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S로 장내 미생물 분석해 맞춤형 관리하는 쎌바이옴·것스캐닝 서비스 … DTC검사로 개인맞춤 건강 코치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적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건강관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 7월 보령바이오파마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진 서비스 ‘것스캐닝(Gut-scanning)’ 출시에 이어 쎌바이오텍도 장내 미생물을 검사를 바탕으로 한 장건강 관리 프로그램 ‘쎌바이옴(Cellbiome)’을 론칭한다고 18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서 ‘미생물 생태계’를 의미한다. 장내 미생물을 검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끄는 것은 효과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산균이 좋다고 해서 꾸준히 복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유산균 섭취 후 큰 효과를 느끼지 못하거나 변비·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 계속해서 다른 유산균으로 갈아타는 유목민 생활을 하는 사례도 적잖다. 장내 환경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유산균을 먹어도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운이 나쁘면 장 환경에 맞는 유산균을 찾기까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면 이런 실패를 줄이고 자신의 몸에 맞는 유산균 제품을 고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몸에 서식하며 공생의 관계를 맺은 미생물로 소화 기관에 사는 비율이 95%인 만큼,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의 적정 비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쎌바이오텍은 정밀의학·생명공학 기업 마크로젠과 함께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Next-Generation-Sequencing, NGS)으로 장내 미생물을 검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장 건강 관리 프로그램 쎌바이옴을 론칭했다.
쎌바이오텍(Cellbiotech)과 마이크로바이옴의 합성어인 쎌바이옴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통해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 균총 다양성, 균총 밸런스, 프로바이오틱스 19종 지수, 장 불편 지수 등을 파악한 후 듀오락 유산균을 섭취하면서 장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듀오락몰에서 쎌바이옴 패키지를 구매한 다음 듀오락 유산균과 분석용 키트가 동봉된 패키지를 받은 후 3일 이내 안내된 순서에따라 채취한 분변을 마크로젠으로 보내면 된다. 분석 서비스 결과지는 3주 이내 집으로 배송된다. 이후 유산균 제안과 식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정보와 맞춤형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도 천랩과 함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검진 서비스 것스캐닝을 출시한 바 있다. 것스캐닝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질병의 예측·예방 등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인체 면역세포의 70%가 존재한다고 알려진 장 속의 미생물 생태계를 분석하면 이 회사가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5가지 질병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아토피피부염 등 자가면역질환,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간질환, 과민성장증후군·크론병 등 장질환, 당뇨병·비만 등 대사질환, 치매·우울증 등 뇌질환, 동맥경화·심근경색 등 등 심혈관질환 등을 예측해볼 수 있다.
또 14만여건 국내외 휴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빅데이터와 약 1만건 한국인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장 유형을 P형·B형·O형 3가지로 분류하고 각각 제품으로 구성했다.
것스캐닝 역시 전용키트를 사용해 환자의 대변 샘플을 채취,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로 장내 미생물의 정보를 분석한다. 것스캐닝 데이터베이스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개인별 맞춤 리포트를 도출한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솔루션과 건강 개선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런 과정은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의 권고와 안내에 따라 이뤄진다.
천랩 관계자는 “질병을 유발하는 DNA는 바꿀 수 없지만 마이크로바이옴과 환경, 생활습관은 노력만 하면 건강한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개인의 특성에 맞게 마이크로바이옴을 잘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DTC(Direct-To-Consumer) 검사를 기반으로 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DTC 유전자검사는 병원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의뢰받아 업체에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일본, 호주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으로 배송된 검사 키트에 검체(타액, 대변 등)를 채취해 보내면 유전자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영양소, 운동, 피부, 모발, 식습관, 건강관리 등 개인맞춤형 건강코칭을 받을 수 있다.
이들 유산균 전문 업체 외에 마크로젠은 DTC검사, 건강상태 설문 등을 통해 약사가 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비타민이 무엇인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다양한 기업과 제휴해 건기식, 식단, 운동 3가지 분야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식단, 온라인 홈트레이닝, 운동 앱 등을 개발하는 회사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테라젠바이오도 DTC검사를 바탕으로 건기식, 화장품 등 기업들과 제휴할 수 있는 맞춤 상품을 내놨다. 테라젠바이오가 유전자검사를 통해 필요한 성분명을 제휴사에 전달하면 고객에게 최적화된 건강상품이나 솔루션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모노랩스는 소비자가 모노랩스 매장 및 약국 등에서 영양사, 약사 등과 상담하고 키오스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건기식을 배송받을 수 있는 맞춤형 구독 서비스를 개발했다. 소비자가 키오스크 질문에 답하면 AI가 맞춤 건기식을 추천하고 있다. 건기식은 약국에서 흔히 받는 처방약처럼 하루 한 팩을 먹을 수 있도록 포장된다. 팩에는 함유된 성분과 섭취기간 QR코드가 적혀있다. QR코드를 모바일로 찍으면 설명 등이 바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