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 치료 분야의 글로벌 혁신 기업 박스터는 자사의 혈액투석막 ‘테라노바’가 최근 미 FDA로부터 ‘드 노보(De Novo) 절차’를 통한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29일 발표했다.
테라노바는 중분자(500Da~25kDa) 및 큰 중분자(25kDa~45kDa) 요독 물질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고유량(high-flux) 투석막과 같은 전통적인 혈액투석(HD)대비 혈액 내 더 다양한 분자를 여과해 주는 확장된 혈액투석(HDx: Expanded Hemodialysis) 치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중분자 요독 물질은 신부전 환자의 염증이나 심혈관 질환 유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는 테라노바에 대해 드 노보(De Novo) 절차를 통한 승인을 통해, 고유의 성능 기준을 가진 혈액투석기의 새로운 분류 기준을 신설하게 됐다. 아울러 미국 의료기기 등급에서 효과성과 일정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한 기기 중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승인할 때 드 노보(De Novo) 절차를 이용한다.
투석 분야에서 드 노보가 적용된 예는 거의 없었다. 1997년 드 노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이를 통해 시판허가를 받은 의료기기 가운데 신부전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기기의 비율은 1% 미만이다.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는 기존의 혈액투석 방식과 동일해 간단하게 투석막만 교체하면 구현할 수 있다. 테라노바 투석막이 혈액투석 기기에 장착되면 독특한 고유의 ‘미디엄 컷오프(Medium Cut-Off, MCO)’ 멤브레인은 요독 물질(최대 45kDa)에 대해 높은 투과성과 선택적 여과 기능을 보이며 동시에 필수 단백질과 알부민 수치를 안전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를 통해 제거할 수 있는 용질의 범위를 확장하여 인체의 정상 신장과 유사한 수준의 여과율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90건 이상의 테라노바를 통한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에 대한 임상연구가 실시됐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중분자 및 큰 중분자 요독 물질 제거, 알부민 수치 유지, 만성 염증 및 기타 표준 혈액투석 치료의 부작용 개선 등 삶의 질을 포함한 다양한 임상적 지표가 평가됐다.
마리 겔렌스(Mary Gellens) 박스터 선임의학상무인 박사(신장전문의)는 “일반적으로 환자가 일주일에 3회, 회당 4시간씩 투석을 받는 표준 혈액투석 치료에 있어 투석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이 관리 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만성적 치료 결과가 시간이 지나면 계속 축적되고, 이로 인해 일부 환자의 경우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며 “테라노바를 통한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는 정상적인 신장과 근접한 수준의 여과율을 보일 수 있어 기존 치료옵션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스터는 미국에서 테라노바를 통한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무작위 비교 임상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임상기간동안 172명의 투석 환자가 테라노바 혹은 고유량 투석막으로 24주간 치료를 받았다. 1차 평가변수는 24주차에서 투석 전 혈청 알부민 수치 유지 및 람다(λ) 유리형경쇄(Free Light Chain, FLC) 감소율이었다.
최근 미국신장학회 임상저널(CJASN)에 발표된 해당 임상연구 결과, 테라노바 투석막을 통한 확장된 혈액투석 치료는 유사한 사이즈의 고유량 투석막 대비 람다 FLC와 같은 대표적인 큰 중분자물질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동시에, 혈청 알부민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큰 중분자 요독 물질은 말기 신장 질환 환자에서 높은 심혈관 질병 부담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여러 요독 물질을 말한다. 지금까지 나온 투석기술로는 이를 제거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큰 중분자 요독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투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