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기저세포암종(피부암) 승인 이어 겹경사 … ‘키트루다’와 NSCLC에서 경쟁, 브랜드파워 열위 극복해야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PD-1 억제제인 ‘리브타요주’(Libtayo, 성분명 세미플리맙-rwlc, Cemiplimab-rwlc)가 2주 만에 두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 적응증을 승인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약은 2018년 9월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피부편평세포암(Cutaneous Squamous-Cell Carcinoma, CSCC)을 적응증으로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달 9일엔 국소진행성 기저세포암종(locally advanced basal cell carcinoma, laBCC) 치료제로 허가를 얻었다.
기저세포암종은 매년 200만명이 새롭게 진단되는 것으로 추산되며 미국에서 가장 빈도 높게 발생하는 피부암 중 하나다.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이나 방사선요법으로 완치되지만 일부 환자는 국소진행 또는 전이로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리브타요는 22일(현지시각) PD-L1이 높게 발현하는(50%이상), 새로 진단되고 국소적으로 진행되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FDA 허가를 얻었다. 절제수술이나 근치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으며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ROS1 유전자 등의 변이를 동반하지 않아야 한다.
이번 승인의 근거가 된 Empower-Lung 1이라는 3상 임상(710명 대상)에서 평균 전체생존기간은 ‘리브타요’ 투여군은 22.1개월, 화학요법제 대조군은 14.3개월로 조사됐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리브타요’ 투여군이 6.2개월, 화학요법제 대조군이 5.6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률은 리브타요 투여군이 30%(356명 중 108명), 화학요법제군이 40%(354명 중 141명)이었다.
PD-L1 수치가 50% 이상으로 높게 발현된 환자 563명만을 대상으로 추가분석한 자료를 보면 ‘리브타요’ 투여군은 화학요법제 대조군 대비 사망률이 43% 낮게 나타났다. 이들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리브타요’ 투여군이 아직 도출되지 않은 반면 화학요법제 대조군은 14.2개월로 조사됐다. 또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리브타요’ 투여군이 8개월, 화학요법제 대조군이 6개월로 분석됐다.
안전성 평가 결과 리브타요 투여군에서 환자의 10%에서 고빈도로 나타난 부작용은 발진과 기침이었다. 2% 이상에서 빈도 높게 나타난 중증 부작용으로는 폐렴과 간질성(間質性) 폐렴이었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리브타요’ 투여군이 6%에 달했다. 최소한 2명의 환자들이 간질성 폐렴, 폐렴, 허혈성 뇌졸중. 아스파르테이트 아미노트랜스페라제(AST) 수치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약물투여를 중단했다.
이번 승인으로 PD-1/PD-L1 경로 면역항암제로는 6번째로 시판허가를 받은 리브타요는 피부암 시장에서 일군 안정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주’(Keys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가장 시장성이 높은 폐암 시장에서 맞서 싸울 수 있게 됐다. 블록버스터(미국 기준 연간 10억달러)급 매출을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투자기관인 SVB리링크 애널리스트 제프리 포지스(Geoffrey Porges)는 “키트루다의 지배를 받는 경쟁 환경 때문에 향후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이 시장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리브타요의 최고 연간 판매액을 10억달러 이하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리브타요는 작년에 전년 대비 80% 성장한 약 3억4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향후 두 제품의 경쟁 구도는 복잡하다. FDA가 승인한 PD-L1 고발현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Empower-Lung 1 임상시험에서 리브타요는 백금착제 화학요법제 단일요법에 비해 사망위험을 43% 줄였다. 리브타요는 PD-L1 진단검사 후 수치가 높은(50%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2상에서 리브타요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런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런 ‘검증된’ 환자를 대상으로 나온 수치는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43%의 사망위험 감소 혜택은 FDA 승인 PD-L1 검사키트의 새 라벨에만 표기할 수 있을 뿐 업데이트된 리브타요의 FDA 라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모든무작위 참여자를 대상으로 산출한 사망위험 감소율 32%만이 라벨에 기재된다.
PD-1 억제제의 제왕인 MSD의 키트루다는 두 가지 3상 단일요법제 치료 데이터를 갖고 있다. 있다. Keynote-024 임상에서 장기 추적관찰한 결과 키트루다는 PD-L1 비율이 50% 이상인 고발현 환자군에서 화학요법제 대비 사망위험을 38% 줄였다. 키노트-042 시험에서는 동일환 환자군에서 위험을 31% 줄였다.
이 수치를 근거로 애널리스트들은 리브타요가 키트루다의 시장 선도를 뒤흔들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지는 작년 9월 투자자들에게 “Empower-Lung 1 임상의 어떤 결과도 MSD의 대형 브랜드와 대적해 리제네론 및 사노피에게 상업적 이득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리제네론과 사노피는 리브타요에게 유리한 점으로 Empower 시험의 몇몇 독특한 특징을 지적했다. 예컨대 항암치료 환자 중 74%가 종양 진행 후 리브타요를 투여받으려 약물을 바꿨는데, 이는 이런 종류의 임상시험에서 높은 비율이다. 이런 약물 교체로 화학요법제에게 유리한 전체생존기간 데이터가 나온 것 같다고 양사는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임상에서는 치료 전 폐암의 뇌전이가 없는 환자보다 예후가 좋지 않은 안정적인 뇌전이가 있는 환자도 포함됐다. 즉 예후가 나쁜 환자들이 리브타요 임상에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됐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더라면 리브타요의 효과가 더 좋게 나왔을 것이란 얘기다.
Empower 연구를 이끈 의학박사 나이어 리즈비(Naiyer Rizvi)는 지난 22일 보도자료에서 “이런 점은 의사들이 리브타요를 고려할 떄 그들이 매일 진료하는 다양한 환자들과 상황에 대한 중요한 새로운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포지스는 23일 투자자 알림장에 “리브타요의 2021년 매출액이 NSCLC 관련 80억달러 규모의 PD-1/L1 억제제 시장에서 약 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단독 면역항암제는 이제 화학요법을 견딜 수 없는 환자에게만 제공된다. 대신 치료 기준은 키트루다와 화학요법을 병행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단독 화학요법에 비해 사망위험이 50%나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제네론과 사노피는 의료현장에서 NSCLC 치료를 위해 자체 리브타요 조합을 사용할 예정이다. Empower-Lung 3라는 3상 연구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CTLA4 억제제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리브타요와 화학요법제의 병용요법을 연구 중이다. 임상 결과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판단하기 위한 계획된 중간분석이 올해 말에 나올 예정이다.
포지는 알림장에서 “특히 PD-L1이 50% 미만으로 저발현된 NSCLC의 하위집단에서 나온 긍정적인 결과가 PD-L1 고발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FDA 승인보다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중추적인 임상시험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