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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의 식지 않는 ‘자누비아’ 제네릭 사랑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1-11 17:43:23
  • 수정 2022-08-10 17: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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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한국콜마 ‘시타엑스정’ 2품목 허가, 총 229개 제네릭 난립 … 우판권 품목만 55개, 실속 못 챙겨
2형 당뇨병 치료제 디펩티딜 펩티다아제-4(DPP-4) 억제제인 한국MSD의 ‘자누비아정’(Januvia, 성분명 시타글립틴, sitagliptin)의 국내 제네릭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3일 한국콜마의 시타글립틴염산염수화물 성분 기반의 당뇨병 치료제 제네릭 ‘시타엑스정50mg’, ‘25mg’ 두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시타글립틴을 단일 또는 복합 성분으로 포함한 제제는 현재 오리지널 포함 229 품목이 허가받았다. 이 중 올들어 지난 11월 3일까지 허가받은 시타글립틴 제제는 한국콜마 ‘시타엑스정’을 포함해 한국유나이티드, 대원제약, 구주제약, 일양약품, 한국파비스제약, 삼성제약, 영풍제약, 한림제약, 광동제약, 대한뉴팜, 명문제약, 대웅바이오, 위더스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안국약품, 삼익제약, 이든파마, 영일제약, 동국제약, 바이넥스, 넥스팜코리아, 보령바이오파마, 셀트리온제약, 진양제약 등 25개사 69품목에 달했다.
 
이 중 허가특허연계제도의 핵심인 우선판매의약품(우판권)으로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은 무려 55개 품목이나 된다.
 
55개 품목 중 먼저 우판권을 획득한 것은 사실상 11개사였다. 2013년 신풍제약이 첫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받으며 2015년 1월 16일 ‘시타글루정’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각각 ‘자누메트’ 복합제인 제네릭인 ‘시타메폴엑스알서방정’(7월 23일)과 ‘시타폴민엑스알서방정’(7월 16일 허가) 허가받으며 한 걸음 더 내딛었다. 나머지 8개사는 다산제약이 주도한 컨소시엄(경동제약, 삼진제약, 삼천당제약, 영진약품, 유유제약, 제일약품, 한국프라임제약)에 편승했다.
 
작년 11월 19일에는 앞서 나온 제네릭이 시타글립틴 인산염인 것과 달리 시타글립틴 염산염으로 바꾼 품목들이 무더기로 우판권을 획득했다. 대원제약 ‘자누리틴알파정’과 대원제약에 수탁생산하는 업체 등이 더해져 55개 품목에 이르게 됐다.
 
2018년 7월 고혈압약인 발사르탄 성분의 제네릭에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대거 검출돼 제네릭 난립을 규제하기 위해 공동 생동성시험을 금지하려다 무산된 만큼 어쩔 수 없이 이런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55개 품목이나 된다는 것은 공동 1등이 55개나 되는 셈이어서 시장 독점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예컨대 퍼스트 제네릭이 하나면 55억원 시장을 독식하게 되지만 공동 1등이 55개나 되면 열심히 해봐야 평균 1억원씩 밖에 돌아가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우판권 또는 제네릭이 난립하는 것은 이마저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강해서다.
 
용어설명 : 허가특허연계제도(허특)과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허가특허연계제도란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한국·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체결 후속조치로 의약품 특허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특허 목록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재하게 하고, 후발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을 신청할 경우 20일 이내에 특허권 등재자에게 알리고, 이를 통지받은 특허권자는 45일 이내에 특허 소송을 제기하고 식약처장에게 후발의약품의 판매금지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여기서 파생된 게 우판권으로 등재된 특허에 가장 먼저 특허심판을 청구해(최초 청구 14일 이내 청구도 인정) 특허심판에서 승리해 최초로 후발의약품 허가신청을 하면 9개월간 다른 국내 제약사보다 앞서 마케팅에 나설 수 있다.
 

자누비아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DPP-4 억제제 계열에서 1위를 하고 있어 영업을 위해 갖춰야할 품목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누비아가 2008년 출시된 이후 ‘자누메트정’(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자누메트엑스알서방정’, 나트륨 포도당 공동 수송체(SGLT-2) 억제제(에르투글리플로진 Ertugliflozin)와 시타글립틴 복합제인 ‘스테글루잔정’ 등을 포함해 지난해 약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 제약사의 특허 무효화를 위한 특허심판과 제네릭 출시에 나섰다. 특허심판은 대법원까지 가며 치열했다. ‘자누비아’와 ‘자누메트’에 남아 있는 특허는 단일제의 물질특허(2023년 9월 1일 만료), 복합제의 염 및 수화물 등 2개 특허(2024년 6월 18일 만료)였다. 이중 2024년 특허는 상고심에서 심리 없이 원고의 주장을 막는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리며 국내사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우판권을 획득하여도 제네릭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라 오리지널에 비하면 후한 값을 받지 못한다. 더욱이 지난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의 약가에 영향을 미치는 계단식 약가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용어설명 : 계단식 약가제도
 
국민건강보험 등재 순서에 따라 약가에 차등을 준다. 즉, 퍼스트 제네릭에 가장 높은 가격을 매기고 다음 출시된 약은 좀 더 저렴하게 약가가 매겨지는 방식이다.

예컨대 등재 품목이 20개 이내면 오리지널 약가 대비 최고 53.55%(생동성시험 통과,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 등 2가지 조건 모두 충족 시)에 해당하는 보험약가를 매기기로 했다. 그러나 생동성시험 통과, 등록된 원료의약품 사용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하면 45.52%를 받는다. 두 조건 중 아무 것도 충족하지 못하면 38.69%를 받게 돼 있다. 제네릭 등재 품목이 20개를 넘어 21번째부터는 동일제제 상한금액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산정된다.
 
물론 개량신약(자료제출 의약품, 생동성 외에 전임상 또는 임상시험 자료 제출이 필요해 비용과 시간이 듦)이면 오리지널의 90%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전체 우판권 의약품 중 한두 개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판권조차도 받지 못하고 일단 제네릭 허가를 미리 내놓는 것은 높은 약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일단은 발을 들여놓자는 강박적인 경쟁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제품 구색을 다양하게 갖춰야 할 필요도 있고 남이 할 때 동참하면 허가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2023년 9월 2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229 품목이 난립한 것은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아모잘탄’이 큰 재미를 본 데 따르는 ‘허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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