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같은 신 음식을 먹으면 입 안에 침이 가득 고이게 된다. 뇌가 신 음식이 가지는 산성을 희석시키기 위해 침샘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침이 나올 때마다 턱이나 귀 밑이 붓거나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타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침샘질환의 50% 차지 … 당뇨병 앓는 고령자, 특히 위험
타석증은 침을 생산하는 기관인 침샘(타액선)이나 침샘관에 세균, 이물질, 석회물질 등이 뭉쳐져 침의 통로를 막아 발생한다. 주로 어금니 아래에 위치한 악하선(턱밑샘)에서 흔하게 발병하는데, 이하선(귀밑샘)?설하선(혀밑샘)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타석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탈수로 인한 침의 정체, 침샘관의 염증 및 손상, 칼슘염 침착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요인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타석증은 일반적으로 침샘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병의 약 50%를 차지하며 일반 인구의 약 0.5%에서 나타난다. 특히 커피나 술과 같이 몸에 탈수를 일으키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40~60세 남성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타석증이 생기면 음식을 먹을 때 귀 앞쪽, 턱 밑 등이 부어오르게 된다. 또 어금니가 아프거나 턱밑에서 멍울이 만져지기도 한다. 타석증으로 인한 부기는 침이 많이 분비되는 식사 직전이나 신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심하다.
타석증이 생겨 침샘 내에 침이 고이고 입안의 세균이 거꾸로 침샘쪽으로 침투하면 침샘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 침샘 주위로 염증이 퍼져 목이 심하게 붓거나 목안에 고름주머니가 생기는 심경부감염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을 앓는 고령에서는 매우 위험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침 분비 유도로 작은 타석 배출 가능 … 깊숙한 타석은 내시경으로 제거
식사할 때 귀밑이 부어오르거나 턱 밑에 콩알 크기로 부어오른 종물이 반복적으로 만져지면 타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타석이 큰 경우에는 손가락으로 만질 수도 있다. 이때 침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하면 타석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침은 혀의 앞쪽 바로 밑에는 악하선의 개구부로 분비된다. 여기에 타석이 발생하면 국소마취를 한 뒤 구강 내를 절개해 타석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반면 타석이 침샘관 시작점이나 침샘 내부에 있으면, 전신마취를 하고 초음파로 타석의 위치를 확인한 후 구강 내 절개를 통해 타석을 제거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제거가 어려운 경우에는 경부를 절개해 침샘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조재구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타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침의 점도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깨끗한 구강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타석증을 오래 방치하면 목에 고름주머니가 생기는 등 심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턱이나 목에 부기 또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