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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흥분시키는 독성물질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1-23 09:54:37
  • 수정 2020-12-12 18: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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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분 독성 유발하는 큰 원인 … 미국 괌섬 주민 루게릭병 원인이 푸른홍합의 BMAA 독소 때문
오염된 홍합 속엔 도모산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적은 양이라도 섭취하게 되면 뇌 손상과 발작이 일어난다.
병아리콩과 오염된 홍합을 섭취하면 뇌 손상이 야기될 수 있다. 다양한 환경적 독소는 질병의 양상을 모방한다.

특정 유형의 병아리콩을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되면 신경의 퇴화가 일어나는 라시리즘(lathyrism)을 유발한다. 이 콩은 글루타메이트(Glutamate)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β-oxalyaminoalanine이라 불리는 흥분성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dㅇㄴ경
 
오염된 홍합에서 발견되는 도모산(domoic acid) 독소도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작용제다. 도모산은 소량만 섭취해도 발작과 뇌 손상을 야기한다.

미국령 괌(Guam)섬 주민 중에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筋萎縮性側索硬化症,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일명 루게릭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에 걸린 환자가 많은데 이게 다  홍합의 또 다른 흥분성 독성물질인 베타메틸아미노알라닌(β-methyl-aminoalanine, BMAA)이란 독소 때문이다. BMAA는 푸른홍합(blue mussel) 외에도 굴, 새우, 가자미, 숯, 청어 등에서도 검출됐지만 연어, 대구, 농어, 민물가재 등에서는 검출디지않았다고 스웨덴 스톡홀름대 환경과학분석화학(Environmental Science and Analytical Chemistry, ACES) 연구팀은 밝혀낸 바 있다.

문제는 주로 홍합으로 홍합이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를 먹음으로써 BMAA를 몸에 축적하기 때문이다. 시아노박테리아는 바다, 민물, 습지에 산다. 질소고정으로 생존하지 않는 시아노박테리아에서 BMAA가 생산된다.  

BMAA는 비 유전자코딩 단백질성 아미노산(non-proteinogenic amino acid)이다. 인체는 22종의 아미노산을 대사하는데 이는 유전자 코딩을 통해 전사 번역된 것이다. 자연에는 140종의 아미노산이 자연계에서 발생하고 수천 종이 실험실에서 합성될 수 있다. 유전자 코딩으로 생성된 아미노산(proteinogenic amino acids)은 몸에 익숙해 별 문제가 없지만 비 유전자코딩 생성 아미노산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BMAA도 그 중 하나로 신경 독성을 일으킨다. 뇌내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를 과도하게 흥분시켜 흥분독성(Excitotoxicity)이 발생하게 한다. 장현종 가톨릭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의 도움말로 글루타메이트 독성에 대해 알아본다.
 
정상적인 신체 상태에서는 신경세포에서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되면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별아교세포(astrocyte)에 흡수된 후 글루타민(Glutamine)으로 변환된다. 이는 다시 원래의 신경세포로 보내져서 글루타메이트로 바뀌어 다시 분비되는 재순환 사이클을 이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량의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돼 별아교세포의 제거 능력을 초과하게 되면 신경세포 외 글루타메이트 농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 흥분 독성이 유발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간질(Epilepsy) 발작이다.  발작 등 과활성 상태가 발생하면 뇌혈류장애가 25∼33%에서 발생한다. 90% 수준으로 떨어지는 게 약 33%, 80% 수준으로 낮아지는 게 10%, 70%까지 떨어지는 게 약 4% 정도다.

이로 인해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 글루타메이트가 주변 별아교세포로 제거되지 못하게 된다. 신경세포 내에 높은 농도의 글루타메이트가 존재하게 돼 신경세포가 죽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세포 내 글루타메이트가 유출돼 세포 외부의 글루타메이트 농도까지 올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포 내에는 원래 글루타메이트가 많으나, 흥분독성은 어떤 이유로든 ‘세포 외부’의 글루타메이트 농도가 올라가는 경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흥분독성이 일단 유발되면 NMDA(N-Methyl-D-aspartic acid) 수용체를 거쳐 칼슘 통로를 통해 세포 내로 칼슘이 과량 유입되고 이는 글루타메이트의 분비를 더욱 늘리는 한편 세포사멸 기전을 발동시켜 신경세포가 죽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흥분독성이 강화되면 결국 다량의 신경세포가 사멸하게 돼 난치병에 걸리거나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NMDA 수용체는 신경세포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의 시냅스후 막(Postsynaptic membrane)에 존재하는 이온성 글루탐산 수용체(Ionotropic glutamate receptor)의 일종이다. 칼슘에 의한 세포신호전달(Cell signaling) 및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글루타메이트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환경독소(식용해서는 안 될 동식물 및 공기·수질·토양)는 흥분 성을 모방하거나 강화하는 역할을 해 다양한 뇌손상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케타민(Ketamine), 바르비춰레이트(Barbiturates) 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길항제(glutamate receptor antagonist, 일종의 진정제)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뇌에 있는 뉴런들은 재생성되지 않는다. 그래서 죽은 뉴런은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뉴런의 삶과 죽음에 대한 매혹적인 아이러니는 뇌에서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면서 뉴런들을 가장 많이 죽이는 킬러 중의 하나인 ‘글루타메이트’다. 뇌에 존재하는 시냅스 중에는 대다수가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고, 이들은 많은 양을 저장하고 있다.
 
글루타메이트는 중추신경계에서 중심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중추신경계의 15~20%를 차지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네가지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다. 바로 NMDA(N-methyl-D-aspartate) , AMPA(Alpha-amino-3-hydroxy-5methylisoasole-4-propionic acid), 카이네이트(kaianate), 대사성 글루타메이트(metabotropic glutamata receptor) 수용체들이다.
 
NMDA, AMPA, 카이네이트 수용체의 이름은 각각의 수용체를 인위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물질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글루타메이트가 NMDA 수용기에 붙게 되면 이온이 유입될 뿐 아니라 2차 메신저(Second messenger)를 통한 뉴런의 생화학/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 이는 수상돌기의 가시(spine)의 수와 형태 등의 변화를 일으켜 ‘기억’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나치게 글루타메이트의 양이 많아져 신경세포(뉴런)를 죽이는 게 흥분독성이다. 흥분독성에 의해 뉴런들은 산소가 부족해져 괴사하게 된다. 글루타메이트는 뇌의 일부 혈관이 막힐 때 증가되는데, 그 이유는 글루타메이트를 재흡수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필요해서다. 더 심해져 혈관이 아예 막혀버리면 산소가 공급되지 않고 글루타메이트의 양이 늘어나 주변 뉴런이 괴사하는데, 이런 뇌손상을 허혈(ischemia)이라고 한다.
 
뇌에서 지나치게 글루타메이트가 활성화되면 세포체 발화 역치(threshold)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고 간질이 유발될 수 있다. 간질이 발생하면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중 하나인 NMDA 수용체에 글루타메이트가 달라 붙게 된다. 술을 마셨을 때 취하는 이유 중 하나가 NMDA수용체가 억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루타메트 흥분독성 치료제로 알코올이 활용되기도 한다.

심지어 비-글루타메이트성 뉴런들의 세포질 내에도 3mM(밀리몰)보다 높은 농도의 글루타메이트를 가지고 있다. 우려되는 관찰 결과는 분리한 비-글루타메이트 뉴런에 같은 양의 글루타메이트를 처리할 때, 몇 분 안에 뉴런들이 죽어 글루타메이트 뉴런보다 취약하다는 것이다.
 
뇌의 왕성한 대사작용은 끊임없는 산소와 포도당을 요구한다. 만약 심장마비와 같은 현상에 의해 혈액의 흐름이 끊기면, 뉴런의 활성도 몇초 안에 멈추게 된다. 영구 지속적인 피해가 몇 분 안에 일어나게 된다. 심장마비, 심장발작, 뇌의 외상, 발작, 산소결핍과 같은 질병의 상태는 비정삭적인 과도한 글루타메이트 분비 경로를 작동하게 한다. 
 
뉴런은 이온펌프를 열심히 작동시키기 위해 충분한 ATP를 생성하지 못하더라도, 막은 탈분극되고, 칼슘 이온은 세포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칼슘 이온의 유입은 글루타메이트의 시냅스 분비를 유발한다. 글루타메이트는 더욱 더 뉴런을 탈분극화한다. 이로써 세포 내 칼슘 이온 유입량은 늘어나게 되고, 더많은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된다.

글루타메이트는 몇몇 수용체 아형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막을 가로질러 칼슘 외에도 나트륨(소듐), 칼륨(포타슘)  등의 과도한 양을 통과시킨다. 글루타메이트-개폐 통로의 NMDA 아형은 칼슘이온 유입의 주요 경로이기 때문에 흥분성 독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칼슘이온에 의한 세포 내 단백질, 지질, 핵산 분해효소 자극과 물의 흡수를 통한 팽창은 뉴런의 손상과 죽음을 자초한다. 스스로 소화시켜 소멸되는 것이다. 

흥분성 독성은 척수 운동신경이 서서히 죽는 루게릭병이나 뇌의 뉴런이 점차 퇴화돼가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돼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흥분성 독성물질, 수용체, 효소, 신경과질환에 대한 복잡한 연결고리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 중이다.  이미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길항제는 흥분독성의 다단계 반응을 막거나 뉴런의 자살을 최소화함으로써 의학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유전적 조절(유전자치료제)은 더욱 선천적이고 난치성 신경퇴행성 질환을 가진 환자를 개선하게 될 전망이다. 
 
글루타메이트가 전환돼 생성되는 글루타민(Glutamine)은 적정한 흥분을 유지하고 무기력증을 이기게 하는 필수아미노산이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조직을 합성 및 수리하거나, 아이의 성장을 돕거나, 증증 질환이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기능을 한다. 글루타민은 뇌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흥분시키는 흥분제인 글루타메이트(글루타민산, 글루탐산)으로도 전환되고, 뇌신경의 과도한 활동을 진정시키는 천연 억제 정신진정제인 감마아미노부틸산(gamma-Aminobutyric acid, GABA, 가바)로도 전환될 수 있다. 즉 전혀 다른 양면성을 가진 물질로 변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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