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새집에서 터전을 마련한다면 공기질에 신경써 ‘새집증후군’(sick house syndrome)에 대비해야 한다. 새집증후군은 새아파트나 신축건물 등에 입주할 때 실내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를 뜻한다.
2004년 환경부가 경기도 의정부 소재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 6개 세대 중 4개 세대에서 포름알데히드 오염도가 기준치를 넘어서 검출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고 수치로는 기준치인 0.1mg/㎥의 6배인 0.60.1mg/㎥까지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대표적인 실내오염물질이다. 주로 단열재, 합판, 섬유, 가구 등 접착제로 사용되는 포르말린에서 유출된다. 최초 방출 후 양이 절반으로 줄기까지 2~4년이 걸린다. 그만큼 장기간에 걸쳐 방출된다. 동물실험에서 코에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확인됐으며 눈·코의 자극, 어지럼증, 피부질환 등을 유발한다.
포름알데히드 오염도는 세대의 위치, 넓이, 구조에 따라 다르다. 주로 작은 평형, 고층, 높은 온도와 습도에 놓여 있을 때 오염도가 높아진다. 작은 평형은 오염물질이 방출되는 표면적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벤젠, 톨루엔, 아세톤, 클로로폼 등도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위험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이다.
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상온에서 가스형태로 존재하는 유기화합물을 말한다”며 “밝혀진 숫자만도 수백 종에 달하며 접착제 등에서는 최고 10년까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새집증후군 개선을 위해서는 공기질에 신경써야 한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2~3일 간은 보일러 온도를 높이고, 습도가 높은 환경을 만들어 유기화합물이 충분히 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충분히 환기해 방출된 유기화합물을 날려야 한다.
실내 공기도 수시로 환기해야 한다. 공기가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진다. 환풍기가 있을 때는 5cfm(1분 당 약 140L의 공기 환기) 이상의 환기가 이뤄지도록 한다. 가정집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정화 기능이 있는 것을 활용해야 한다.
각종 미생물, 곰팡이에 의한 오염도 새집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가습기는 매일 청소해야 하며 오래된 타일, 에어컨 필터 내 바이러스나 곰팡이는 치명적일 수 있어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고기동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내 인테리어나 가구, 장식 등을 잘 갖춘 곳일수록 많은 양의 내장재가 사용된 만큼 더욱 심각한 오염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집증후군을 피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실내 내장재, 자연 소재를 사용한 인테리어 용품을 선택해야 한다. 30분 동안 실내 공기를 측정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당 0.2mg, 포름알데히드가 0.05mg 이하인 내장재를 사용한다.
한국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적은 순서에 따라 SE0, E0, E1, E2의 등급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등급의 내장재를 사용하면 된다. 건축자재도 1시간 동안 배출하는 오염물질이 ㎡당 40mg을 넘지 않는 것을 사용한다.
새 아파트나 신축 건물이 아닌데도 실내에 머물 때 컨디션이 나쁘다면 밀폐건물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실내공기를 배출하는 등 실내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창문을 통한 규칙적인 환기, 중앙식 환기 강화, 금연구역 확대 등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채광, 온도(16~20도)와 습도(40~60%), 환기와 공기정화 등 환경을 최대한 자연환경에 가깝게 조절하는 게 좋다. 하지만 완벽한 실내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여건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