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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회 주사하는 非스타틴 치료제 등장 … 고지혈증 약물 새로운 옵션엔 뭐가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7-09 15:31:27
  • 수정 2023-05-28 20: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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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2월 넥스레톨·넥슬리젯 FDA 허가 … ‘RNA 간섭’ 활용 ‘인클리시란’ 연내 승인 전망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지방질(지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상태를 의미한다. 지질단백(지단백)은 각 지질 성분의 밀도에 따라 초저밀도지단백(very-low-density-lipoprotein, VLDL), 저밀도지단백(low-density-liproprotein, LDL), 고밀도지단백(high-density-lipoprotein, HDL) 등으로 구분된다. 

LDL 결합 콜레스테롤(LDL-C)은 VLDL-콜레스테롤에서 유래하며,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LDL-C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증과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HDL-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로 통하며 혈액 중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틴(Statin) 계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LDL-C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스타틴 계열 약물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 속도를 조절하는 HMG-CoA(3-hydroxy-3-methylglutaryl CoA) 환원효소(reductase)를 억제한다. HMG-CoA 환원효소는 HMG-CoA를 콜레스테롤의 원료가 되는 메발론산(mevalonic acid)으로 환원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틴에 에제티미브(Ezetimibe)를 병용하는 방법도 많이 쓰인다. 에제티미브는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차단한다. 소량의 스타틴과 병용하면 이중기전으로 작용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강하게 떨어뜨린다. 스타틴 고용량 투여로 인한 부작용 부담을 덜 수 있어 스타틴 치료가 불충분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효과적이다. 

스타틴 계열로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정‘(로수바스타틴), 한국화이자제약 ‘리피토정’(성분명 아토르바스타틴) 등이 선도 제품이며 기타 한국노바티스 ‘레스콜캡슐(플루바스타틴), 종근당 ’로바로드정‘(로바스타틴), JW중외제약 ’리바로정‘(피타바스타틴), 한국MSD ’조코정‘(심바스타틴) 등이 뒤를 따른다. 

스타틴은 여전히 유용한 약물이지만 LDL-C를 낮추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바로 PCSK9 억제제(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on/kexin 9 inhibitors), ANGPTL3 저해제, RNA 치료제, 벰페도익산(bempedoic acid) 등이다. 이들 약물은 스타틴으로 LDL-C를 크게 낮출 수 없는 가족성, 난치성 고지혈증에 적용할 수 있다. 다양한 임상 데이터로 스타틴을 보완할 차세대 치료제 자리를 넘보고 있다. 최근 승인됐거나 이를 목표로 개발 중인 이상지질혈증 신약을 알아본다.

PCSK9억제제 ‘프랄런트’ vs ‘레파타’

심혈관질환 고위험 환자의 절반 이상은 스타틴 단일제를 투여할 경우 LDL-C 목표치인 100㎎/㎗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군에서는 스타틴 투여량을 늘릴수록 드물지만 부작용으로 당뇨병·근육통(근육용해) 등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전까지는 고용량 스타틴 단일요법의 대안으로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병용하기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콜레스테롤 농도를 정상적으로 낮출 수 없어 효과적인 약물이 요구돼왔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게 PCSK9 저해제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프랄런트펜주’(성분명 알리로쿠맙 alirocumab)와 암젠코리아의 ‘레파타주프리필드펜’(에볼로쿠맙 Evolocumab)가 대표적인 치료제로 경쟁 중이다. 이들 약은 모두 2015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국내서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PCSK9억제제는 HMG-CoA 억제제(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LDL-C를 낮추는 단일클론항체다. 스타틴 최대 용량으로도 LDL-C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스타틴 불내성(intolerance)을 보이는 심혈관질환 고위험 및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등에서 스타틴과 또는 스타틴 및 다른 지질저하제와 병용해 사용한다.

PCSK9 저해제는 PCSK9효소의 활성을 차단해 LDL 수용체를 재활용하고,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 수를 증가시켜 혈중 LDL 결합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LDL-C는 LDL 수용체에 의해 분해, 소멸된다.

PCSK9은 인간 염색체 1번의 PCSK9 유전자에 의해 발현된 효소로 조직과 세포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PCSK9 입자 하나가 LDL 수용체와 결합하면 LDL-C 등 지방분자 3000~6000개가 세포외액(혈장)에서 세포 안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PCSK9는 간과 세포막에 존재하는 LDL 수용체와 결합력이 높아 엔도좀(endosome, LDL 수용체에 결합한 LDL-C가 세포내 흡입(endocytosis)되면서 만들어진 막주머니) 안에서 LDL 수용체와 함께 소멸돼 LDL 수용체에 의한 LDL의 세포내 분해를 지속할 수 없게 만든다.

프랄런트는 월 2회, 레파타는 월 1회 자가주사하는 프리필드펜 제형 등으로 출시돼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보다 투여 주기가 긴 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들 약은 시판 당시 미국에서 연간 1만4000달러의 약값을 받았다가 경쟁 구도가 강해지면서 지금은 거의 동일하게 연간 5850달러 수준으로 책정한 상태다.

레파타는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 CAD) 환자 총 968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연구인 ‘GLAGOV’ 결과 관상동맥에 쌓이는 죽상경화반(atherosclerotic plaque)을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PCSK9억제제 중 처음으로 LDL-C 수치를 낮추는 지질강하 작용 외에 죽상경화 진행억제 등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투여가 끝난 846명의 78주 후 혈관내초음파(intravascular ultrasonography,IVUS) 검사 결과 레파타·스타틴 병용군은 위약·스타틴 병용군과 비교해 1차 평가지표인 혈관벽내 죽상반 비율(PAV, percent atheroma volume)과 2차 평가지표인 죽상반 총부피(TAV, total atheroma volume) 등을 충족했다. 레파타 병용군은 혈관벽 내 죽상반 비율이 0.95% 감소하고, 죽상반 총부피가 5.8㎣ 줄었다. 반면 위약 병용군은 혈관벽내 죽상반 비율이 0.05% 늘었고, 죽상반 총부피는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고위험 심혈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군은 프랄런트를 스타틴(최대용량) 및 다른 고지혈증치료제(선택 옵션)와 병용투여하고, 대조군은 위약과 스타틴 및 다른 고지혈증치료제를 병용토록 해 비교한 3상 임상연구인 ‘ODYSSEY COMBO I·II’ 결과 프랄런트 시험군은 대조군 대비 치료 24주 후 LDL-C 수치가 29.8~45.9% 감소했다. 52주 치료기간에 감소효과가 유지됐다. 

또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eFH) 환자 대상 임상연구 ‘ODYSSEY FH I·II’에서는 프랄런트 병용투여군의 59.8%(ODYSSEY FH I)및 68.2%(ODYSSEY FH II)가 치료 24주째에 LDL-C 목표수치에 도달했다.

레파타는 올해 1월부터 국내 급여적용이 확대되면서 PCSK9 억제제 시장 경쟁에서 다소 앞서고 있다. 레파타는 초고위험군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 성인 환자에서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HMG-CoA reductase inhibitor)과 에제티미브를 병용 투여했지만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LDL-C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LDL-C가 70mg/dL이상인 경우)에 추가 투여 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초고위험군의 조건은 △최근 1년 이내 급성 관상동맥증후군 △심근경색 과거력(최근 1년 이내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제외) △허혈성 뇌졸중 과거력 △증상이 있는 말초동맥질환(족관절 상완 혈압비(Ankle Brachial pressure Index, ABI)가 0.85미인 파행의 과거력 또는 이전의 혈관재생술이나 절단)과 같은 주요 ASCVD 질환이 2개 이상이거나, 주요 ASCVD 질환 1개와 고위험요인 2개 이상인 경우가 해당된다. 

또 2개 이상의 기존 고지혈증 치료제(스타틴 포함) 투여 후 근육 증상이 있으면서 크레아틴키나제(creatine kinase, CK) 수치가 상승한 근염(Myositis) 또는 횡문근융해증(Rhabdomyolysis)이 발생한 스타틴 불내성의 경우에도 레파타 추가 투여 시 급여 적용된다. 

반면 프랄런트의 급여권 진입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프랄런트는 ODYSSEY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8월 식약처로부터 ASCVD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에 대한 새로운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프랄런트는 △확립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킴으로써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다른 위험 인자들의 교정에 대한 보조요법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형 및 비가족형)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식이요법에 대한 보조요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

레파타는 2019년 1분기 1억3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보험급여 확대 이후 올해 1분기에는 4억2800만원으로 214% 성장했다. 

ACLY 저해제, 美 에스페리온의 ‘넥스레톨·넥슬리젯’ 2월 FDA 승인

넥스레톨(Nexletol, 성분명 벰페도인산, bempedoic acid)은 ATP 구연산 리아제(ATP Citrate Lyase, ACLY 또는 ACL) 저해제 계열 최초로 2002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FDA는 넥스레톨을 성인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또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계 질환(ASCVD) 환자가 식이요법 및 최대 내약성 용량의 스타틴 계열 약물 복용과 병행하는 보조요법제로 승인했다. 1일 1회 경구 복용한다.  


스타틴이 주로 간에서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한다면, 넥스레톨은 체내 여러 조직에서 ACLY를 저해해 간에서 나쁜 LDL-콜레스테롤이 저하되도록 유도한다.


ACLY는 탄수화물 대사에서 구연산(citrate)을 아세틸-CoA(acetyl-CoA)로 전환시켜 지방산의 생합성을 돕는데, 넥스레톨은 이 효소를 억제해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감소시키고 LDL 수용체를 상향 조절함으로써 LDL-C를 낮춰주게 된다. 


넥스레톨은 단독 투여했을 때 혈중 LDL-C를 25% 감소시키고 스타틴과 함께 투여했을 때 18%를 추가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밝혀졌다.


넥스레톨은 2020년 3월 말 미국심장학회 연례회의(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 2020)에서 발표된 3상 임상시험에서 스타틴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를 가진 환자에서 체내 염증지표인 고감도 C반응성단백질(CRP)의 수준을 상당히 낮췄다. CRP 수치가 기준선(정상치) 이상으로 측정된 환자가 12주 동안 넥스레톨을 복용한 결과 염증 수치가 약 42% 떨어졌다. 이는 환자의 스타틴 복용 여부와 용량에 관계없이 나타난 결과다. 또 넥스레톨은 콜레스테롤의 장관 내 재흡수를 차단하는 에제티미브 복용 여부와 상관없이 LDL-C 및 기타 지질의 수준을 상당히 낮췄다.


에스페리온은 2020년 6월 80회 미국당뇨병학회(ADA 2020) 학술대회에서 넥스레톨이 당화혈색소를 감소시킨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1135명의 피험자 분석 결과 넥스레톨은 총콜레스테롤, 비 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non HDL-C), 아포지질단백질B(Apo-B), 고감도 C반응단백 (high-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hs-CRP) 등의 수치를 유의하게 낮추면서도 혈당조절력을 떨어뜨리거나 새로운 당뇨병 발생(New-Onset Diabetes, NOD)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넥스레톨 치료 12주째 당화혈색소를 위약에 비해 0.19%p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미국 제약사 에스페리온(Esperion)은 2020년 2월 26일, FDA로부터 넥스레톨의 복합제인 넥슬리젯(NEXLIZET, 성분명 벰페도인산·에제티미브 Bempedoic acid·ezetimibe)을 허가받았다. 넥슬리젯은 비(非) 스타틴 의약품으로는 최초로 고지혈증에서 복합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벰페도인산·에제티미브 복합제인 넥슬리넷은 3상 허가 임상에서 위약군에 비해 LDL-C를 38% 낮췄음을 입증했다. 


에스페리온은 차후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넥슬리젯이 위약에 비해 LDL-C 수치를 40% 낮추는 새로운 2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 복합제는 정상 기준에 비해 고감도 CRP를 25% 낮췄으며 환자의 혈당조절에 나쁜 결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에스페리온은 승인 당시 “넥스레톨과 넥슬리젯은 하루 10달러의 도매가로 판매될 것”이라며 “이는 암젠의 PCSK9 계열 약물인 레파타와 사노피-레제네론의 프랄런트의 가격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ANGPTL3 항체 ‘에비나쿠맙’ HoFH에서 LDL-C 49% 감소 확인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의 콜레스테롤 억제제 에비나쿠맙(evinacumab)은 안지오포이에틴 유사 단백질(angiopoietin-like 3 protein, ANGPTL3) 항체 계열 신약후보물질이다. 

ANGPTL3는 순환하는 중성지방 풍부 지단백(triglyceride-rich lipoprotein)에 의해 운반되는 트리글리세리드과 기타 지질을 가수분해하는 지단백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와 고밀도 인지질을 가수분해하는 조직·혈관내피세포 지방분해효소(endothelial lipase, eEL) 등 두 효소를 저해한다. 이로써 혈중 중성지방, LDL-C, 고밀도지단백 결합 콜레스테롤(HDL-C)가 올라간다. 

ANGPTL3 유전자가 변이로 기능을 상실하면 반대로 이들 수치가 내려간다. 따라서 ANGPTL3 저해제인 에비나쿠맙도 같은 원리에 의해 중성지방과 몸에 나쁜 LDL-C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몸에 이로운 HDL-C에 대해서는 긍정적 조정자 역할을 함으로써 무조건 내리지만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내리는 메카니즘은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리제네론은 ACC 2020에서 에비나쿠맙이 LDL-C이 매우 높은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 환자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HoFH는 가족성 고지혈증의 일종으로 100만명 중 1명에게서 발생할 정도로 매우 희귀한 질환이다. LDL-C 농도는 일반인의 4~8배까지 증가하는데 소아와 청소년기에 진단받으면 보통 20세가 되기 전에 심장관상동맥질환 등을 앓게 된다. 치료하지 않으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100배 높아진다. 

에비나쿠맙 3상 임상에서 PCSK9 억제제·스타틴·에제티미브 등 적어도 3개의 다른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고 있는 HoFH 환자(43명)에게 에비나쿠맙을 추가로 투약한 결과 일반적인 약을 복용하는 HoFH 환자(22명)와 비교해 LDL-C 수치가 49% 감소했다. 

전체 3분의 1에 해당되는 21명은 혈액에서 콜레스테롤을 수동으로 제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중증 HoFH로 어떤 약물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들 중 에비나쿠맙을 투여받은 환자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47.1% 감소한 반면 위약을 복용한 환자는 중증 환자는 1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에비나쿠맙은 콜레스테롤을 59.6%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비나쿠맙을 복용한 환자의 거의 절반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장하는 수준인 100mg/dL 미만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이 떨어졌다. 

프레데릭 랄(Frederick Raa)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위트워터즈랜드대(University of Witwatersrand) 내분비내과 박사는 “HoFH 환자에게 처음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며 “에비나쿠맙은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콜레스테롤 저하제이며 유망한 추가 치료법으로 LDL-C를 더 낮춰야 할 필요가 있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에비나쿠맙은 2016년 8월 2일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승인받았고 2017년 4월 6일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지난해 8월 3상 임상결과의 톱라인을 발표했고 이번에 최종결과를 내놓음으로써 FDA에 신약허가를 밟을 계획이다. 이 약이 승인되면 PCSK9저해제인 프랄런트, 레파타와 경쟁해야 한다. 에비나쿠맙이 출시되면 약값은 8000달러로 책정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트리글리세리드를 낮추면 췌장의 염증이 줄어 당뇨병이나 죽상 동맥경화증과 같은 심장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LDL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리드를 모두 줄일 수 있는 에비나쿠맙의 효능은 PCSK9 억제제 못잖게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 같은 저렴한 약이 즐비하므로 이들 기존 약과도 경쟁해야 한다. 

‘RNA 간섭’ 약물 ‘인클리시란’, 연 2회 투여로 LDL-C 크게 감소 

‘인클리시란’(inclisiran)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올리고뉴클레오티드’(oligonucleotide) 계열 siRNA(small interfering RNA, 소간섭RNA) 유전자 치료제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이중나선 물질인 siRNA를 넣어 질병 유발에 관여하는 mRNA(messenger RNA)와 결합시킴으로써 이들 결합체가 작은 단위로 썰어져 자가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게 해 병적 단백질 합성을 초기에 원천 차단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이 약물은 고지혈증을 목표로 한 첫 siRNA 치료제로, 혈중 LDL-C 농도를 높이는 PCSK9 단백질의 생성을 막는다. 노바티스가 지난해 11월말 더메디신컴퍼니(The Medicines Company, 일명 Medco, 메드코)를 97억달러에 인수하고 얻은 것이다. FDA로부터 2020년 10~12월에,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2021년 1~3월 중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크레이그 멜로(Craig Cameron Mello)와 앤드류 파이어(Andrew Zachary Fire)가 siRNA 현상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siRNA는 신약개발 연구방법론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RNA 간섭은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지 않고, 암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퇴행성뇌질환 등 다양한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CSK9 억제제인 프랄런트와 레파타는 PCSK9의 활성을 차단해 LDL 수용체를 재활용하고 간세포 표면의 LDL수용체 수를 증가시켜 혈중 LDL-C를 낮춘다. 이에 비해 인클리시란은 RNA간섭(RNA interference, RNAi) 치료제이면서 PCSK9 저해제다. PCSK9 저해제와 달리 지질 상승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RNA분자가 유전자 발현을 막는 ‘RNA 간섭’이라는 자연과정을 활용한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PCSK9란 단백질을 직접 목표로 삼지 않고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해 PCSK9 생산을 원천 봉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또 한 달에 한 번 또는 2주에 한 번 맞는 선발 경쟁약보다 약효가 오래 지속돼 6개월마다 한 번 피하주사로 맞으면 돼 편리하다. 

인클리시란은 현재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이미 다른 치료제로 복용량을 초과한 환자, 고콜레스테롤을 유발하는 유전적 장애 등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 FDA와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 연례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주요 임상 데이터에서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LDL-C 수치를 58% 가량 줄이며 지질치료 약물의 새로운 옵션으로 관심을 받았다.

인클리시란의 3상 연구 수석 연구원이자 메이요클리닉의 의학교수인 알 스콧 롸이트(R. Scott Wright) 박사는 “인클리시란은 3상 연구결과 연 2회 투여가 LDL-C를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4번째 3상 연구는 2024년까지 미국과 영국에서 1만50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이 약물의 장기 심혈관 결과를 조사할 계획이다. 

종근당, 영국서 ‘CKD-508’ 1상 임상 승인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종근당이 이상지혈증 신약을 개발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달 22일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신약후보물질 ‘CKD-508’의 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CETP)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회사에 따르면 CKD-508은 이상지질혈증 동물모델을 이용한 약효평가 실험에서 LDL-C과 LDL-C에 함유돼 있는 아포단백(Apo-B)을 유의하게 낮추고, HDL-C은 높이는 우수한 지질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안전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됐던 기존 CETP 억제제인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과 토세트라핍(torcetrapib)과 달리 지방조직에서 약물이 축적되거나 혈압이 상승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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