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리성형외과 소득세 포탈 공개 … 끊임없는 성형외과 탈세 논란, 이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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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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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2-08 18:14:20
- 수정 2020-12-10 16: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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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치기‧현금결제 유도 등 지속적인 탈세 논란 … 부가가치세 및 42% 과세구간, 세금 부담 지적
쥬얼리성형외과의 소득세 포탈과 관련,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 성형외과의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한 8곳의 의료법인이 증여세 등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의원의 탈세 논란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미용성형 및 피부미용 관련 병‧의원에 대한 과세액이 지나치게 높아 탈세를 유도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에서 환치기, 국내에선 현금결제 유도 … 수술‧진료 기록은 파기
국세청이 지난 6일 유죄가 확정된 조세포탈자와 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고액·상습 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장부를 소각·파기하거나, 경제 능력이 없는 사람의 명의로 거래를 위장하는 등 사기를 비롯한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로서, 포탈세액이 2억원 이상인 경우다.
이 중에서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성형외과인 쥬얼리성형외과도 포함돼 있다. 병원은 브로커를 통해 중국에서 환자를 모집한 후 수술 대금을 현지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일명 ‘환치기’를 통해 수술대금을 수령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했다. 이를 위해 전산으로 기록되는 수술 내역을 숨기고 매출을 기록하는 회계 장부를 없애는 등 과세자료를 없애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해당 병원의 조세 포탈 금액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등을 포함해 총 23억3600만원에 달한다. 병원의 운영자인 신용원 원장은 앞서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2억원으로 유죄가 확정됐다.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비급여수술을 위주로 하는 병원에서 탈세를 시도하다가 적발되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은 이야기다. 지난달에도 서울의 한 개인 성형외과가 현금 결제를 유도해 탈세를 일삼다 적발 당했다. 이 병원은 상담실장을 통해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카드결제 비용보다 최대 15% 수술비를 깎아주겠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했다. 수령한 수술비는 ATM기를 이용해 비사업용 계좌에 수시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병원의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했다.
이 성형외과는 이처럼 탈루한 소득으로 본인과 가족의 고가 부동산을 취득하고 골프장, 유흥업소, 호텔 이용료 등 사적 비용을 병원 필요경비로 산입했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에 국세청으루버터 추징금 및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차명‧고용의사 계좌로 수익 분산 등 다양한 탈세 … 환자안전과도 연관 지적
이밖에 개원가에서는 다양한 방법들로 탈세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병‧의원의 세금 탈루 사례들을 살펴보면 △비보험 진료비 현금할인 및 현금결재 유도 후 신고 누락 △ 차명계좌로 진료비 수령 후 신고 누락 △고용 의사 명의로 수입금액 분산 신고 △비보험 진료 후 보험 진료로 위장 신고 △면세사업자로 위장해 부가가치세 탈루 △고가 의료기기 이중계산 및 과다 계상 등이 있다.
박훈 서울 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금을 지급한다고 물건 값을 깎아 주는 것을 무조건 불법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조건으로 할인해 주는 것은 탈세의 가장 전통적인 방법인 매출 누락을 위한 현금 거래”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탈세는 제정에 구멍을 내고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문제 외에도 환자의 안전과도 직결될 수 있다. 앞서 쥬얼리성형외과의 경우처럼 과세자료를 없애기 위해 수술 전산 자료를 삭제하거나 진료 기록을 빼돌릴 경우 부작용 등 문제가 생겨도 책임을 따지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쥬얼리성형외과는 앞서 2016년 국세청 세무조사 때도 고액 외국인 환자의 차트 기록을 파기하는 등 외국인 환자 600여명의 진료 기록을 빼돌리다가 적발됐다.
부가가치세 등 세금 높은 미용성형, 45% 과세구간 신설되면 더 악화 … 유인책 마련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병‧의원들에 부과되는 세금이 너무 높아서 탈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원가의 병‧의원들은 대부분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는데 현행법상 이들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42%이다. 세율이 높은 상황에서 현급결제 등을 통해 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잘못된 방법인 줄 알면서도 탈세를 하는 병‧의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의료계 일각의 주장이다.
또 일반적인 의료보건용역은 면세사업으로 지정돼 의료 행위에 대한 부가가치세가 붙지 않으나 의료보건용역 중 필수적이지 않다고 판단된 미용목적 성형수술은 2011년부터 부가가치세가 부과돼 그만큼 높은 세금 징수액을 감당해야 한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높은 과표율과 세금을 피하려는 이들의 탈세 때문에 다시 과표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며 “42% 구간이 만들어진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내년에 45% 구간이 신설된다면 병의원 입장에서는 탈세유혹을 더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세금은 정확하게 내는 게 맞으나 비용처리 등에서 유연성을 허용해주는 등 유인책을 마련해 세금탈루 등을 막는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세청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해 1000만원 이상 추징당한 단체 15곳도 공개했다. 이 중 의료재단은 총 8곳으로 △강혜의료재단 1900만원 △신원의료재단 신원의원 3100만원 △정빈의료재단 아산병원 1500만원 △청암의료재단 1400만원 △무진의료재단 1000만원 △빛고을의료재단 1100만원 △상운의료재단 4200만원 △희연의료재단 1800만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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