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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다발성경화증 치료 ‘케심프타’(오파투무맙), 피하주사 제형 최초로 FDA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8-23 22:36:13
  • 수정 2022-11-04 00: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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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지오 대비 연간재발률 51~59% 감소, 뇌내 병변 발생 94~98% 감소, 상대적 질병 위험 34.4% 내려
오는 9월 시판 예정인 노바티스의 재발성 다발성경화증(RMS) 치료제 ‘케심프타’ 자가 정맥주사제
노바티스의 재발성 다발성경화증(relapsing multiple sclerosis, RMS) 치료제 ‘케심프타’(Kesimpta 성분명 ofatumumab 오파투무맙, 코드명 OMB157) 피하주사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취득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오파투무맙은 2009년 10월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 치료제로 처음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아르제라주’(Arzerra 성분명 오파투무맙, ofatumumab)란 브랜드로 10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판매돼왔으며 정맥주사로 의료인이 놓게 돼 있다. 국내서도 특정 CLL 치료제로 허가받았다가 자진 취하했다. 글락소스마스클라인과 덴마크에 소재한 젠맙(Genmab)이 개발한 이 약은 2015년 12월 노바티스에게 권리가 양도됐다. 

이번에 10년 만에 다발성경화증으로 옷을 갈아 입게 됐고,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CD20 단일클론항체로는 처음으로 자가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제(SC)로 등장해 경쟁약들을 제칠 우위를 확보했다. 환자는 가정에서 월 1회 ‘센소레디’(Sensoready)란 자가주사용 펜을 사용해 스스로 피하주사할 수 있다.

이번에 승인된 적응증은 성인 환자에 국한되며 임상적 단독증후군(clinically isolated syndrome, CIS), 재발성 완화성 다발성경화증(relapsing remitting multiple sclerosis, RRMS), 2차성 진행성 다발성경화증(second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SPMS), 원발성 진행성 다발성경화증(primary 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PPMS) 등을 포괄한다. 

이번 적응증 승인은 케심프타가 사노피의 경구용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오바지오필름코팅정14mg’(Aubagio 성분명 테리플루노마이드, teriflunomide)보다 재발 횟수가 감소하고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을 보여준 데 따라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당하게 1차 치료제가 됐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은 ‘ASCLEPIOS Ⅰ’ 및 ‘ASCLEPIOS Ⅱ’ 3상 연구다. 이중맹검, 무작위 배정, 다의료기관(37개국 350개 병원) 연구로 케심프타 20㎎을 매월 한번 피하주사하고 이를 오바지오 14mg을 매일 경구 복용하는 것과 비교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1882명이었고 18~55세의 나이 분포를 이뤘고 확장판장애상태점수(Expa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가 0~5.5점 사이에 있었다. 1차 평가지표인 연간재발률(annualized relapse rate, ARR)은 ASCLEPIOS Ⅰ 및 ASCLEPIOS Ⅱ에서 각각 오바지오 대비 51%(0.11 vs 0.22), 59% (0.10 vs 0.25)씩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개월 증상 진행 확진(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 CDP) 기준으로 케심프타는 상대적 질병 위험을 34.4% 낮췄다. 가돌리늄 확장조영술 양성(gadolinium-enhancing Gd+) 뇌내 T1 병변 및 신규 또는 확대 T2 병변 발생 건수가 ASCLEPIOS Ⅰ 및 ASCLEPIOS Ⅱ에서 각각 98%, 94% 줄어드는 등 오바지오 대조군에 비해 괄목할 만한 감소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시험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웨일(Weill)신경과학연구소의 스티븐 L. 하우저(Stephen L. Hauser) 소장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케심프타 승인은 경이로운 뉴스였을 것”이라며 “임상시험에서 새로운 뇌병변이 심층적 감소, 재발률 낮춤, 기저증상의 진행속도 둔화를 통해 혁신적인 치료제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감이 갈 만한 안전성 프로필과 월 1회 주사라는 내약성 덕분에 환자들은 병원에 갈 필요없이 가정에서 자가주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관리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는 장애의 진행속도를 늦춰 신경계 기능을 유지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몇몇 질환조절용 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ies, DMTs)가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 여전히 다수의 재발형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서 증상 활성이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고효율(high-efficacy) 치료제를 조기에 사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대한 치료효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어 왔다.

전미 다발성경화증학회(National MS Society, NMSS)의 브루스 비보우(Bruce Bebo) 연구담당 부회장은 “다발성경화증이 복잡한 질환의 일종이어서 질환조절제에 나타내는 치료반응에 개인차가 크다”며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나타내고 투여경로 또한 달리하는 다양한 치료대안들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노바티스 제약사업부의 마리-프랑스 취댕(Marie-France Tschudin) 대표는 “다발성경화증 치료에 케심프타가 높은 효과와 안전성으로 환자들의 증상관리에 더 많은 자유를 줄, 의미깊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심프라는 노바티스의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탄생한 위대한 성과물로서, 환자의 증상과 경험을 의미있게 개선하는 맞춤치료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ASCLEPIOS Ⅰ 시험’ 및 ‘ASCLEPIOS Ⅱ 시험’에서 도출된 데이터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이달 6일 ‘다발성경화증에서 나타난 오파투뮤맙과 테리플루노마이드의 효능 비교’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노바티스 측은 다음달 초 미국시장에서 ‘케심프타’의 발매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밖에 세계 각국에서 허가신청서가 제출되었거나, 심사절차가 진행 중이다. 유럽의 경우 내년 2분기경 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바티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오파투무맙은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가장 잘 팔리는 약물인 로슈의 ‘오크레부스’(Ocrevus 오크렐리주맙, ocrelizumab)와 유사한 효능이 있다. 오크레부스는 2017년 FDA 승인 이후 빠르게 1차 치료제로 시장에 안착했지만 지금은 20개 증상조절제(disease-modifying drugs, DMDs)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오파투무맙이 오는 6월에 승인을 받을 경우 이런 DMDs의 한계를 딛고 올라가야 한다.  

다른 경쟁 약물로는 바이오젠의 ‘텍피데라’(Tecfidera 성분명 디메틸푸마르산염 Dimethyl fumarate), 사노피의 ‘렘트라다’(Lemtrada, 알렘투주맙, alemtuzumab)와 올 3월 25일에 승인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의 ‘제포시아’(Zeposia, 성분명 오자니모드 ozanimod)가 있다. 노바티스의 블록버스터 알약인 길레냐’(Gilenya, 성분명 핑골리모드 fingolimod)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테바의 제네릭 ‘코팍손’(Copaxone, 성분명 글라티라머아세트산염 glatiramer acetate)도 있다. 존슨앤드존슨도 지난 3월 19일 포네시모드(ponesimod)라는 약물의 신약승인을 신청함에 따라 시장은 더욱 혼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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