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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잡는다는 마법의 가루 ‘시서스’ … 그 진실은?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1-10 09:35:47
  • 수정 2020-11-10 19: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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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화효소 억제해 지방 쌓이는 것 막아, 인체 대상 연구결과 미비해 주의 필요 … “하루 권장량 300㎎ 넘지 않도록”
인도 등에서 자생하는 시서스는 많은 햇빛, 21~25도의 기온, 40~70%의 습도에서 잘 자란다.
‘뱃살 빼는 법’, ‘체지방 빼는 법’ 등으로 여러 방송매체에서 ‘시서스’를 소개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붐이 일어나고 있다. 과체중 성인에게 시서스 추출물을 복용하게 했더니 체중과 체지방량, 체질량지수(BMI)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는 실험결과와 허리둘레가 10㎝가량 줄어 복부비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이 매체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서스는 2019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주는 식물성 자연원료로 인정받았다. 포도과(Vitaceae) 덩굴식물로 학명은 시서스 쿼드랑굴라리스 Cissus quadrangularis). 그리스어로 담쟁이덩굴이라는 뜻이다.

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 등 열대 아시아 지역에서 자생한다. 시서스란 이름 외에도 피란다이(Pirandai), 단단한 담쟁이(adamant creeper, 인도담쟁이), 아시사마하라카(Asthisamharaka 인도 발음), 벨트 포도(veldt grape, 벨트는 나무가 적은 아프리카고원을 말함), 악마의 등뼈(devil's backbone), 하드와아드(hadjod 인도발음)  등으로 불린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평균 21~25도의 온도를 유지해주면 잘 자란다. 최적의 습도는 40~70% 정도다.
 
인도 고대 의학서적인 아유르베다에 약용식물로 소개돼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있으며, 영국 식품표준청과 캐나다 연방보건부 등에서 체중조절에 도움되는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시서스가 국내에서 관심을 끈 것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리파제(지방분해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퀘르세틴(quercetin)과 이소람네틴(isorhamnetin)이라는 두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소장에서 흡수하는 지방량을 줄이고 전체 체지방을 감량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서다. 이 성분은 탄수화물 소화효소인 아밀라제의 활동도 억제해 탄수화물 흡수가 잘 되지 못하게 저지한다. 

또 다른 이유는 렙틴(leptin) 저항성이다. 렙틴은 포만감을 조절하는 식욕조절 호르몬으로, 부족할 경우 지방 소모량이 줄고 체내 지방량이 많아지며 과식이나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의 경우 렙틴에 내성이 생기는데 이것을 렙틴 저항성이라고 한다. 렙틴이 많이 분비됨에도 불구하고 배부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렙틴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식욕 억제가 힘들어지는 현상을 ‘렙틴 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시서스 가루가 이러한 현상을 막는다고 알려졌다. 2019년도에 발간된 대체보완의학저널에 따르면 과체중인 36명이 8주간 300mg의 시서스 추출물을 섭취한 결과 아디포넥틴(adiponectin, 염증 억제, 지방산 분해, 지방산 및 포도당 신생 억제 등의 작용을 함)이 36.2% 증가했다. 또 과도하게 분비되던 렙틴의 분비량도 28.9% 감소했다. 이처럼 시서스 가루는 비만의 원인인 호르몬 불균형을 정상화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은 세로토닌, 렙틴, 아디포넥틴 등의 불균형이나 저하로 볼 수 있다.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면 당 섭취 욕구가 상승하고, 렙틴이 고장나면 폭식을 유도한다. 아디포넥틴 저하는 지방의 체내 축적을 가속화한다. 이들 호르몬의 장애가 뚱보를 유발한다. 
 
라면에 떡을 넣어 먹고, 떡볶이에 김밥·순대를 곁들이는 한국인에게 ‘신의 가루’라고 칭송받는 이유다.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소화효소가 이를 당으로 분해하고,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이 온다. 시서스는 소화효소의 분해 작용을 억제해 지방으로 쌓이는 것을 막는다.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를 억제해 몸에 들어온 탄수화물을 밖으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따뜻한 물에 시서스 가루를 넣어 차로 마시거나 음식이나 샐러드에 가루를 뿌려 섭취하면 된다.
 
이 식물은 지방세포를 죽이는 작용을 할 뿐 아니라 치질, 비만, 알레르기, 천식, 뼈손상, 통풍,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을 치료하는 데 이용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매우 부족해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그나마 가장 많이 연구된 게 뼈와 골다공증에 관한 것이다. 동물 및 인간 대상 연구에서 시서스는 골 손실을 줄이고 골절의 치유 속도를 높이며,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1주간의 연구에서 골다공증을 가진 쥐에 시서스를 공급하면 골물질 합성과 관련된 단백질 생산량이 늘어 뼈 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시험에선 9명이 6주 동안 하루에 3번 시서스를 500mg 복용해 골절된 턱뼈의 치유 속도가 빨라지고 통증과 부기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60명이 3개월간 매일 1200mg의 시서스를 복용하면 골절 치유가 촉진되고 뼈 형성에 필요한 특정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로는 관절 통증을 줄이고 관절염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성관절통증을 가진 29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8주간의 연구에서 매일 3200mg의 시서스를 복용하면 운동으로 인한 관절염이 크게 감소했다.
 
또 시서스를 쥐에게 먹이면 관절 부종이 감소하고 염증의 여러 마커가 감소해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염이 있는 쥐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사용되는 일반 소염진통제보다 부기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한 편이라 시서스의 잠재적 이점을 확인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시서스가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123명이 매일 시서스 1028mg과 녹차, 셀레늄, 크롬을 포함한 다른 보충제를 복용한 8주간의 연구에서 체중과 지방분포를 개선했다.
 
72명이 매일 300mg의 시서스를 복용한 10주 연구에서 연구진은 체중, 체지방, 허리둘레, 혈당,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켰다. 그러나 9가지 연구의 메타분석 결과, 시서스를 다른 보조제와 함께 사용할 때 체중감량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돼 한계가 존재한다. 
 
좋은 면만 있나? … 가스‧설사‧구강건조증‧불면증 등 잠재적 부작용 보고돼
 
식물성 추출물이기 때문에 지시대로 복용만 한다면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아예 없을 순 없다. 가스생성, 설사, 구강 건조증, 두통, 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다. 시서스 가루에는 보통 밀이나 우유, 땅콩의 성분이 함유돼 있어 이들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임신 중일 땐 시서스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아직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따로 없어서다.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시서스가 혈당 수치를 낮춰 저혈당을 초래할 수 있다. 
 
정해진 공식 복용량 없지만 연구 결과 하루 300~3200mg 권장
 
현재 시서스에 대한 공식 권장 복용량은 없다. 대부분의 시서스는 분말, 캡슐, 시럽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대체로 하루 500~1000mg의 복용량을 권장하고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300(3분에 1티스푼)~3200mg의 복용량이 필요하다고 나와 폭이 넓다. 처음부터 고용량으로 먹기보다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양을 늘려가는 게 좋다.
 
해외에서 직구로 구매하는 시서스 분말가루 제품 등은 식약처의 정식 수입검사를 거지지 않고 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거나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제조된 상품일 수 있다. 식약처 인증마크가 있는 것이라야 안심할 수 있다. 

한편 집에서 키우는 반려식물로 시서스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서스는 기르기 쉽고, 공기정화 역할을 하며, 오존의 척도를 알아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시서스의 잎은 오존지수에 따라 색이 변한다. 저농도로 오존이 존재하면 노란색, 고농도로 존재하면 빨간색에 가깝게 잎의 색이 변한다.  
 
식용으로 인기 많은 시서스는 ‘시서스 쿼드랑굴라리스’이고, 오존에 좋은 공기정화 식물로 적합한 종은 ‘시서스 엘렌다니카’(Cissus ellen danica)다. 엘렌 다니카는 이파리 등 모양새가 쿼드랑굴라리스와 완연 다르다. 다만 임산부 및 수유부, 어린이는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시서스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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