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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AZ처럼 모더나 코로나19백신도 한국 위탁생산 들어가나
  • 우승훈 기자
  • 등록 2020-12-30 14:59:51
  • 수정 2021-01-11 20: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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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 28일 文 대통령과 통화에서 생산거점 러브콜 … 2분기 2000만명분 공급 확정 … 구체적인 시기는 미정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Cambridge) 소재 모더나테라퓨틱스 본사
정부가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모더나와 20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구입 계약을 연내 체결한다. 국내 공급 시기는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겨진다. 한국은 모더나가 백신 공급량을 늘리기로 하면서 총 56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전체 국민(5178만명)보다 약 400만명 많은 양을 챙겨놓을 수 있게 됐다. 

다만 모더나는 한국에 대한 백신 공급 시기를 내년 2분기라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이에 따라 모더나의 코로나백신이 내년 4월에 공급될지 6월부터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모더나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2000만명분인 4000만병의 백신을 구매 및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화 통화는 28일 밤 9시53분부터 27분간 화상으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해외 민간기업 대표와 특정 제품 구매와 관련해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애초 모더나와 내년 3분기를 목표로 1000만명분(2000만 병) 구매계약을 추진해왔으나 이번 통화를 계기로 물량을 두 배로 늘리고 도입 시기도 앞당겼다. 강 대변인은 “물량 확대로 구매 가격도 인하될 전망”이라며 “모더나와 공급 시기를 2분기에서 더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는 28일 문 대통령과의 화상통화에서 백신 생산 협력 방안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모더나의 한국 백신 공급을 두고 세계적으로 의약품 생산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 강국인 한국 기업을 선점하기 위해 일종의 ‘당근책’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모더나는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달리 백신 생산을 전적으로 외부에 맡기고 있다. 

이는 모더나뿐 아니라 미국 바이오 벤처회사들의 공통된 속성이다. 자체 생산공장을 짓고 유지하는 데 비용을 쓰기보단 연구개발(R&D)에 집중해서다. CMO 전문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릴리나 비르바이오테크놀로지(Vir Biotechnology)의 코로나19 치료제를 대신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더나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백신 생산은 스위스의 CMO 전문회사 론자(LONZA)가 맡고 있다. 미국과 스위스의 론자 공장에서 각각 생산한다. 생산 규모는 연 2억명분(4억병)이다. 생산된 의약품 원액을 바이알(주사용 유리 용기)에 넣는 완제 공정은 미국 캐털런트파마솔루션(Catalent Pharma Solutions)이 맡고 있다. 유럽 지역은 스위스, 미국 등 아메리카 지역은 미국이 생산기지인 셈이다.

모더나가 한국에 러브콜을 보낸 것은 우리의 바이오산업 인프라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가 미국에 이어 한국을 백신 주요 생산 거점으로 점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위탁생산 논의가 성사되면 아시아 지역 공급은 한국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국에 경쟁력 있는 바이오기업이 다수 포진한 덕분에 국민이 맞을 백신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병원체(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를 몸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실제 감염되는 것을 예방해준다. mRNA 백신은 항원(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보를 가진 mRNA를 몸 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접종 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코로나19 항체(항원에 대한 면역성을 지니는 물질)를 미리 형성해두면 나중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이 항체들이 바이러스와 싸우게 된다.

mRNA 백신의 장점은 제조 공정이 비교적 단순한 대신 몸속에 항체를 형성하도록 신호체계를 전달하는 것이어서 정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바이러스벡터, 단백질 재조합 등 기존 백신은 외부에서 바이러스 등을 배양하는 과정이 필요해 공정이 오래 걸린다.

위탁생산을 할 경우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CMO 수주 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경기 평택시에 있는 바이오플랜트 제2공장에서 모더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한미약품 측은 “모더나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을 경우 이른 시간 내에 생산할 수 있다”며 “몇몇 백신 업체와 위탁생산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이미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등의 지원을 받는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으로부터 5억병을 수주했다. 추후 CEPI 소속 회사들과 별도 계약을 맺기로 했다. CEPI는 감염병 대응을 위해 2017년 출범한 국제민간기구다. 모더나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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