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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피 튀기는 개발경쟁 … 화이자 내가 1등 ‘커밍아웃’에 후발 주자들 ‘견제구’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1-15 00:33:12
  • 수정 2020-11-17 10: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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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가말레야 등 저마다 장점 있어 복병 많아 … 각사 개발현황과 장단점 총정리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지난 9일(현지시각) “공동 개발 중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이 임상 최종 단계인 3상 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와의 전쟁이 종식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분석 대상이 소수여서 아주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이 검증돼야 한다는 점, mRNA 백신이라는 특성상 초저온 콜드체인으로 영하 70도 상태에서 유통돼야 한다는 점이 급한 물살 위의 조그만 징검다리처럼 난제로 남아 있다.

화이자의 유효성 90%가 의미하는 것 … 유효성 및 안전성 확증 필요
 
화이자가 지난 9일 발표한 내용은 미국 등 6개국에서 4만3538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시험에서 초기에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백신 투여군에은 이 중 10% 미만(8명 추정)에 그쳤고, 위약 투여군은 90% 이상(86명 추정)에 달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11월 셋째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패배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트위터에 “화이자와 FDA가 더 일찍 발표했어야 했다. 정치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올려 대선 상황에서 이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앤서니 파우치(Anthony S. Fauci)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 소장은 “효과가 그렇게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효과가 50∼60% 정도여도 괜찮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앞서 지난 6월 30일 FDA는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백신 접종자 가운데 최소 50%에서 질병 중증도(disease severity)를 예방하거나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야 승인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다른 일반 백신의 경우 유효율이 70% 이상은 돼야 하는데 코로나19백신은 문턱이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독감백신의 경우 유효성이 30~70%인 것에 비하면 코로나19 백신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기준이 높다는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통상 백신 임상에서 위약의 효과도 15~30%는 되기 때문에 50% 유효성 기준은 결코 낮지도 높지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견해였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은 백신의 장기 안전성과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중간 결과에 너무 들떠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신의 효능이 얼마나 유지될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화이자가 이번 주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면 미 FDA는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심사는 2주 안팎 걸릴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달에 승인을 얻고 의료진 등 필수 요원들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이자 ‘영하 70도 콜드체인 유지’ 대책에 골머리 … ‘분말화’ 유통 구상 중
 

이에 대해 화이자의 미카엘 돌스턴(Mikael Dolsten)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지난 10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와의 인터뷰에서 “세대 백신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에 코로나19 백신을 분말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게 실현돼야 일부 저개발 국가에서 유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선진국도 영하 70도 콜드체인 유지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백신 유통 비용을 낮춰야 더 많은 사람들이 접종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송(Logistics)에 대한 문제는 화이자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다.
 
미국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9일 “화이자의 백신후보물질은 영하 70도에서 5일 정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7일 정도 보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이런 초저온에서 백신을 운송해본 경험이 없다”고 했다.
 
화이자는 2회 접종 기준 가격을 39달러(약 4만3000원)로 책정했는데 초저온 유통 비용이 반영되면 실제 투여 비용은 크게 늘 수밖에 없다.
 
화이자는 영하 70도에 10일간 운반할 특수 수송박스를 고안 중이다. 이같은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DHL, 페덱스(FedEx), UPS 등 굴지의 수송 전문기업이 화이자와 협력하겠다고 밝혀 놓은 상태다. 예컨대 UPS는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저온 보관창고를 건설 중이며, 페덱스는 900대의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세계 90곳에 냉동 창고를 보유 중이다.
 
모더나, 11월 중 중간결과 발표, 12월에 EUA 신청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2개의 백신후보물질이 개발됐으며 현재 인체 대상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은 47개사다(한국바이오제약협회 추산은 97개).
 
이 중 3상에 진입한 제약사는 화이자(바이오엔텍)를 비롯해 미국 모더나·존슨앤드존슨·노바백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중국 칸시노·시노백·시노팜우한·시노팜베이징, 러시아 국립 가말레야연구소(Gamaleya Research Institute) 등 10곳이다. 이들 제약사들도 연말 전후로 중간 결과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이자의 ‘유효성 90% 발표’ 선공에 우선 모더나는 이달 말에 중간 결과를 밣표하고 다음달에 FDA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12일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확진자가 시험결과 잠정 분석에 필요한 53명 이상에 이르렀다”며 “수일 내에 분석해 결과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앤서니 파우치도 이에 긍정하면서 90% 안팎의 예방효과를 내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모더나는 화이자와 같은 mRNA 백신이지만 콜드체인 유지 온도가 영하 20도 수준으로 화이자(영하 70도)에 비하면 한결 수월한 편이다. 모집단의 인종별, 중증도별, 연령별 다양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최근 화이자(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가 선공에 나섰고 모더나가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노바백스와 아스트라제네카가 막판 뒷심을 쓰고 발휘하는 중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잠시 소강 상태 … 노바백스는 생산시설 증설 늦어져 임상 지연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9월말 6만명을 대상으로 한 가장 많은 모집단을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 10월 백신 부작용으로 임상이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2회 투여하는 다른 제약사 백신과 달리 1회 투약만으로 효과가 있고, 모집단이 가장 크며, 객관성이 높음을 자랑하고 있다. 일찍부터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한 때 미국 대선 전에 중간결과를 내놓을 것처럼 행동이 앞섰으나 잠시 주춤한 상태다.
 
노바백스는 생산시설 증설에 차질이 빚어져 임상 전개 속도에 다소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달 말이나 임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다소 늦게 지난 9일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았다. 따라서 코로나19의 긴급성을 감안하면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간 리뷰를 통해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할 확률이 높아졌다.

AZ, 6월까지 선두주자 … 10월말 임상 재개 후 ‘권토중래’ 노려 … 인도선 이미 ‘승인’ 대기, 막판 ‘뒷심’ 주목
 
아스트라제네카(AZ)는 지난 6월초까지만 해도 가장 앞서가는 백신 개발사로 인정받았다. 그러다 지난 9월 부작용 탓에 임상이 일시 중단되면서 미국 제약사보다 뒤처지는 답보 상태를 경험해야 했다.
 
지난달 23일 FDA가 임상 중단 조치를 해제한데다 이틀 뒤 노년층과 상대적으로 젊은 성인층에서 양호한 면역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활기를 얻고 있다.
 
영국과 가까운 인도는 지난 12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후보 4000만도스를 인도혈청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라는 제약사가 미리 생산해놓고 인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은 옥스퍼드 제너연구소라는 막강한 백신개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아스트라제네카가 막판 경쟁에서 뒷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지난 4일 옥스퍼드백신연구소의 임상시험 담당자인 앤드류 폴라드(Andrew Pollard) 박사는 연내에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크리스마스 이전에 백신을 공급할 가능성도 작지만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옥스퍼드백신연구소는 브라질과 영국에서 3상 임상을 분담해 진행 중이다.

중국 4개사 경쟁 중 … 시노백, 앞서가다 부작용 탓 임상 중단 … 다른 3개사 약독화 사균백신 
 
중국은 무려 4개사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가장 앞서나가는 것으로 평가되는 시노백의 ‘코로나백’(CoronaVac)이 중국,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수 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최종 임상시험 결과는 이르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중국 정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시노백은 지난 9일 임상시험 지원자 중 1명이 사망해 임상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나 존슨앤드존슨처럼 일시 중단에 그칠지, 장기 또는 영구 중단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임상 주관자들은 백신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시노백 백신후보의 안전성에는 일찍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중국을 저평가하는 서구인의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중국 최대 제약그룹인 국영 시노팜(중국의약그룹총공사, China National Pharmaceutical Group corporation, Sinopharm)의 자회사인 중국생물기술유한공사(China National Biotec Group, CNBG) 산하에서 우한생물제품연구소, 베이징생물제품연구소가 개발한 각기 다른 백신후보가 내부 경쟁 중이다.
 
중국 칸시노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감염력을 없앤 아데노바이러스의 유전자에 끼워 넣은 유전자재조합 백신으로 3상을 진행 중이다. 앞서 중국의 3개 업체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를 비활성화시켜 약독화한 전통적인 사균 백신이다.

러, 가말레야연구소 지난 8월 3상 없이 세계 최초 백신 승인 … 韓 지엘라파, 수출용 위탁생산키로 
 
러시아 가말레야연구소의 ‘스푸트니크 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2개(Ad26, Ad5)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돌연변이 신종 코로나에 대한 내성을 줄이기 위해 첫 접종과 둘째 접종에 들어갈 벡터를 달리 고안했다.
 
3상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지난 8월 1상 및 2상 결과만으로 러시아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의료진, 교사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 중이다. 일반 임상시험과 달리 프로토콜도 공개되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다.
 
당시 2상 임상에선76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전원 항체가 형성됐으나 모집단이 작고 젊은 연령층 위주여서 노인층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는 13일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GL Rapha)가 스푸트니크 V 생산을 위탁받아 한국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수출용으로 러시아는 인도, 브라질, 중국 등에서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편 지엘라파는 2007년 4월 23일에 설립된 의약품 및 의료기기 생산 수출 전문기업으로 같은 해 11월 한국코러스제약을 인수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 업체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2013년 충북 제천시 강제동에 GMP 신축 공장을 완공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생소한 히든기업이다.

전통 강호 사노피·GSK ‘늦었지만 내년 상반기엔 승인 신청’ … 獨 큐어백 ‘원리에 충실, 균형잡힌 백신’ 기대감

 
이밖에 빅파마 중에서 사노피 &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연합과 독일 큐어백(CureVac) 등은 아직 3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유력시되던 이노비오는 2/3상이 9월말에 중단된 후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
 
빅파마 중 대응이 느렸던 사노피와 GSK는 지난 9월 440명 대상으로 1/2상 임상시험을 개시했으며, 오는 12월 초 임상시험 첫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내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충족할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 내년 상반기 중 신약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독일 큐어백은 미국 모더나 및 같은 독일의 바이오엔텍과 같은 방식의 mRNA백신을 개발 중이다. 임상 진척이 느려 지난 2일에야 1/2상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에 진행된 2μg, 4μg, 8μg 용량 평가 후 추가로 진행된 증량 연구에서 12μg 용량 투여군은 입원한 16명을 포함한 67명의 중증 코로나 환자의 혈장에서 코로나19와의 결합 및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높였다. 중화항체 증가와 이른 T세포 활성화가 확인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자평했다.
 
앞서 나가고 있는 다른 mRNA 백신에 화학적 변형을 가하는 수준이라면 큐어백은 핵산 자체를 최적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이 느려졌지만 돌연변이 출현에 의한 기복이 없는 균형잡힌 면역력 형성에는 자사의 백신이 더 낫다는 게 큐어백의 설명이다.
 
더욱이 화이자나 모더나가 각각 영하 70도와 20도의 까다로운 백신 운송조건에 고민하자 큐어백은 자사 백신은 영상 5도에 보관하면 충분해 표준적인 냉장시설로 유통할 수 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이 조건에서 3개월간 효능이 유지된다는 설명이어서 향후 경쟁력 우위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0년 전 튀빙겐대학의 학내 기업으로 설립된 큐어백은 지난 3월 미국이 큐어백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독점권을 갖기 위해 인수를 시도한다고 알려지면서 독일 정부가 큐어백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비용으로 2억5200만유로를 투입해 사실상 국영화했다.
 
비록 후발주자들의 임상 진행 속도는 느리지만 각기 장점을 갖추고 있다.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연례적 유행되면 지금 시작해도 늦은 게 아니라는 시각이다. 워낙 시장이 큰데다 해마다 코로나19 유행이 되풀이될 것이란 가정에서다. 하지만 국내서는 제넥신만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확정된 외국산 백신 구입 게획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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