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아미릭스파마슈티컬스(Amylyx Pharmaceuticals)의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일명 루게릭병) 치료 신약후보인 ‘AMX0035’가 뇌 뉴런의 내부 작동을 보조함으로써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개월에 걸쳐 2상 임상을 진행한 결과 AMX0035를 복용한 환자들은 걷고, 옷을 입고, 먹는 일상능력을 측정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기능평가척도(Revised ALS Functional Rating Scale, ALSFRS-R)에서 점수 감소폭이 위약 대비 낮은 결과를 보였다.
ALSFRS-R은 12개 범주에 걸친 점수를 더한 48점 만점 기준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기능이 원활함을 의미한다. 임상 결과 AMX0035 복용군은 매월 1.24포인트를 잃는데 비해 위약군은 1.66포인트를 잃었으며 이는 24개월 이후 2.32포인트 차이로 이어졌다. 이 결과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게재됐다.
아미릭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저스틴 클리(Justin Klee)는 “ALSFRS-R의 항목들을 보면 왜 1점만 떨어져도 일상에서 큰 기능 차이를 보이는지 알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언어구사 능력을 보면 불편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아예 말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기능이 빠르게 떨어지거나, 식사 능력은 (씹고 소화시키기 어려워) 음식의 종류를 바꾸는 수준에서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는 기능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피력했다.
신물질의 효과는 기준의 모든 범주에서 나타나 모든 신경계에 작동한다고 입증했지만 특히 제일 민감한 범주는 소근육 운동로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물질은 이밖에도 환자들의 폐 기능과 근력의 감소 속도를 낮춰 병원 입원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라시보와 비교하면 심각한 부작용 빈도는 낮았으며 안전성은 대등했다.
AMX0035는 필수 단백질을 세포 안에 올바르게 삽입하는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 증강제인 소듐 페닐부티레이트(Sodium Phenylbutyrate)와 뉴런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를 보호하는 타우루소디올(Taurusodiol)의 복합제이다.
“신약과 플라시보는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승인된 치료제와 동시에 투약됐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력해 AMX0035를 환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아미릭스의 다른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조슈아 코헨(Joshua Cohen)은 말했다.
이같이 고무적인 소식에 미국 루게릭병협회(ALS)와 루게릭병 환자단체인 ‘I AM ALS’는 2일(현지 시각) 공개한 탄원서에서 아미릭스와 FDA가 이 약이 모든 루게릭병 환자들의 치료 옵션으로 긴급히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미릭스가 AMX0035를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해 우선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고 사후 3상 확증 임상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 신약이 출시될 때까지 접근성을 높여 AMX0035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ALS 협회는 AMX0035 연구를 위한 자금으로 아미릭스에 75만달러, Northeast ALS (NEALS) 컨소시엄에 14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들 후원금은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통해 모금됐다.
AMX0035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과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별도의 2상 시험이 이번 여름 피험자 등록을 마쳤으며 아미릭스는 임상 결과를 2021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