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합 부위 없는 표적단백질의 전후 단계에서 mRNA 번역 선택적 조절 … 최대 6개 신약 발굴
일본 다케다제약은 이스라엘에 뿌리를 두고 미국 뉴저지주 버나드빌(Bernardsville) 활약하는 애니마바이오텍(Anima Biotech)과 유전적 신경질환(genetically-defined neurological disease)을 치료하기 위한 mRNA 번역 조절제(translation modulator) 소분자물질 개발을 위해 최대 24억2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각) 밝혔다.
계약에 따라 애니마는 다케다로부터 계약금과 전임상 연구 용도로 최대 1억2000만달러, 추가로 3개의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임상 및 상업화 진행 마일스톤으로 최대 11억달러를 받는다. 이에 더해 다케다는 추가적으로 최대 3개의 표적을 연구하기 위해 제휴를 확대할 수 있는 시한부 옵션을 확보하고 이럴 경우에도 최대 12억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품의 순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지급받는다. 애니마는 신약후보물질 발굴까지만을 담당하고 이후 임상 개발 및 상업화는 다케다가 독점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애니마는 전임상 연구 중인 헌팅턴 유전자 HTT를 표적으로 하는 2개의 신약후보물질을 다케다에 제공할 계획이다.
다케다의 세리 데이비스(Ceri Davies) 다케다 신경과학 약물발굴 책임자는 “중추신경계 단백질 발현의 복잡한 조절 메커니즘에 전문성을 가진 애니마는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애니마의 플랫폼 기술과 우리의 중개의학(translational medicine) 및 임상개발 강점을 결합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유전적 신경질환 환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요치 슬로님(Yochi Slonim) 애니마 CEO는 “우리의 플랫폼 기술과 지식을 기반으로 임상 및 상업적 능력을 가진 파트너와 제휴하는 것은 애니마의 핵심전략”이라며 “다케다의 중추신경계 분야 리더십과 심층적인 전문지식은 신경과학 분야에서 자사의 두 번째 제약 파트너십으로서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애니마바이오텍은 2018년 릴리와 mRNA 번역 조절제 개발을 위해 선불금 3000만달러를 받고 마일스톤으로 10억달러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애니마는 특정 mRNA의 단백질 번역과정을 조절하는 저분자화합물을 개발하는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애니마는 tRNA-코돈(codon) 쌍을 형광으로 표지해 리보솜이 mRNA를 번역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광이 발현되도록 한다. 이를 이용해 저분자화합물을 스크리닝하면 특정 단백질 발현의 증감을 분석할 수 있다.
번역 조절제는 접근 가능한 결합 부위가 없는 단백질에 의해 구동되는 메커니즘에 관여해 그동안의 난치병을 고치는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애니마는 단백질 자체를 직접 표적하기보다는 표적 생산의 전후 단계에서 조절할 수 있는 소분자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론적으로 소분자는 mRNA 번역을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직접 표적화할 때 약으로 개발할 수 없는 단백질에 작용할 수 있다.
다케다는 2018년 이후 유전자 교정을 통한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전문 벤처기업과의 제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에 1억1000만달러 규모로 웨이브라이프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와 헌팅턴병 안티센스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계약했다. 이 때 인수한 신약후보는 현재 1/2상 임상 중이며 그 중 하나는 이미 질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HTT 단백질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케다는 애니마와 또 다시 비슷한 개념의 전임상 시험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다케다는 또 지난해 10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Pasadena) 소재 바이오제약회사 애로우헤드파마슈티컬스(Arrowhead Pharmaceuticals)로부터 RNA간섭(RNAi) 기전의 알파-1 항트립신 관련 간질환(alpha-1 antitrypsin-associated liver disease, AATLD) 치료물질 ‘AROAAT2002’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3일에는 오비드테라퓨틱스(Ovid Therapeutics)에게 2017년에 내 준 뇌전증(간질) 신약후보 소티클레스태트(soticlestat)에 대한 권리를 1억9600만달러를 주고 되찾았다.
비 중추신경계 분야에서는 이달 9일 T세포 관여항체 항암제 전문기업인 매버릭테라퓨틱스(Maverick Therapeutics)를 5억2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앞서 지난 1월엔 KSQ테라퓨틱스(KSQ Therapeutics)와 CRISPR 기반 NK세포치료제를, 지난 15일에는 제네반트(Genevant)의 LNP(lipid nanoparticle)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간섬유화증 핵산치료제 신약 자산을 도입하기 위해 각각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