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확률이 비 골관절염 환자보다 1.65배 높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조후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 연구팀이 골관절염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과 원인을 밝힌 연구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BMC 공중보건(BMC Public Health, IF=2.567)’ 6월호에 게재됐다. 미충족 의료란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이유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골관절염(Osteoarthritis)은 관절 연골의 손상 및 퇴행으로 관절 주변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통증, 보행장애, 운동제한 등이 뒤따른다.
2026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예상되는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관절염 환자 수는 2014년 440만명에서 2018년 486만명으로 5년 새 10%가량 증가했다.
연구팀은 골관절염이 미충족 의료에 미치는 영향과 매개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2010~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응답자 중 대상자 1만129명을 선정 및 분석했다. 골관절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릎관절과 엉덩관절, 요추관절 등 세 부위에 Kellgren-Lawrence grade (KL grade)를 활용했다. KL grade 2단계 이상일 경우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응답한 환자들을 대상자로 선정했다.
KL grade란 X-레이 사진 상 관절 간격의 감소와 관절의 골극 형성이나 연골 손실 등 이상 소견을 나타내는 지표로 1~4단계(KL grade 1~4)로 분류한다. 4단계로 갈수록 골관절염의 손상 정도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연구 대상자는 골관절염 환자군(2782명)과 이 질환이 없는 대조군(7347명)으로 구분했다. 두 군에 대한 미충족 의료 경험을 분석한 결과 대조군은 12.1%(891명)만이 미충족 의료를 경험했으나 골관절염 환자군은 전체의 31.6%(878명)이 미충족 의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오즈비(Odds ratio, OR) 값으로 확인한 결과 골관절염 환자군이 대조군보다 미충족 의료를 경험할 확률의 1.65배(OR=1.65) 높았다. 오즈비 값이란 집단 간 비교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검증하는 지표다.
또 연구팀은 미충족 의료의 원인을 가용성, 접근성, 수용성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인과매개분석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접근성이 미충족 의료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가용성은 보건 의료시설과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되고 이용 가능한지 살펴보는 것이다. 접근성은 의료보장제도 등 경제적 접근성, 교통편의 등 물리적 접근성을 포괄한다. 수용성은 환자의 입장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가용성과 접근성이 갖춰져도 환자가 건강 문제를 무시하거나 의료서비스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수용성 결여에 해당한다.
미충족 의료의 원인 중 큰 영향을 끼친 접근성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교통수단 부족에 따른 활동제한의 매개효과가 2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활동제한은 현재 건강상의 문제나 신체 혹은 정신적 장애로 일상생활 및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다.
조후인 한의사는 “골관절염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보행장애로 삶의 질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준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골관절염 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 결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