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한국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발병 연령대까지 낮아져 우려된다.
출산을 하지 않거나 30대 이후에 출산하면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져 젊은 연령에도 유방질환을 겪을 수 있다. 초경을 빨리 하거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도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암 진행에 따라 전절제술‧부분절제술 선택 … 로봇수술‧동시 재건‧보형물 선호
유방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은 전절제술과 부분절제술로 나눌 수 있다. 전절제술은 전통적인 방법으로 종양뿐만 아니라 유선조직을 전부 제거한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암이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을 때 시행한다.
부분절제술은 유방의 일부분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절제 범위가 작을수록 유방 형태 변형과 흉터가 작다. 흉터가 크지 않으며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다.
최근 최소한의 절개로 빠른 회복과 합병증 발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는 로봇수술이 선호되고 있다. 건국대병원에서는 로봇 유방암절제술을 올해 초부터 본격 시행했다.
유영범 건국대병원 유방암센터 교수는 “로봇수술은 기존 절개수술보다 흉터가 작기 때문에 미용적인 효과가 우수하며, 고해상도 카메라를 통해 선명하고 입체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기구로 접근해 수술하므로 조직 손상을 줄이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방암을 절제하면서 동시에 유방을 복원하는 재건술을 함께 시행하는 게 선호된다.
유 교수는 “유방절제수술 후 변화된 신체 때문에 환자들이 스트레스나 우울감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종양 제거와 유방 재건을 동시에 진행하면 수술 후 환자가 느낄 상실감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재건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보형물을 넣는 방법과 환자의 복부나 등의 근육 등 자가조직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과거에는 자가조직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직을 채취하는 수술을 거쳐야 하는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보형물을 선호하는 추세다.
항암치료 후 안정기엔 출산 가능… 수술 후엔 여성호르몬 줄이는 생활습관 필요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싹’을 잘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흔한 유방양성종양에서 크기나 모양이 변하는 등 암이 의심되는 양상이 나타나면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유두종, 엽상종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크기와 상관없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유영범 교수는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데,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며 “초경을 빨리한 여성이나 폐경이 늦은 여성들이 위험군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과 출산, 수유 기간 동안 여성호르몬 분비가 멈추기 때문에 유방암 발병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방암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가족력과 별개로 유방암 및 난소암 발생률을 높이는 BRCA 유전자를 보유한 여성도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유방암 환자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유방암 수술 후 임신과 수유가 가능한지 걱정하는 이가 늘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거치는 등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 2~3년만 견디면 충분히 임신과 수유가 가능하다.
유방암 수술 후 재활도 중요하다. 재활치료로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을 습관화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강도가 센 운동보다 점진적으로 운동강도를 올리는 게 추천된다.
유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재발을 가장 많이 우려하는데, 수술 후 5년에 이르기까지 6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재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기간은 수술 후 3년 이내로, 이후에는 재발 위험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을 치료한 환자들은 꾸준히 추적관찰하고 항호르몬요법 등을 통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체내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는 습관을 지니도록 한다. 예컨대 과다한 음주는 체내 에스트로겐 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