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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르 부작용 알고도 허가 논란 … 식약처 “부작용 예방 가능”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09-28 22:14:54
  • 수정 2020-10-06 16:3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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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등 전세계 임상 사례 속 국내서도 부작용 속출
코로나19 치료제로 첫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또 다시 부작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신약인가, 치료효과 없는 ‘물약’인가?
 
지난 5월 초 유효성 입증 미흡 등 논란을 무릅쓰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 첫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또 다시 부작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정감사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서 실시한 3상 임상단계에서 렘데시비르의 부작용을 알고도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렘데시비르는 본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신약후보물질로 막상 항(抗)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는 적응증을 받지 못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지난 봄 전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회복 기간을 약 31% 줄이는 효과를 보여 주목받았다. 이에 식약처는 품목허가 없이도 긴급히 도입해 치료에 사용하기 위한 제도인 ‘특례수입’ 제도를 통해 렘데시비르를 국내에 공급했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료원에서 3월 27일부터 6월 25일까지 실시한 3상 임상 단계에서 ‘심박수 감소’라는 부작용을 확인했지만 이를 알고도 7월 24일 치료제 사용을 허가했다고 28일 지적했다.
 
당시 식약처는 7월 렘데시비르 사용을 조건부 허가하면서 “그동안의 전임상시험 문헌자료와 임상시험 중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7일까지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 274명 중 16명이 사망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환자에게서 간 수치 상승, 피부 두드러기 및 발진, 심장 심실 조기 수축 등 이상반응을 확인했다.
 
이에 식약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이상 반응은 주사 시 과민반응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라며 “약을 천천히 주입하면 예방할 수 있으며,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는 별도의 조치 없이 회복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심박수 감소’는 허가사항 중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부작용이 없는 약은 없겠지만 국내 임상과정 상 부작용이 발생했다면 그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한다”며 “코로나19 중증 환자 중 고령자가 심혈관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렘데시비르는 부작용 및 약가와 관련해 논란이 끊임없이 나왔다. 이달 25일 미국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코로나19 환자를 적응형(adaptive : 환자를 관찰하면서 상태에 따라 약용량을 조정 또는 투여 중단),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군, 경증~중등도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한국 등 세계 100군데 병원에서 시행한 3상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 투여군은 심장 관련 부작용, 호흡곤란과 호흡기부전, 급성간손상, 저혈압이 등 심각한 부작용 발생 비율이 21%였고, 위약군은 27%였다. 기타 헤모글로빈 농도 저하(빈혈증), 발열, 혈중 글루코스 농도 증가(고혈당) 등이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흔하게 나타났다.
 
지난 7월 27일에는 길리어드가 전세계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렘데시비르를 5일 또는 10일 투여요법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각각 70%, 74%의 부작용이 발생됐다. 전사유 사망률은 각각 10%, 13%였다. 전체 렘데시비르 투여군의 심각한 부작용은 호흡곤란이나 호흡기부전(21%), 패혈성 쇼크(35%)을 비롯해 어지럼증(10.9%), 급성호흡기부전(6.11%), 간 염증 수치(ALT) 증가(6.8%), 변비 (7.7%) 등이 나타났다.
 
미국 FDA는 지난 5월 1일 렘데시비르가 중등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에서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긴급 승인 당시 렘데시비르는 산소공급이 필요한 중증 환자에서만 회복기를 15일에서 11일로 4일 정도 줄이는 효과를 보여 폭넓은 유효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왔는데 지난 8월 21일 ‘미국의사협회학술지(JAMA)’에 게재된 중등도 코로나19 환자 58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3상 무작위 임상 결과도 별다를 게 없었다.
 
지난 4월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임상결과가 부정적’이라는 초안이 올라오기도 했다. 초안은 중국 내 중증 코로나19 환자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해 투약하지 않은 환자 79명과 비교한 임상 보고인데, WHO는 유출된 초안을 통해 “렘데시비르 투여가 환자 증상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렘데시비르 투약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길리어드는 임상시험이 초기에 종료돼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보도 내용을 적극 반박, 사태 무마에 나섰다.
 
지난 7월 책정된 렘데시비르 약가도 미국내에서 논란이 됐다. 약값이 1병(바이알)당 공공보험 가입자는 390달러(약 47만원), 민간보험 가입자는 520달러(약 63만원)로 지난 6월 29일(현지시각) 책정되자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길리어드의 탐욕은 멈춰야 하다”며 “길리어드의 150억달러가 넘는 순자산은 부분적으로 렘데시비르와 같은 기존 파이프라인에서 나온 이윤으로 축적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약가 정책에 종종 쓴소리를 하는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Public Citizen)은 렘데시비르의 약가와 관련 “오만함의 방자한 전시(offensive display of hubris)”라며 “공공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 트위터를 통해 “3000달러 이상이 드는 코로나19 렘데시비르를 개발하는 데 납세자가 7000만달러(임상시험 비용 면세 혜택)을 지불했기 때문에 공공성의 영역에 둬야 한다. 그러나 빅파마는 강탈로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길리어드에게 트위터를 해 약가가 조정되도록 창피를 주자”고 직격했다.
 
목소리 높은 환자단체인 ‘Patients For Affordable Drugs’(경제적으로 감당할 만한 의약품을 바라는 환자들)는 길리어드를 “COVID-19 팬데믹을 틈 탄 이익착취자(profiteer)”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의 대표이자 설립자인 데이비드 미첼(David Mitchell)은 길리어드의 해명 대신 개발에 소요된 비용내역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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