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날씬해지는 수술이라는 추상적인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원하는 부위만을 타깃으로 개선하는 비만치료로 인지되고 있다.
지방흡입은 한 번의 수술로 사이즈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 역사도 오래돼 안전성도 입증됐다. 숙련된 집도의로부터 충분히 상담받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면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수술이라도 체질 등에 따라 받기 어려운 사람이 있다.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서재원 365mc 대구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지방흡입을 받기 어려운 유형에 대해 알아봤다.
콩알레르기 있다면 어렵다?
‘지방흡입 얘기하다 웬 콩?’이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이는 수술보다는 수술에 쓰이는 마취제에 대한 우려에서다. 지방흡입 과정에 앞서 흔히 수면마취제를 활용해 수술에 나선다. 환자의 통증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수면마취제 자체는 안전하다.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 중 지속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해 적정 용량을 사용하면 수술의 질을 높여준다. 다만 아무리 의사가 모니터링을 잘하더라도 환자가 마취제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 사용이 어렵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수면마취제가 ‘프로포폴’이다. 이는 정맥으로 투여하는데 다른 마취제보다 마취 유도와 회복이 빠른 게 장점이다.
하지만 프로포폴 속에는 주성분의 안정성을 높이는 대두유(콩기름), 정제란 인지질(난황)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렇다보니 콩, 땅콩, 계란 등의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과 함께 천식, 아토피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프로포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서 원장은 “프로포폴은 제대로 사용하면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여주는 좋은 약물이지만 알레르기가 있다면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호흡곤란, 저혈압 쇼크, 후두부종 등이 동반되는 중증 알레르기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병력이 있는 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콩 알레르기 여부를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흡입하려는 지방량이 적다면 람스 등 주사로 지방세포를 빼내는 시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허벅지·복부 전체 등 큰 부위에 수술을 받고 싶다면 의사와 상의해 프로포폴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마취제를 골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장질환·폐질환 앓았다면 ‘부담’
지방흡입은 간단한 원리의 시술이나, 지병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장·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지방흡입이 추천되지 않는다. 보통 수술 시 지방세포를 용이하게 제거하기 위해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투메센트 용액’을 지방층에 주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에 문제가 있거나 폐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투메센트 용액을 주입할 경우 호흡곤란·심장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중증 이상 당뇨병 환자, ‘저혈당 쇼크’ 주의
중증 이상의 당뇨병 환자도 지방흡입을 피하는 게 권고된다. 금식 후 마취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
저혈당 쇼크는 급성 당뇨병 합병증의 하나로 혈당치가 70㎎/㎗ 미만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거나 혼수 상태에 빠지는 증상이다. 서 원장은 “처음엔 식은땀이 나고 손이 떨리며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며 의식을 잃을 수 있어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지방흡입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술 전 병력·복용약물 정확히 알려야
지방흡입은 안전한 시술이지만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술에 앞서 집도의에게 평소 복용하는 약물, 병력, 체질 등을 정확히 알려야 하는 이유다. 안전성과 만족도를 높이려면 단순 문진 외에도 수술 전 면밀한 검사로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게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제거할 수 있는 지방량은 어느 정도인지, 수술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있다.
서 원장은 “만약 지병으로 지방흡입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많은 질환이 비만과 연관성이 높은 만큼 건강관리 차원에서라도 다이어트에 나서야 한다”며 “혼자 체중감량이 어렵다면 비만클리닉에서 전문가와 상담해 목표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체중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게 권장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