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로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의 증상 개선을 위한 치료에 매선침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은 안면마비센터 연구팀이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56명을 대상으로 8주간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수행한 결과, 매선침 치료가 안면장애지수(음식 먹기, 물 마시기, 발음하기, 눈물, 양치하기 등 5가지 신체기능과 기분, 대인관계, 짜증, 수면, 사회생활 등 5가지 사회기능 점수를 합산해 마비로 인한 종합적인 불편감을 알아보는 평가지표)에서 치료 전보다 유의한 호전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신체기능 측면에서 매선침 치료군은 약 30%의 호전 효과(치료 전 평균 55.71점 → 71.61점)를 보여 가짜 매선침 치료군(평균 50.54점 → 62.32점으로 약 20% 호전 효과)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안면마비 후유증은 겉으로 보이는 얼굴의 비대칭과 함께 뻣뻣하고 조여드는 느낌을 호소하는 증상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들을 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서 더 심하게 느껴진다.
남상수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 침구과 교수는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의 경우 12월부터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지면 얼굴의 불편한 느낌이 평소보다 더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추위 외에도 과로, 불면과 같이 피로가 극심해진 상황에서도 후유증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매선침 치료는 생체 조직 내에서 분해되는 약실(매선사)을 침 치료 기법을 활용, 피부 아래에 매입하는 한의학적 치료 방법이다. 침 치료 후 침을 일정 시간 동안 꽂아주는 것을 유침(留針)이라고 하는데, 매선침은 매선사를 매입함으로써 유침 효과를 장기적으로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피부의 탄력 개선, 주름 제거 등 미용 목적의 시술로 많이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안면신경마비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피부에 삽입된 매선은 서서히 흡수되며 사라져 안전하며, 임상시험에서도 중대한 부작용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안면마비의 매선치료는 치료시기에 따라 신경 기능 회복, 후유증 예방, 후유증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에는 매선사 삽입을 통해 혈자리를 지속해서 자극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신경 재생을 돕는 목적으로 시술할 수 있다.
또한 후유증 예방 측면에서는 안면근육의 위축, 처짐, 구축 등으로 인한 비대칭을 예방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로 인해 얼굴 근육을 장기간 쓰지 않게 되면 근육이 위축되고 힘이 약해지면서 얼굴이 처지거나 쪼그라드는 듯한 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상이 예상되는 환자에게 후유증이 생기기 전부터 미리 매선침 치료 통해 안면이 최대한 대칭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후유증 발생을 상당 부분 감소시켜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후유증 치료는 특히 구축 증상이 심한 경우에 효과적이다. 구축의 형태에 따라 매선침을 적절하게 시술하면 얼굴의 당김・뻣뻣함・조이는 느낌 등의 자각적 불편감을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이는 얼굴의 비대칭도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
안면마비 후유증은 증상의 양상 및 중증도가 환자마다 편차가 있어 적절한 치료여부의 판단과 함께 완치가 불가능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남상수 교수는 “안면마비 후유증의 경우 전문가의 정확한 평가를 통해서 호전이 가능한 부분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며, 후유증 정도에 따라 치료 강도 및 빈도를 결정,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전략을 수립해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