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가장 유력, 애널리스트 성공확률 80% 점쳐 … POGO, 자문위 일부 제약사로부터 컨설팅료 등 수수 폭로
모더나, 이르면 12월 중 허가 긍정 전망 … AZ, 브라질서 피험자 또 사망, 미국 임상 재개에 불똥 튀어
미국 대통령 선거를 12일 앞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오는 22일(현지시각) 백신자문위원회를 소집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자문위원회의 결정이나 추천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FDA는 회의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이미 밝혔으나 백신 조기 승인을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이 강하기 때문에 막판에 어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200종이 넘는 백신이 개발되는 가운데 임상시험에 진입한 백신 후보는 44종이다.
미국에서는 단연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장 먼저 출시될 백신으로 점쳐진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지난 20일 “모더나와 화이자가 22일 FDA 자문위 회의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서 임상 3상 시험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 대변인은 “지금은 데이터를 공유할 때가 아니다”며 “효능과 안전성이나 생산 관련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잘랐다. 그러나 두 회사는 3상 임상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몇 주안에 백신 판매 허가를 FDA에 신청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화이자는 11월 셋째 주 이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11월에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12월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고 mRNA 백신인 BNT162b2 백신 후보를 개발했다. 지금까지 나온 임상시험 예비 결과에서 중화항체와 면역T세포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권투자사 SVB Leerink의 애널리스트들은 “승인 가능성을 80%로 점친다”며 “내년에 35억달러, 내후년 이후엔 14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감시 매체인 Project On Government Oversight (POGO)는 FDA 백신 자문위원인 아르채나 채터지(Archana Chatterjee) 로잘린 프랭클린대 시카고의대 학장 겸 의무부총장(소아과)이 화이자 및 그 계열사로부터 지난해 2만3904달러, 미국 머크(MSD)로부터 1만1738달러, 사노피로부터 1만1480달러를 각각 자문료 등으로 받았다고 21일 보도해 찬물을 끼얹었다. 매체는 2013년 이후 그녀가 챙긴 수수료, 여행숙박비 등은 총 2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 모더나도 mRNA백신인 mRNA-1273으로 지난 7월말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을 시작했다. 1상에서는 젊은 지원자와 노인층 지원자 모두에서 중화항체와 T세포 생성을 이끌어낸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3상 임상에서 당초 피험자 모집 인원의 98% 이상 등록했고 1차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토대로 다음달 말쯤에는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관련 DNA 염기서열을 복제능력이 없는 아데노바이러스(운반체·벡터)에 심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토록 유도하는 ‘ChadOx1 nCoV-19’를 개발했다. 임상 1상과 2상에서 중화항체와 T세포 반응을 모두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난달 영국에서 한 지원자가 설명할 수 없는 이상 증세를 호소한 이후 최종 임상시험이 모두 중단됐었다. 이후 영국, 브라질, 남아공에서는 재개됐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21일 브라질에서 임상시험 도중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또다시 부정적 기운이 감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서 3상 시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백신후보인 ‘AD26.COV2-S’는 다양한 국가에서 무려 6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유사한 기전의 백신으로 2회 투여하는 다른 제약사 백신과 달리 1회 투약 만으로도 높은 수준의 면역반응을 이끌어냈다는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설명되지 않는 부작용이 보고돼 임상시험이 모두 중단됐고 현재 안전성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이외의 나라에선 중국 시노백의 ‘코로나백’(CoronaVac)이 중국,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수 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최종 임상시험 결과는 11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7월 중국 정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비활성화된 약독화 사균 백신이다.
러시아 가말레야연구소의 ‘스푸트니크 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2개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돌연변이 신종 코로나에 대한 내성을 줄이기 위해 이같이 고안됐다. 최종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채 러시아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76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전원 항체가 형성됐으나 모집단이 작고 젊은 연령층 위주여서 노인층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