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산후출혈은 분만방법과는 별개로 산후 24시간 이내 출혈량이 500mL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대략 산모용 패드 2개가 다 젖을 정도의 양이다.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수반되지 않으면, 임산부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2009~2018년)의 모성사망자수는 연평균 49.8명으로 그 중 20~30%는 산후출혈이 사망 원인이다.
출산 후 오로와 산후출혈 구분 필요 … 12주 내 잦은 출혈, 병원 찾아야
산후출혈은 크게 분만 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1차성과 24시간~12주 이내에 발생하는 2차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궁 또는 산도손상, 자궁수축부전, 잔류태반, 혈액응고장애가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영주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출혈이 지속되면 혈압이 떨어지는 동시에 맥박이 빨라지며 어지러움, 식은땀,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다”며 “출혈량이 많을수록 증상의 정도가 심해지기 때문에 출산 후 오로로 가볍게 생각하기보다는 의심이 된다면 지체 없이 전문 의료진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후 출혈의 원인중 하나인 자궁수축부전은 출산 후 자궁수축으로 발생하는 자궁근육에 의한 혈관압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다산모, 다태임신, 거대아, 자궁근종이 있는 임산부에게 많이 관찰된다. 이외에도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색전증이 있거나 임신 전 혈액응고장애를 겪고 있는 임산부라면 지혈의 어려움으로 산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분만 후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 원인 다양해 정확한 진단 필요
산후출혈은 분만 후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으로 가장 먼저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을 파악해야 한다. 정확한 출혈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대표적인 4가지 발생원인(자궁수축부전, 자궁 또는 산도손상, 태반관련, 혈액응고장애)에 대한 검진을 전문 의료진이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
자궁을 만져 수축강도를 파악하고 골반진찰을 통해 산도손상을 확인한다. 또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병행해 자궁 내 이상여부 및 응고장애 여부를 평가한다. 만약 원인에 대한 처지에도 산후출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 시술 혹은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이영주 교수는 “통상적으로 시행되어왔던 시술은 출혈이 있는 자궁 내에 풍선이나 지혈거즈를 넣는 방법으로 성공률은 대략 75~86%정도며 최근에는 자궁동맥색전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퇴동맥을 통해 자궁에 혈액을 공급하는 자궁동맥에 접근, 지혈제제를 직접 주입하여 막는 시술로 합병증은 매우 적은 반면 성공률은 90%이상”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병원은 산후출혈 전담팀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의 협진을 통해 산후출혈의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자궁동맥색전술이 언제든지 가능토록 영상의학과 인터벤션팀과 원활하게 협진하며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