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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S1P 조절제 계열 ‘포네시모드’ 美 FDA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3-20 22:54:42
  • 수정 2022-11-09 21: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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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지오 대비 연간재발률 30.5% 감소 … 노바티스 ‘케심프타’ 50%보다 미진 … 빠른 면역세포 회복력, 2년간 무재발률 71%
존슨앤드존슨 그룹의 자회사인 얀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약인 ‘폰보리정’(Ponvory 성분명 포네시모드 ponesimod)이 성인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는 작년 3월 18일 FDA에 신약승인신청(NDA)을 낸 지 1년 만이다. 구체적으로는 임상적 독립 증후군, 재발과 완화의 반복, 활동성 2차 진행성 다발성경화증에 한해 적응증을 받았다. 

포네시모드는 선택적 스핑고신-1-인산염 수용체 1 조절제(sphingosine 1-phosphate receptor modulator)로서 S1P(sphingosine 1-phosphate)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림프구들의 수치를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에선 림프구성 면역세포의 대사산물(배설물)이 뇌 내부로 이동하면서 신경세포들을 보호하는 포장지 역할을 하는 수초(髓哨)가 손상되며 이로 인해 신경전도가 둔화 또는 차단되면서 각종 신경계 징후 및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만 만 18세 이상의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이 100만명에 육박하며 이들 중 85%가량이 재발성 다발성경화증을 진단받고 있다. 

이번 FDA 승인은 108주(2년) 동안 사노피의 S1P 조절제 계열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오바지오필름코팅정14mg’(Aubagio 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 teriflunomide)과 비교해 연간재발률(ARR)이 30.5%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포네시모드는 또 2년 후 환자의 71%에서 확인된 재발이 없었던 반면 오바지오 복용군은 61%에 그쳤다고 얀센 측은 설명했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진단 결과 가시적인 질병 활동 억제 측면에서 폰보리가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악화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수치적으로 오바지오 대비 우위를 입증했다. 

얀센의 신경학 글로벌 의학학술 담당 책임자인 알리티아 디베르나르도(Allitia DiBernardo) 박사는 “포네시모드가 현재 발매 중인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염증성 병변이나 장애의 축적을 감소시키는 등 비교 우위가 있음에 고무돼 있다”며 “폰브로이는 투여 후 1주일 만에 림프구 수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빠른 가역성은 순환하는 면역세포 숫자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재구성해 예방접종이나 가족계획(계획임신)과 같은 상황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제품과 1대1 비교 연구 없이는 폰보리의 효능을 동일 계열의 경쟁약물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해 3월 25일 FDA 승인을 얻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 계열 세엘진(Celgene)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제포시아캡슐’(Zeposia, 성분명 오자니모드 ozanimod)은 바이오젠(Biogen)의 ‘아보넥스’(Avonex 성분명 인터페론 베타-1a,  interferon beta-1a)와 비교했을 때 스핑고신 인산염(S1P) 조절제 계열 약물 중 재발성 다발성경화증에서 가장 나은 림프구 배설물 억제 효과를 보였다. 

폰보리의 라이벌은 경구용 S1P 조절제를 넘어 다른 계열에도 넘쳐난다. 로슈의 CD20 표적형 항체 주사제인 오크레버스(Ocrevus, 성분명 오크렐리주맙 ocrelizumab)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24 % 성장한 덕분에 43억3000만스위스프랑(46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노바티스는 CD20 표적형 라이벌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피하주사제인 ‘케심프타’(Kesimpta 성분명 ofatumumab 오파투무맙, 코드명 OMB157)를 지난해 8월 20일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CD20 표적 항체는 다발성경화증 조절에서 기존 S1P 조절제보다 더 강력하다고 여겨진다. 케심프타는 사노피의 오바지오보다 재발 횟수를 줄일 수 있는 1대1 비교 임상데이터를 갖고 있다. 이는 폰보리와 오바지오를 비교한 것에 비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바티스의 자체 연구에서 한 달에 한 번 자가투여하는 피하주사제인 케심프타는 매일 한번 경구 복용하는 오바지오와 비교할 때 한 3상 임상에서는 50.5%, 다른 3상에서는 58.5%까지 연간재발률(ARR)을 줄였다. 반면 폰보리는 30.5% 수준으로 괄목할 만한 유효성임에도 불구하고 케심프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얀센 측은 이미 시장에 여러 옵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폰보리와 같은 신규 진입 약물을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디베르나르도는 “다발성경화증 환자 4명 중 1명은 1년도 채 안 돼 질병교정치료를 중단하고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촉할 수 있는 더 나은 약물을 찾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면역세포의 빠른 회복력은 CD20 표적치료제와 비교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폰보리는 면역세포의 뇌내 ‘밀입국’을 차단해 밀어내지만 항CD20 약물은 B세포를 고갈시켜 작동하므로 면역세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더 오래 걸린다고 디베르나르도는 지적했다.  

이밖에 2상 임상의 지속적인 연장연구에 계속 참여한 환자의 50% 이상이 8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승인된 20mg 용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결국 환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다발성경화증에선 S1P 및 CD20 약물을 넘어 독일 머크의 B세포 및 T세포 표적억제제인 ‘마벤클라드정’(Mavenclad, 성분명 클라드리빈 cladribine), 바이오젠의 베스트셀러 ‘텍피데라캡슐’(Tecfidera 성분명 디메틸푸마르산염 Dimethyl fumarate)과 그 후속 제품인 ‘뷰메리티’(Vumerity 성분명 디록시멜푸마레이트, diroximel fumarate) 등 경쟁자가 많다. 노바티스의 독보적이지만 이젠 나이가 든 블록버스터 ‘길레냐’(Gilenya 성분명 핀골리모드, fingolimod)와 그 후속 제품인  ‘메이젠트’(Mayzent 성분명 시포니모드, siponimod)도 있다. 

한편 스위스 알슈빌(Allschwil) 소재 아이도시아(Idorsia)도 얀센의 FDA 승인으로 덕을 보게 됐다. 이 회사는 2017년 존슨앤드존슨(얀센)이 인수한 스위스 생명공학기업 악텔리온(Actelion)으로부터 분리돼 출범한 신생 제약기업이다. 계약에 따라 아이도시아는 악텔리온(얀센)으로부터 분기마다 포네시모드 순매출액의 8%를 로열티를 받게 된다. 

아이도시아의 장-폴 클로젤(Jean-Paul Clozel) CEO는 “다발성경화증 성인 환자가 새로운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희소식”이라며 “임상시험에서 포네시모드는 자기공명영상으로 측정한 결과 재발 빈도 및 신규 또는 확대 병변의 수를 줄이는 데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경구약에 비해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도시아가 개발한 이중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dual orexin receptor antagonist, DORA) 불면증 신약후보인 다리도렉산트(daridorexant, 코드명  ACT-541468)는 지난 1월에는 FDA에, 이달 3일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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