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성과 신속 대량생산 낙관, 연말 2월 임상결과 전 입도선매 … 내년 1분기 3상, 사후 예방효과 및 백신 공백 노려
로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감염질환 전문 신약개발 제약사인 아테아파마슈티컬스(Atea Pharmaceuticals)에 3억5000만달러 선불금을 주고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인 ‘AT-527’의 미국외 라이선스를 사들였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로슈는 미국 시장 이외의 판권만 획득한다. 미국 판권은 아테아에게 남아 있지만 필요할 경우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테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옵션을 달아놨다.
아테아는 지난 5월 20일 베인캐피탈생명과학(Bain Capital Life Sciences)이 주도한 시리즈 D로 코로나19 치료제 등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2억15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아테아의 설립자인 장피에르 소마도시(Jean-Pierre Sommadossi)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정’(Sovaldi, 성분명 소포스부비르 Sofosbuvir) 개발자로 최근 수 년간 C형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몰두해왔다.
AT-527는 퓨린 핵산 프로드럭으로, 바이러스 RNA 중합효소를 방해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전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C형간염 치료제로 개발하던 중 코로나19로 방향을 바꿨다.
지난 5월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2상에 착수해 올 연말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내년 1분기에는 3상 시험이 예정돼 있으며 코로나19 노출 후 사후 예방 여부도 평가한다.
로슈는 2상 결과를 봐야 명확하게 AT-527의 성공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을 텐데 이미 중간결과를 통해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 약보다 더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용이하며 경구용으로 투여하기 편하다는 데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내년 봄에 코로나19백신이 출시돼 예방접종이 이뤄지더라도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또한 불완전한 부분 예방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치료제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로슈는 초기 코로나19 환자를 겨냥하고 코로나19에 걸린 후 사후 예방에 치중하는 개발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쉽게 약에 접근하고 초기 증상이 중증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약을 구상 중이다. 마치 인플루엔자 독감 예방 및 치료약으로 ‘타미플루’가 큰 성공을 거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를 통해 치료결과를 향상시키고 환자의 건강 위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포석이다.
이와 함께 로슈는 지난 8월에 리제네론의 중화항체 치료제인 REGN-COV2의 미국외 판권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대항해 재래식 경무기와 중후한 무기까지 다 갖춰보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