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서울대병원 교수, 200만원 이상 대비 남성 약 6.2배, 여성 6.5배 높아 … 우울증, 소득, 자살충동 복합적 관계
직업이 없는 남성은 우울증 위험이 2.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1.28배에 불과했다. 남성은 월급이 200만원 이하일 때는 자살충동이 6.17배 이상 높아졌고 여성도 6.45배 수준이었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전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전인적 건강과 소득, 직업유무가 우울증·자살 충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전인적 건강이란신체적·사회적·정신적·영적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뜻한다.
연구에 따르면 전인적 건강(신체적·사회적·정신적·영적 건강), 소득, 직업 유무는 남녀의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영적 건강이 나쁘다고 평가한 남성은 좋다고 생각한 남성보다 우울 위험이 각각 약 4.7배, 5.5배 높았다. 여성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나쁘다고 평가한 여성은 좋다고 평가한 여성보다 우울 위험이 각각 약 2.1배, 3.9배 높았다.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일 때 200만원 이상인 여성에 비해 우울 위험이 4.225배 높았다. 남성은 3.065배 수준이었다.
전인적 건강, 소득, 직업유무는 남녀의 자살충동과도 관계가 있었다. 사회적 건강이 나쁜 남성은 좋다고 평가한 남성에 비해 자살충동이 약 4.9배 높았다.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남성은 200만원 이상인 남성에 비해 자살 충동이 약 6.2배 높았다.
여성은 정신적 건강이 나쁜 경우 자살충동이 약 4.3배 높았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자살 충동이 약 6.4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과 자살 위험이 단순히 정신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치료나 예방을 위해 신체적, 사회적 건강을 포함한 전인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 개인의 경제활동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윤영호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사회적·경제적 취약 계층에서 우울증과 자살 문제 등 건강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 분명한 삶의 의미를 찾는 전인적인 진단과 해법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퀄리티 오브 라이프 리서치(Quality of Life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연령표준화자살률은 24.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국내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