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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엑스탄디·탈제나 성공시킨 前 메디베이션 CEO, SPAC 통해 5억달러 상장 성공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0-22 15:19:13
  • 수정 2020-10-22 20: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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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창업한 누베이션, 파나세아 SPAC과 합병, 총 자본금 8억5000만달러, 스타트업으로선 이례적으로 큰 돈
액소반트서 치매 신약 3상 실패 후 부활 … 내년부터 뇌종양 임상 시작, 췌장암 등 총 6개 신약개발 추진
 
전직 메디베이션(Medivation) 임원들이 경영하는 미국 뉴욕시의 항암 치료제 스타트업인 누베이션바이오(Nuvation Bio)가 기업인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SPAC)와 거액의 합병을 통해 5억달러 규모의 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생명과학 투자회사 에코R1캐피털(EcoR1 Capital)이 설립한 기업인수목적회사인 파나세아애퀴지션(Panacea Acquisition)과 합병한다.
 
이번 거래의 일환으로 미국 보스턴의 피델리티(Fidelity Investments)와 미국 뉴욕시의 디어필드(Deerfield Management)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5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주당 10달러에 주식을 사들인다.
 
이로써 누베이션과 파나세아가 이미 가지고 있던 자본금 3억5000만달러에 더해 5억달러가 더해지면서 8억5000만달러라는 거액의 자본금을 확보하게 됐다. 스팩으로 성장한 기업이긴 하지만 새로 상장한 바이오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큰 자본금이다.
 
에코R1의 SPAC인 파나세아는 누베이션과 합병 후 누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며, 이번 계약은 내년 초에 절차가 종결될 예정이다.
 
누베이션은 유치한 자본금으로 최대 6개의 항암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가장 개발이 진전된 것은 다양한 유형의 뇌종양을 겨냥한 복합제 신약으로 2021년 1분기부터 시험을 시작한다. 이밖에 췌장암, 급성골수성백혈병, 호르몬 유발성 암에 대한 치료제 등이 개발 중이다.
 
메디베이션을 창업해 성공하고 다시 누베이션을 세워 재기를 노리는 데이비드 헝(David Hung). 사진 출처 누베이션 홈페이지
이번 거래의 중심은 메디베이션을 창립한 데이비드 헝(David Hung)이다. 그는 2003년 메디베이션을 창립해 4억4000만달러를 주식시장공개(IPO)에서 조달했다.
 
2016년 바이오테크 업계의 정상에 있었다. 당시 메디베이션은 전립선암 치료제인 ‘엑스탄디’(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 Enzalutamide)의 성공적이고 빠른 개발에 성공했고 두 번째 신약인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탈제나’(Talzenna 성분명 탈라조파립, talazoparib)는 빈틈 없는 족집게 인수를 통해 획득한 품목으로 역시 성공을 거뒀다.
 
이로써 메디베이션은 이를 탐내는 화이자에 의해 143억달러에 인수됐다. 당시 사노피는 93억달러는 공격적 입찰가를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몇 달 동안의 공개적이고 경쟁적 경매 끝에 2016년 8월 22일 화이자가 143억달러에 덥썩 메디베이션을 안았다. 주식투자 수익률로 치면 메디베이션은 210배에 달하는 대히트였다.
 
데이비드 헝은 하버드대 생물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에서 ‘알파오메가알파’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사후 임상의로서 혈액종양학, 중개의학을 수련했고 분자생물학 등 기초과학 연구과정도 동시에 밟았다.
 
엑스탄디는 아스텔라스와 공동 마케팅을 하면서 화이자는 수익금의 일부를 챙기고 있다.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저해제인 탈제나는 2018년 10월에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됐다.
 
이후 데이비드 헝은 미국 뉴욕의 액소반트사이언스(Axovant Sciences)의 CEO로 관심을 모았으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으로부터 도입한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인 인테피르딘(intepirdine)이 2017년 9월과 12월 연거푸 3상 임상에서 실패하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주가가 폭락하고 구조조정이 뒤따르며 헝 회장은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SPAC을 통한 데이비드 헝의 주식시장 복귀는 위험하면서도 흥미로운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난치성 암에 대한 실험적인 의약품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후 헝은 메디베이션에 재직했던 다른 이사들을 다시 불러모아 암 치료제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재정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제2의 정점을 향해 도약할 태세다.
 
누베이션은 작년에 헝과 전직 메디베이션 화학자들이 발견한 여러 실험용 암 프로그램 파이프라인을 선전하며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A로 2억7500만달러를 모금했다. 당시 자금 조달에 참여한 에코R1은 훨씬 더 큰 투자그룹과 팀을 이뤄 누베이션에 총 8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기반을 제공했다.
 
이들 기업과 투자회사들은 대다수 바이오테크들이 의존하는 초기 주식 제공에 대한 대가로 SPAC으로부터 자본을 얻는, 한 때 떳떳하지 못한 대안을 이번에 활용했다.
 
SPAC는 대상 회사를 인수 혹은 합병을하기 위한 자금을 들이붙고 결합된 주체들을 거래소로 가져가 상장하기 위해 허용된 법인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걱정 없이 상장할 수 있으며, 초기 투자자들은 더 큰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SPAC는 꽤 오랫동안 존재해 왔지만, 최근에야 기술산업에서 탄력을 얻었다. 2020년에만 150개 이상의 SPAC IPO가 발생하여 570억달러 이상의 조달했다.
 
이 트렌드는 바이오테크에도 영향을 미쳐 다수의 투자자들이 SPAC를 만들었다. 이 중 RA 캐피털(RA Capital), 디어필드 매니지먼트, 퍼셉티브어드바이저스(Perceptive Advisors), 캐스틴캐피털(Casdin Capital) 등이 대표적이고 일부는 바이오테크 회사들을 인수·합병했다.
 
예를 들어 퍼셉티브는 최근 SPAC를 사용하여 신경계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세레벨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인수하고 4억4500만달러를 유치했다. 포리사이트캐피털(Foresite Capital)의 SPAC는 제미니테라퓨틱스(Gemini Tehrapeutics)를 인수하고 9500만달러의 자본금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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