 러시아에서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리며 우주기호식품으로 등재돼 있다. 날씨가 추운 북한에서는 고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사극나무의 비타민과 아미노산 성분을 높이 평가해 “국가의 보물”로 정하고 전 국토에 심도록 장려했고 이후 비타민나무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극 열매로 만든 주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양학자인 마커스 엘리엇 하버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겸 전문의가 “시벅턴이야 말로 완전한 슈퍼푸드”라고 말했을 정도로 건강음료로서 새로운 식품이다.
사극나무 열매 … 비타민C는 사과의 200배, 비타민E는 키위의 5배 함유
사극 주스에 사용되는 열매는 원산지 및 기후 등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열매 100g당 대표적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C를 200~2500mg을 함유하고 있다. 미네랄·유기산·당분 등 190여개의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잎과 열매에 함유된 비타민C는 사과의 200배, 비타민E는 키위의 5배에 달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사극 열매 속에 함유돼 있는 비타민은 다른 비타민처럼 몸에서 쉽게 배출되지 않아 가치가 더욱 높다.
필수아미노산 8종을 포함한 다양한 아미노산과 40여종의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 더욱이 지방산은 오메가3·오메가 6·오메가7·오메가9 등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해 기능성이 높다. 칼슘·철분·아연 등 수십 여종의 미네랄, 만니톨·자이리톨 등 천연당, 플라보노이드·사포닌·카로티노이드·폴리페놀·엽산 등을 함유하고 있어 다양한 천연 영양소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사극 주스는 보통 물 1ℓ에 사극 열매 가루 1티스푼을 넣어 마신다. 카페인이 없어 물처럼 마셔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1일 8컵 정도를 음용하는 게 좋다. 다만 산성 성분으로 위장을 자극할 수 있어 공복 시 음용은 피하도록 한다. 과다 섭취할 경우 복통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화상·감기·소화불량·세포노화 억제 등 다양한 질병치료에도 사용
사극나무는 열매를 이용한 주스 외에도 쓰임새가 아주 다양하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산자나무씨 오일을 궤양과 상처치유, 피부질환의 천연 약재로 사용한다.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도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의학적 연구결과도 많다. ‘화상 환자의 산자나무 씨 오일의 임상효과’ 논문에 따르면 사극나무에 함유된 천연비타민E는 피부 상처의 치유를 촉진하고 흉터를 없애는 데 기여하며, 백내장 예방 및 세포 노화 억제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에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사극나무가 체내 지방을 연소시켜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로 나뭇가지와 잎에 함유된 오일은 화상의 치료제로 이용된다. 열매의 오일은 심장병‧습진‧방사선에 의한 손상, 위장질환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열매는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함유해 암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다.
사극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 중 ‘라이신’은 뼈와 연골조직 생성에, ‘메티오닌’은 간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페닐알라닌’은 갑상선의 티로신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로이신(류신)’은 성장발육을 활성화하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사극은 가래가 많은 감기의 치료제로도 유용하다.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음식물이 위에 정체돼 복부에 통증을 일으키는 소화불량증, 외상으로 인한 부종, 혈액 정체로 인한 무월경(無月經) 등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회사에서 사극을 이용해 발육촉진‧육체피로‧영양보급‧허약증세‧병후회복기‧비타민결핍증 등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제품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어린이용 영양보충제 성분의 하나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의 건강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