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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푸른 보약 ‘은행’ … 먹으면 정력이 불끈?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0-29 07:21:48
  • 수정 2020-11-02 0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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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식 억제‧오줌싸개 개선‧성인병 예방에 효과 … 뇌졸중 및 당뇨병 치료에 도움된다는 연구결과도
가을의 ‘푸른 보약’, ‘불청객’으로 불리는 은행은 장수를 돕는 식품으로 알려져 오고 있다.
가을이 오면 누렇게 변해 떨어지는 은행나무 이파리가 계절의 정취를 깊게 해준다. 하지만 은행 열매는 잘못 밟았다가는 고약한 냄새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아 가을 ‘불청객’이 됐다. 하지만 고약한 냄새와는 달리 은행은 가을의 ‘푸른 보약’이라 불리며 장수를 돕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고치구이에 꽂혀 있는 은행 몇 알은 술맛을 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은행(銀杏, 학명 Ginkgo biloba)은 백과(白果)라고 해서 한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2억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며, 현존하는 식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나무로 최고의 수명을 누린다고 알려져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향교나 마을 어귀 등에 심었던 낙엽교목으로 매우 크고 우람하게 자라며, 5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노란색 열매가 익는다. 요즘엔 가로수나 정원수로도 많이 심는다.
 
은행알은 소량의 시안산 배당체를 함유하고 있고, 고등식물의 성숙되지 않은 종자에서 검출되는 생육촉진 호르몬인 지베렐린(Gibberellin)과 성장을 촉진하고 세포분열을 유도하는 사이토키닌(cytokinin)을 함유한다.

수분이 약 55.2% 들어있고, 주성분인 탄수화물은 약 38.3%, 단백질은 약 5.1%이다. 지방은 적으나 레시틴, 에르고스테롤이 들어있다. 은행알 가운데 ginkgoic acid는 결핵균의 생장을 억제하지만 독성이 매우 강한 편이다. 포도상구균이나 연쇄상구균, 디프테리아균 등의 활성을 억제한다.
 
은행알은 만성 기관지천식의 기침을 억제하고 호흡곤란을 완화한다. 예부터 은행은 폐와 관련한 병에 약효가 뛰어나고 폐 기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 기능을 왕성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결핵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은행씨를 살짝 볶아 한약재로 사용해오고 있다. 만성 기관지염으로 기침과 가래가 심할 때 은행씨를 넣어 약을 처방하면 효과가 좋다.
 
소변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어린아이들의 오줌싸개증을 치료한다. 은행씨를 볶아 설탕이나 꿀에 재워 과자 대용으로 꾸준히 먹이면 서서히 증상이 좋아지고 몸도 튼튼해진다.
 
2017년 12월 방치 중국 쑤저우대학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은행이 ‘뇌졸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64세로 뇌경색이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나지 않은 남녀 뇌경색 환자 336명을 대상으로 은행나무 추출물을 투여했더니 언어장애와 근육 약화 같은 신경 손상이 적게 나타났다.
 
은행알 뿐 아니라 은행잎도 효능이 있다. 은행잎 속에는 플라보노이드와 징코라이드가 들어 있어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고 몸속의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혈전을 녹이는 작용이 강해 은행잎 추출물 성분 약제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보조요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잎이 가장 뛰어난 유효성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독일에서도 수입해갈 정도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은행나무잎 추출물이 2형(성인) 당뇨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푸아드 헤타 신시내티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은행엽 추출물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의 기능을 강화,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좋은 면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면도 있는 법. 은행알을 싸고 있는 과육에는 피부염을 일으키는 은행독소(ginkgotoxin)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은 피부자극제로 피부가 벗겨지게 한다.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경구로 복용하면 구토나 급성사구체신염을 일으키는 칸타리딘(cantharidin)과 비슷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잇다.  칸타리딘은 가뢰, 먹가뢰 따위의 갑각류 곤충에 들어 있는 노란색의 무수산으로, 악취가 나는 독액으로 칸타리스(cantharis 가뢰류 곤충류의 통칭)의 주성분이다. 칸타리스는 최음제로 쓰이기도 하며 대표적인 게 스패니시파리(Spanish fly)의 건조분말이다.
 
은행알은 충분히 가열하지 않으면 메틸피리독신, 청산배당체라는 자연독성물질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적게 먹으면 신체에 큰 영향은 없지만 다량 섭취하면 소화불량이나 속쓰림, 청산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성분을 어린아이가 많이 섭취할 경우 발작이나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은행알의 복용량은 어린애가 7~150알이고, 성인은 40~300알로 개인차가 있다.
 
중독이 일어나는 시간도 식후 1시간에서 12시간으로 매우 다양하게 반응하고 있다. 은행알을 먹고 나서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나이가 어릴수록, 체력이 약할수록, 복용량이 많을수록 더 심하게 나타났다. 
 
은행알을 먹고 나서 나타날 수 있는 중독증상은 구토, 정신혼미, 체온상승, 호흡곤란, 얼굴색이 검푸르게 변함, 동공의 축소나 산대, 빛에 대한 반응이 무뎌짐, 복통과 설사, 전체 백혈구 및 그 중 호중구의 증가 등이다.
 
소수의 증례에서는 말초신경의 기능장애가 일어나기도 했고, 양쪽 다리에 완전히 이완성 마비가 나타났다. 촉각과 통각이 일부 소실될 수도 있다.
 
은행열매의 껍질은 강한 냄새와 독성을 지니고 있어 동물들이 날것으로 먹을 수가 없다. 종족 보전을 위해 껍질에 독을 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과육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다만 평소에 알레르기 체질이라면 주의할 필요는 있다. 

특히 오줌싸개 아이들에게 은행알을 과도하게 먹여서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무리하면 안 된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하루에 80개(약한 체질) 혹은 150개(건강한 체질) 이상 먹지 않으면 괜찮다”며 “가급적 삶거나 구워서 먹으면 유독 성분이 날아가고 생으로 먹을 경우에는 10개를 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으로 심할 때 나타나는 게 중추성 마비이지, 보통 우려할 수 있는 것은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인후 자극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행인수(杏仁水)라 하여 은행껍질 삭힌 물을 희석해서 마시면 예부터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염화암모늄 같은 성분이 함유돼 가래를 삭히고 호흡기관 점막의 점액분비를 늘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요법으로서 알레르기 체질이 아닌 사람이라면 한번 시도해볼 수 있다. 


은행나무에 대해 궁금한 토막 이야기
 
-길가에 떨어진 은행 먹어도 안전할까?
서울시청 조경관리팀 관계자는 “매년 보건환경연구원에 은행 열매의 중금속 등을 검사하는데 이제까지 한번도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며 “안전하기 때문에 먹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길가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 가면 잡혀 간다?
은행을 단순히 주워가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단 나무를 흔들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가지를 부러뜨리는 등 인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왜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쓰이는가?
은행나무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해 정화하는 능력이 좋고 병충해에 강하다. 껍질이 두껍고 코르크질이 많은 나무라 화재에 강해 방화수 역할을 할 수 있다. 은행나무의 화력은 참나무 등 다른 나무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중국인들은 ‘불을 먹는 나무’, 일본인들은 ‘물을 뿜어내는 나무’라고 부른다. 

 
-은행을 먹으면 정력이 좋아진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비타민C, 베타카로틴, 에르고스테롤(비타민D2), 레시틴 등이 정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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