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 mRNA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전문 생명공학기업 모더나테라퓨틱스(Moderna Therapeutics)가 예정대로 신종코로나바이러감염증(COVID-19,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의 3상 시험인 ‘COVE(Coronavirus Efficacy)’에 착수해 첫 피험자들에 대한 투여를 시작했다고 2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모더나는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4억7200만달러의 추가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앞서 지난 4월 BAR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4억8300만 달러를 지원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모더나에 지원한 총금액은 9억5500만 달러에 이른다. 그만큼 간절하게 조속한 백신 탄생을 고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임상은 약 3만명의 피험자를 무작위 분류해 플라시보 대조시험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는 처음 mRNA-1273을 100μg 투여받고 28일 후에 두 번째 접종받는다. 모더나가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산하 국립알러지감염성질환연구소(NIAID) 및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ASPR) 직속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협력해 임상시험을 주도할 예정이다.
모더나의 CEO인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은 “마침내 COVE 시험에 들어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임상시험에서 우리가 보유한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해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 패배를 안겨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 3상 시험 프로토콜은 FDA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설계 지침에 맞춰 제정됐다. 1차 지표는 코로나19 증상 예방, 2차 지표는 ‘중증’ 코로나19 예방 및 증상과 무관한 SARS-CoV-2 감염 예방 등이 포함됐다. SARS-CoV-2는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3상 시험의 주요 효능분석은 코로나19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 수를 근거로 한 사건 중심(event-driven) 분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NIAID가 구성한 사외 자료·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가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모더나는 COVE 시험 진행에 미국 정부의 초고속 실행계획(Operation Warp Speed, OWS) 프로그램으로부터 전폭적 지원을 받기로 했다. BARDA뿐만 아니라 NIAID의 ‘코로나19 예방시험 네트워크’(CoVPN)을 포함해 NIH 측과도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모더나는 2상에 이어 3상에서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 소재한 글로벌 위탁시험기관(CRO) PPD와 협력한다. PPD는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신약개발과 관련 임상시험 및 전주기개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8개 시험기관에서 600명의 피험자들을 충원해 한 달 이내에 2상을 마무리지은 숨은 주역이 바로 PPD이다. 3상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은 피험자들을 모을 수 있는 100개 가까운 임상시험기관을 선정했다. 30개주와 워싱턴DC 등에서 이뤄지며 특히 이 중 절반을 코로나19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애리조나주 등으로 채웠다.
모더나는 지난 14일 세계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18~55세 지원자 45명 중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42명 전부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1상 임상결과 일부를 소개했다.
모더나는 지난 5월 스위스 기반 제약사 론자(Lonza)와 연간 10억도스의 mRNA-1273 생산계약을 체결했다. 론자는 모더나가 위치한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와 가까운 뉴햄프셔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어 6월에는 미국의 캐털런트파마솔루션(Catalent Pharma Solutions)와 대규모 생산계약을 체결하고 모더나의 인디애나주 생물의약품 생산공장에서 나온 미국시장 공급용 mRNA-1273 원료의약품의 완제품 충진을 맡기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8월부터 백신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0일에는 스페인의 위탁개발생산 업체 로비(Rovi)와 미국외 지역 공급을 위한 수억 도스분의 백신 충전 및 포장을 의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와 같은 mRNA백신으로 18~85세 3만명 대상 브라질·아르헨 포함
미국 빅파마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BioNTech SE)는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BNT162’ mRNA백신의 글로벌 임상 2/3상(중국 제외)에 착수한다고 27일 공표했다.
이날 양사는 전임상 및 임상 1/2상 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및 기타 글로벌 규제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BNT162b2’ 백신 후보물질을 선택해 30μg 용량을 2회 투여하는 2/3상 시험을 진행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심사대상으로 지정되었던 ‘BNT162b2’는 최적화 SARS-CoV-2 전장(full-length) 돌기 단백질 항원을 암호화한 뉴클레오사이드 변형 mRNA를 함유한 백신후보물질이다. 2/3상 시험은 18~85세 성인 최대 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SARS-CoV-2 감염이 심각한 지역의 거주자들을 포함해 다양한 부류의 피험자들을 충원할 방침이다. 미국 내 39개주와 독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120여개 의료기관이 임상시험을 맡는다.
화이자의 백신 연구개발 부문 캐스린 잰슨(Kathrin U. Jansen) 대표는 “BNT162b2의 글로벌 2/3상 돌입은 화이자, 바이오엔테크의 연구진 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진행자, 피험자들의 전례 없는 포괄적인 협력의 결정체”라며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이오엔테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우구르 사힌(Ugur Sahin)은 “지금까지 확보된 전체 자료를 바탕으로 면밀한 평가를 거쳐 임상 2/3상 시험을 위한 선도 후보물질로 ‘BNT162b2’를 선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우수한 내약성과 높은 효과를 나타낼 백신을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우리의 1차적인 목표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코로나19 백신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다른 백신후보물질들에 대한 평가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상 2/3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양사는 빠르면 오는 10월경 ‘긴급사용승인’ 또는 정식 ‘신약허가’ 취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승인 절차를 통과하면 양사는 올해 말까지 최대 1억도스분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고, 내년 말까지는 약 13억도스를 공급할 방침이다.
J&J, 개발 늦었지만 상용화에 자신감 … 이달 중 1/2a상 착수, 3상 9월 중 시작 급진행
일찌감치 백신 개발을 낙관하고 생산 체계를 구축해 온 존슨앤드존슨(J&J)는 지난 22일 벨기에에서 1000명 이상의 성인(18~55세)을 상대로 한 1/2a상 임상시험 착수를 위해 환자 모집에 들어갔다. 이번 주에 미국에서도 이를 진행해 개발 중인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반응 유도 능력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2상은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일본 등에서 진행된다. 3상은 당초 예상한 10월말보다 한 달가량 빠른 오는 9월 말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J&J 측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2주 전 연말 쯤 상용화 가능성의 윤곽이 나올 것이고 내년 말까지 10억도스의 백신을 제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최근에는 내년 4월께 6억~9억도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정했다. 심지어 3상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올해 안에 생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폴 스토플(Paul Stoffels)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자신했다.
英 옥스퍼드대 & 아스트라제네카, 1상서 1077명 전원 항체 형성, 27일 3상 시작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ChAdOx1 nCoV-19’(AZD1222)은 영국 18~55세 성인 1077명을 대상으로 한 1상에서 전원 항체가 생겼다. 지난 20일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의학전문지 란셋(Lancet)에 게재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피험자들은 체내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중화항체와 T세포가 모두 형성됐다.
이 백신은 침팬지에 감기를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유전공학으로 조작해 만들었다. 인체를 감염시킬 수는 없으나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해 인체 면역시스템은 이를 통해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법을 학습할 수 있다. 1상에서 안전성만 확인한 단계이지만 1차 접종에서 피험자의 약 90%가, 4주 후 나머지 10%에서 항체가 형성됐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단백질(항원)을 중화시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다. T세포는 백혈구 세포의 일종으로 인체 세포 중 어느 부분이 감염됐는지 포착하고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백신 투약 후 14일 지났을 때 T세포가 최고치에 달했으며 중항체는 28일 후에 최고치에 올랐다. 옥스퍼드대 앤드루 폴라드(Andrew Pollard) 교수는 “항체와 T세포 반응을 모두 이끌어내야 백신이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이것이 감염예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투약자 70%는 열과 두통 등의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밝히고 이같은 부작용은 해열·진통제인 파라세타몰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 2/3상 임상에서는 영국에서 1만명 이상, 미국 3만명, 브라질 5000명, 남아프리카공화국 2000명 등 최대 5만명이 참여해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에서는 46세의 안과의사인 안드레아 바르보사(Andrea Barbosa)가 27일 첫 주사를 맞으며 임상에 들어갔다.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장인 아드리안 힐(Adrian Hill) 교수는 “백신을 아주 이른 시기에 갖게 된다면 우리는 팬데믹을 물리칠 수 있지만, 백신 없이는 팬데믹을 통제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영국 1억도스, 미국 3억도스, 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포괄적 백신동맹) 4억도스 등 총 8억도스의 주문을 받아놓았으며 지난 6월 4일 연간 20억도스를 생산할 태세를 갖췄다고 공표했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수미아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 박사는 ChAdOx1이 가장 앞서가는 COVID-19 백신후보라고 소개했다.
현재 백신 개발 주요 경쟁사 가운데 모더나와 화이자는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코딩이 된 mRNA 백신이며, 이노비오는 DNA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은 코로나19 유전자를 복제 불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삽입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MSD는 복제 가능하되 약독화된 홍역 바이러스를 벡터로 삼아 코로나19 유전자를 심는 과거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노바백스,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연합 등은 과거의 항원 단백질 성분 백신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화이자가 개발중인 백신 100만도스(1회 접종분)를 19억5000만달러에 구매하는 선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각 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의 적정 가격을 논의 중이다. 가격은 최대 40달러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는 계절성 독감 백신 접종 비용보다 30% 정도 저렴한 도스 당 19.5달러 수준으로 시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드존슨은 ‘백신으로 이익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정부에 3억도스를 12억달러에 제공키로 계약해 도스 당 4달러에 불과하다. 지난 4월 존슨앤드존슨은 도스 당 10달러 선을 제시한 바 있으나 유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