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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여름가기 전 코로나19백신 나온다더니 믿는 구석 있었네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7-15 18:12:09
  • 수정 2020-09-09 03: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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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나 42명 전원서 항체형성 대대적 선전 … MSD 프레이저 CEO “섣부른 기대는 ‘모진 짓’” … 국내선 ‘이노바이오’ 백신 임상 개시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로고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모더나(Moderna)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백신 1상 시험에서 참가자 전원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혀 코로나19 종식에 한발짝 다가섰다. 

14일(미국 현지시각) 세계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공개된 시험 결과에 따르면 18~55세 지원자 45명 중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42명 전부에서 항체가 형성됐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은 8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해 경고등을 켜주는 작용은 42명 전부에서 일어났지만 실제 면역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 이 중 8명 정도란 얘기다. 

이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의미 있는 논문이지만 모더나의 당초 임상시험 대상은 모두 105명이었으며, 56세~70세의 30명, 71세 이상 30명 등 60명에 대해 언급이 없다”며 “모더나의 백신 개발은 아직 매우 초기 단계이며, 연구 추이를 지켜봐야하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56세 이상 장년층 및 노년층 60명에 대한 환자등록은 이달 8일에 끝났으며 가급적 이른 시기에 효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모더나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1상 시험은 안전성을 평가하는 단계로 피험자 대부분이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였지만 특별히 심각한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모더나의 2상 임상은 18~55세 성인(younger adults) 300명과 56세 이상 성인(older adults)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이미 환자 모집과 임상시험 절차가 끝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종 3상 임상시험은 3만명을 대상으로 오는 27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모더나의 이번 1상 성과 발표는 미국 식품의약품(FDA)가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승인했을 뿐인데, 마치 유효성까지 입증한 것처럼 호도해 주가 상승을 노린 마케팅 전술로 보여지는 측면이 있다. NEJM 논문 게재에 앞서 이미 지난 5월 18일 논문에 실린 대체적인 내용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바 있어 마케팅 업체의 상술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월 12일엔 mRNA-1273가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미국 정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최적의 기준은 항체를 중화하는 것”이라며 “더 큰 규모로 진행할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는 결과가 연말까지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신 백신은 크게 DNA 백신과 RNA 백신으로 나뉘는데 모더나의 백신(mRNA-1273)은 대표적인 후자의 백신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정보를 담은 전령RNA(messenger RNA, mRNA)를 체내에 들여보내 ‘가짜 돌기단백질’을 만들어 항체 생성을 유도한다. 돌기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물질이다. 즉 mRNA-1273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과 같은 성질의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유도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모더나는 지난 3월 16일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세계 최초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현재 상용화된 제품이 하나도 없다. RNA 백신은 이론은 첨단이지만 이 방식으로 미국 머크(MSD)가 제조한 에볼라바이러스 백신은 개발에 5년 반이나 걸렸다. 

MSD의 글로벌 CEO인 케네스 프레이저(Kenneth Frazier)는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 체달 닐리(Tsedal Neeley) 교수와 가진 지난 13일 가진 인터뷰에서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연말까지 코로나19백신을 내놓겠다고 장담하는데 대중에게 매우 모진 짓(grave disservice)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기에는 과학적, 수급적 측면에서 장애가 높다”고 비판했다. MSD야말로 지난 25년간 전세계 최초의 진정한 7가지 신약 백신을 만든 산실이다. 

그는 “수십억명에 투여될 백신을 만들려면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실체를 알아야 한다”며 “빨리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리고 싶은 대중의 욕구가 필사적이어서 코로나19 백신의 조기 등판에 대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쨌든 미국 언론과 주식시장은 모더나의 발표에 흥분했다. 투자기관인 제프리스(Jefferies)의 마이클 이(Michael Yee) 애널리스트는 “모더나가 올해 안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으로 확실시되고, 내년에는 정식 승인까지 나올 것”이라며 모더나 백신의 도스 당 단가가 50달러로 책정되고 내년에 5000만명이 맞을 경우 내년에는 20억달러, 내후년에는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성은 이미 확보됐고 유효성만 추가로 입증되면 내년에 1억~2억명이 맞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그는 예견했다. 

미국 CNBC는 13일 미국 보건당국의 고위 관계자가 “코로나19백신 생산 시작 시점은 아마도 4∼6주 이후로, 여름이 끝날 즈음에는 활발히 제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어떤 백신일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에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후보 ‘BNT162’도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 BNT162도 이달 중으로 임상 2b·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경우 올해 말까지 최대 1억 도스, 2021년까지 최대 12억 도스를 생산할 방침이다. 아마도 이 고위 당국자는 모더나와 화이자를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서는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미국 이노비오(Inovio Pharmaceuticals)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백신 후보물질(INO-4800)에 대한 1·2a상 임상시험에 들어가 첫 접종이 이뤄졌다. 

서울대병원은 15일 40세 임상시험 지원자 1명에게 백신을 투여했다. 피험자 김모씨는 “4살 아이를 키우고 있어 코로나 백신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부모님과 주변에서는 혹시나 모를 부작용을 걱정했지만 의료진 설명을 듣고 안심이 됐다. 코로나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16일 2명에게 투여한다. 두 기관의 1상 임상시험 대상은 만 19~50세 건강한 성인으로 각 20명씩 모두 40명이다. 2a상에선 참가 연령이 만 64세로 확대되고 인원도 120명으로 늘어난다.

이번 국내 임상은 국제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국제백신연구소(IVI)가 의뢰한 사항으로 지난달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임상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내약성, 면역원성을 파악하고 백신 접종 후 총 1년에 걸쳐서 항체 형성 등 면역원성 획득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INO-4800에 대한 1상 시험을 시작했다. INO-4800은 DNA백신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원을 발현시킬 수 있는 유전자(DNA)를 직접 투여해 체내에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한다. 

미국 임상시험 결과 접종 6주 후 94%의 환자가 면역을 획득했고 부작용은 경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2/3상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DNA 백신을 평가하는 국제적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적인 백신 상용화로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모든 연구단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임상시험 참가 자원자가 부족한 것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최평균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이 쉽지 않아 임상시험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건강한 성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진행 중인 후보 물질은 2개다. 이노비오의 INO-4800외에 국내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자체 개발한 DNA백신(GX-19)이 1·2a상 시험을 지난달 11일 승인받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40명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19일 첫 지원자에게 투여가 시작돼 오는 9월말 쯤 1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개발 중인 10개 백신 후보가 식약처 사전 상담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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