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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와인이 이곳에서? …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칠레 와인’
  • 김지예 ·소믈리에 기자
  • 등록 2020-07-20 17:35:32
  • 수정 2020-07-24 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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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년 한-칠레 FTA로 한국 와인 대중화 주도 … 천혜 자연환경과 저렴한 노동력으로 인기 생산국
대표 칠레와인 중 몬테스알파는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 '국민와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와인 생산국을 꼽자면 단연 칠레다. 2004년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본격 수입됐고 와인이 대중화를 선도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스페인, 이탈리아 와인에 밀려 1위를 내어줬지만 한동안 물량 면에서 월등히 앞섰고 지금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주요 와인 교역국이다. 칠레 와인 중 '몬테스 알파'(Montes Alpha)는 국내에서 크게 사랑받아 별명이 '국민와인'이었을 정도다. 
 
칠레 와인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것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 FTA로 인한 접근성 덕분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메리트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서다. 칠레는 과일과 오크통 향이 진하고, 묵직한 보디감을 자랑하는 레드와인을 주로 생산하는데 양념이 강한 한국음식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기후‧일조량‧토양‧물 천혜의 조건 … 신세계 와인 중 가장 오래된 역사
 
산맥이 많은 칠레는 포도가 자라는 데 이상적인 자연환경을 갖췄다. 더욱이 저렴하고 뛰어난 노동력을 가져 와인 생산국으로 경쟁력이 강하다.

칠레 국토는 바다에 접해 안데스산맥을 따라 위 아래로 길게 이어져 있다. 산맥의 서쪽은 바다, 동쪽은 내륙을 바라보고 있다. 와인 생산지는 대부분 안데스 산맥의 동쪽 계곡과 평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산의 동쪽 면이라서 일조량이 넉넉하고, 해발 6000m의 안데스산맥은 한류가 흐르는 태평양의 차가운 해풍을 막아주면서 적당히 선선한 바람을 내려 보낸다.
 
이와 함께 아타카마사막의 영향으로 건조한 날씨, 남쪽 화산지대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구리 성분이 많은 토양, 안데스산맥 위 빙하에서 녹아내린 청정수, 큰 일교차 등 자연조건은 포도의 단맛과 아로마를 진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칠레는 미국‧호주‧뉴질랜드 등과 함께 대표적인 신세계와인 생산국으로 분류되지만 와인양조 역사는 500여년이 넘을 정도로 유서 깊다. 1554년 스페인에서 건너온 콩키스타도르(Conquistadõr, ‘정복자’라는 뜻으로 16세기에 중남미를 침입한 에스파냐인을 이르는 말) 프란시스코 드 아귀레(Francisco de Aguirre)가 선교사와 함께 포도나무를 처음 심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신세계 와인생산국 중 가장 오랜 와인 역사다. 이후 1520년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가 스페인의 포도나무를 가져와 페루에 포도밭을 만들고 이를 다시 칠레에 옮겨 심었다. 이 때 심어진 ‘파이스’(Pais) 품종은 지금도 칠레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고 있다.
 
지구 유일의 필록세라 청정 포도밭 … 1980년대 이후 주요 와인 생산국으로 성장
 
1860년 유럽의 포도밭 전역에 진드기의 일종인 필록세라(Phylloxera)가 창궐하자 유럽의 와인양조가들은 유럽을 벗어나 미국‧호주 등의 신대륙으로 시야를 넓혔다. 특히 산맥과 바다로 접근이 막혀있던 칠레의 포도밭은 필록세라로부터 안전해 양조가들을 흡족하게 했다. 지금까지 전세계 포도밭 중 유일하게 필록세라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칠레 포도밭이다. 이 말인즉슨 필록세라에 강한 개량된 포도나무가 아닌, 이전의 전통 유럽 포도나무가 칠레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 칠레 사업가 돈 실베스트르 오차가비아(Don Silvestre Ochagavia)는 필록세라로 직장을 잃은 프랑스인 양조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안데스산맥 중부 마이포밸리(Maipo Valley)에서 유럽에서 인기 있는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등의 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카르멘(Carmen),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 산타리타(Santa Rita) 등 와이너리들이 속속 이 지역에 설립되면서 칠레 와인산업의 뿌리가 형성됐다. 
 
1980년대 후반 포도를 키우기 좋은 칠레의 천연환경과 와인 품질이 인정받게 되면서 신대륙에 새로운 포도밭을 개척하려는 사업가들이 몰려 왔다. 스페인의 토레스(Torres), 프랑스의 로췰드(Rothchild) 등을 비롯해 샤토 마고(Château Margaux)의 폴 퐁타이에(Paul Pontallier) , 샤토 코스데르투르넬(Château Cos d'Estournel)의 브뤼노 프라(Bruno Prats),  미국 나파밸리 프란시스칸(Franciscan)의 어거스틴 휴니우스(Augustin Huneeus) 등 뛰어난 양조가들이 뛰어들면서 칠레는 단숨에 주요 와인 생산국으로 성장하게 됐다. 현재 칠레는 세계 5위권의 와인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인기 품종은 모두 재배 … 고급와인 찾으려면 ‘돈’(Don) 혹은 ‘도나’(Dona) 확인
 
1990년대에 들어선 칠레 민주정부는 주요 수출품인 와인의 품질관리를 위해 1995년 프랑스의 원산지통제정책을 본따 DO(Denominacion de Oriden)란 원산지 명칭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일정한 양조 형태와 품질을 가져야 생산지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그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큰 의미는 없다.
 
또 스페인의 영향으로 스페인 와인처럼 숙성기간 표기를 한다. 그란비노(Gran Vino)는 6년 이상 숙성된 와인, 리제르바는 4년 이상 숙성된 와인, 리제르바 에스페시알은 2년 이상 숙성된 와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저렴한 테이블 와인에도 ‘리제르바’가 표기되곤 한다. 칠레 전통 와인 중 고급와인을 찾는다면 ‘돈’(Don) 혹은 ‘도나’(Dona)가 표기된 와인을 골라볼 것을 권한다. 전통 있는 유명 와이너리에서 장기 숙성된 와인으로 프리미엄급을 뜻한다. 
 
생산되는 포도 품종은 매우 다양하다. 포도 경작지의 50%는 파이스 포도를 재배하지만, 외국 자본의 투자로 생긴 유명 포도 농장은 프랑스 포도 품종을 주로 재배한다. 레드와인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말벡(Malbec), 메를로, 피노누아(Pinot Noir), 시라(Syrah) 종이 인기 있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리슬링(Riesling),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블랑(Pinot Blanc), 트레비아노(Trebbian), 게부르츠트라미너(Gewürztraminer) 등이 대표적이다. 그냥 인기있는 품종은 다 재배된다고 보면 된다.
 
여러 품종을 복합적으로 블렌딩하기보다 단일품종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75% 이상 한 품종을 사용하면 단일품종 와인으로 표시할 수 있다.
 
마이포밸리‧콜차구아밸리‧카사블랑카 등이 주요 생산지
 
칠레의 포도재배 지역은 권역(Area), 지역(Region), 밸리(Valley)의 순서로 세분화 된다. 권역은 해안(Costa), 중부(Entre Cordilleras), 안데스(Andes) 등으로 나뉜다. 해안에 가까우면 해안 권역, 안데스산맥에 가까우면 안데스 권역, 그 중간이면 중간 권역으로 구분되는데, 아주 명확하게 나뉘진 않는다.
 
지역은 13개로 나뉘는데 대표적으로는 아타카마(Atacama), 코킴포(Coquimbo), 아콩카과(Aconcagua), 센트럴밸리(Central Valley), 남부(Southern) 등을 들 수 있다.
 
해외에 가장 잘 알려진 생산지는 센트럴밸리 지역에 속하는 마이포밸리다. 안데스산맥과 코스탈산맥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가장 먼저 유럽의 양조가들이 진출했다. 칠레 수도인 산티아고와 가까워 운반이 유리하고,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운드라가(Undurraga), 쿠지노-마쿨(Cousino-Macul), 콘차 이 토로 등 유명와이너리가 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역시 센트럴벨리 지역에 속하는 콜차구아 밸리(Colchgua Valley)는 국내 인기 와인 '몬테스 알파'을 생산하는 몬테스, '클로 아팔타'(Clos Apalta)로 유명한 라포스톨(Lapostolle) 등 칠레 프리미엄급 와이너리가 많이 위치해 있다. 이 중 아팔타(Apalta) 지역은 프랑스 그랑크뤼급, 미국의 나파밸리 와인과 견줄만한 최고의 레드와인이 만들어지는 지역이다. 지금까지도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
 
아콩카과 지역의 카사블랑카(Casablanca)도 매우 중요한 생산지다. 기온이 높아 향이 풍성한 레드와인 품종이 주로 자라는 다른 생산지역과 달리 기후가 선선해 화이트와인 품종 재배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질 좋은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등이 재배되며 고급 화이트와인 생산지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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