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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유니큐어 혈우병B 유전자치료제 ‘AMT-061’ 응고인자 보충 패러다임 바꿀까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2-10 12:46:42
  • 수정 2022-05-31 19: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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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명 중 52명 치료반응, 출혈건수 83% 감소, 응고인자 2%→37% … CSL베링, 4억5000만달러에 입도선매
유전의학이 가장 잘 먹힐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혈우병이다. X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으로서 유전자치료제가 잘 먹힐 구석을 갖고 있다. 이에 현재 12가지 이상의 효과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전자재조합으로 합성한 혈액응고단백질이 인체 내에 본래 존재하는 것의 기능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질병 정복과 한참 거리가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둔 생명공학기업 유니큐어(UniQure)는 거의 10년 동안 혈우병의 유전자 치료에 공을 들여왔다. 이 회사는 선도 기업인 암스테르담몰레큘라테라퓨틱스(Amsterdam Molecular Therapeutics)의 기술을 사용, 혈우병B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제61차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 연례학술대회에서 유니큐어는 ‘AMT-061’로 명명된 유전자치료제의 최신 데이터를 담은 ‘HOPE-B’ 후기 임상연구를 내놓아 주목받았다. 새로운 데이터는 환자와 의사들의 바람을 완벽에 가깝게 충족시킬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 회사는 기능성 9인자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하는 치료제로 최종 3상 임상에 진입했다. 이번에 발표한 중등도~중증 B형 혈우병 환자 54명을 대상으로 AMT-061를 투여한 2b 임상시험의 2년 추적 결과와 1/2상에서 최대 5년까지 추적한 장기데이터를 토대로 내년에 신약승인신청을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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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은 인체가 혈액응고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돌연변이에 의해 에러가 발생해 야기되는 희귀질환이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8인자, B형 혈우병은 9인자의 선천적 결핍으로 일어난다.
 
혈우병 환자의 80% 남짓이 A형이고, 나머지가 B형이며, 극히 일부 C형이 존재한다. B형 혈우병 환자 중 가장 심한 경우 정상 단백질의 양이 1% 미만이며 통제되지 않는 출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매주 여러 차례의 예방약을 투여받아야 한다. 이 병에 효과적인 여러 약물이 있지만, 환자와 의사들은 여전히 이 병의 근원을 막을 수 있는 더 나은 치료제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이미 지난달에도 
AMT-061의 수준 높은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평균적인 환자는 한 번 투약 후 6개월 간 경미한 혈우병 환자로 간주될 만큼 충분한 응고단백질을 만들고 있었다.
 
이어 지난 8일 ASH 2020 연례회의에서 유니큐어는 더 세밀한 자료로 자신들의 성과를 눈여겨 볼 것을 제안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총 출혈 보고건수는 AMT-061을 투여받기 전 6개월 대비 투여받은 후 6개월 동안 83% 감소했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출혈 건수는 91%까지 더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54명의 참가자 중 52명이 AMT-061에 응답했다. 이들 환자의 단백질 수치는 정상치의 2%에서 26주 후 37%로 증가해 9인자 대체약물 투여를 중단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즉 2명을 제외한 모든 환자가 기존의 일상적인 예방적인 치료를 중단할 만큼 좋아졌다. 2차 평가지표인 9인자 대체요법의 연간 평균 사용량은 96% 감소했다.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소재 웨인주립대(Wayne State University) 소아혈액학 및 종양학과 부교수인 마이클 캘러간(Michael Callaghan)은 “AMT-061은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정말 좋은 결과”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번 임상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유니큐어의 시험은 AMT-061에 대한 지지를 불러일으켰지만 시험 결과 중 몇 가지는 의문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AMT-061을 받은 후에도 15명의 환자가 여전히 21건의 출혈을 보고했으며 이 중 절반은 표준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치료는 이런 응급 후속대응 치료가 개입될 필요가 없도록 최소화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출혈은 경계할 만한 결과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유니큐어의 연구가 등록된 피험자의 유형 때문에 일부 출혈 환자에서 치료가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심각한 혈우병을 앓아 수십년 간 주요 출혈로 인한 관절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맷 카푸스타(Matt Kapusta) 유니큐어 최고경영자(CEO). 출처 회사 홈페이지
출혈 보고 과정이 완전히 정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환자의 일기장에 의존했기 떄문이다. 맷 카푸스타(Matt Kapusta) 유니큐어 최고경영자(CEO)는 “누군가가 팔꿈치에서 타는 듯한 감각을 느껴 그것을 출혈로 생각했다면 이를 일기장에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피할 수 없거나 의도하지 않은 부상도 총 출혈 횟수에 영향을 미쳤다. 카푸스타에 따르면 한 환자는 치아를 뽑기도 했다.
 
캘러간은 치료제의 유전자 발현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몇 주가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출혈과 치료제 사용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26주는 평가하기에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출혈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니큐어의 치료법에 응답하지 않은 두 환자 중 한 명은 정맥주사에 과민반응을 보여 정해진 용량을 전부 투여받지 못한 경우다. 6명의 참가자가 추가로 주사 관련 반응을 보였으며, 3명은 스테로이드가 항히스타민제가 필요했지만 결국 6명 모두 전체 투약량을 맞았다.
 
반응하지 않은 또 다른 한 명은 침입하는 병원체와 싸우기 위해 대항하는 ‘중화항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면역체계가 강해 유전자치료제를 적으로 알고 부숴버린 셈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흔히 유전적 정보를 세포 내로 전달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한 바이러스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AMT-061은 바이오마린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의 유명한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5형(AAV-5)을 사용한다.
 
항체를 중화시키는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도 전에 유전자 치료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화항체의 존재는 제약사들의 주요 관심사다. 실제로 많은 유전자 치료제 시험은 환자들이 특정한 중화항체에 양성 반응을 보일 경우 등록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유니큐어의 시험은 달랐다. 이전의 테스트에서 보았던 증후와 AAV-5가 다른 바이러스 벡터보다 손상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론에 따라, 회사는 AAV-5 항체를 가진 환자의 참여를 허용했다. 환자 등록이 끝날 때까지 중화항체를 가진 23명의 환자가 등록을 마쳤다.
 
유니큐어는 AMT-061에 반응하지 않은 한 환자의 항체 수치가 그가 속한 그룹의 어느 누구보다도 5배나 높았다고 말했다. 
ASH 관련 보도자료는 “항체가 매우 높은 수준에서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시사했다. 캘러건은 “이 데이터를 분리해서 분석해야겠지만 적어도 항체를 가진 환자 중 일부는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임상 연구자들은 환자가 AMT-061을 투여받은 후 324건의 부작용을 기록했고, 그 중 63건이 치료와 관련이 있다고 간주했다. 치료 관련 부작용 중 34건는 경미한 것으로 분류됐다.
 
9명의 환자들은 장기 염증이나 손상의 잠재적 경고 신호인 간 염증효소 수치 상승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투여받았다. 시험 시작 26주 경과 전에 스테로이드 사용을 마칠 수 있었다. 캘러건은 유전자치료제 환자의 20%에서 스테로이드가 필요한 것은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험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인플루엔자 같은 질병, 두통, 간 효소 상승이었다.
 
이러한 최신 발견을 목전에 두고 유니큐어의 다음 과제는 환자 한명 당 1년 분량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이 회사는 원래 9인자 활동을 중심으로 한 임상시험의 주요 목표를 26주로 정했으나, 이후 9인자 수치와 52주차 연간화(annualized) 출혈 비율을 주요 평가지표 목록에 추가했다.
 
카푸스타는 이번 결정이 9인자 수치와 출혈률 간 상관관계를 보길 원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분명한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카푸스타는 “상관관계를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1년간의 데이터를 기다리는 것과 비슷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 때문에 유니큐어는 완전한 출혈 데이터를 손에 넣을 때까지 신약승인 절차 진행을 보류하기로 했다 ”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록타비언(Roctavian)으로 알려진 바이오마린의 A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승인을 거부했던 FDA가 이번 논의에서 별다른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았다고 카푸스타는 전했다. 당시 바이오마린은 FDA가 2021년 말까지는 결코 완성할 수 없는 록타비언의 중추적 연구에 참여한 모든 환자에 대한 2년간의 후속 데이터를 느닷없이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2022년이나 돼야 재신청이 가능할 전망이다.
 
유니큐어가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화이자와 로슈의 자회사인 스파크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 연합이 라이벌 치료제로 근소하게 뒤쫓고 있다. 다케다(Takeda)와 프리라인테라퓨틱스(Freeline Therapeutics)는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유니큐어는 자사의 임상 데이터가 스파크테라퓨틱스가 개발한 SPK-9001 효능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상형(wild-type) 9번 응고인자에 더 많은 9인자를 생산할 수 있는 변이된 파두아 변이체(FIX Padua)를 만들어 치료제의 재원을 바꿨고 이번에 더 강력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에 올해 6월 호주 혈액질환 전문 제약사인 CSL베링(CSL Behring)은 AMT-061을 선불 계약금 4억5000만달러에 최대 16억달러의 마일스톤을 얹혀주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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