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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D ‘키트루다’+ 에자이 ‘렌비마’ 병용요법 간암 1차 치료제 승인 좌절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7-09 15:24:54
  • 수정 2022-03-22 23: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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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FDA “기존 치료제 대비 이점 없다” … 5월말 승인된 로슈 ‘티쎈트릭+아바스틴’ 사망위험 42% 감소에 견줄 근거 부족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주’(왼쪽)와 일본 에자이의 ‘렌비마캡슐’
지난 5월 29일 미국 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2020 가상연례회의에서 우수한 임상 결과를 내놓고 간암 적응증을 획득을 내심 기대했던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일본 에자이의 수용체 티로신키나제 (Receptor tyrosine kinases RTK) 억제제 ‘렌비마캡슐’(성분명 렌바티닙, lenvatinib) 병용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획득에 실패했다.

FDA는 반응종결 서신(complete response letter, CRL, 최종 통보)에서 “MSD와 에자이의 초기 임상 결과 키트루다 및 렌비마 조합이 진행성이면서 아무런 전신요법(항암치료)를 받지 않은 절제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간세포암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의미있는 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힌 것으로 양사는 8일 언론에 공개했다. 

두 회사가 간암 적응증 획득을 위해 FDA에 제출한 근거 자료는 ‘Keynote-524’ 임상 1b상 연구 결과로 ASCO 2020에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은 이전에 치료하지 않았던 간암 환자에게서 객관적반응률(ORR)은 36%,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12.6개월이었다. 완전반응(CR)은 1%, 부분반응(PR)은 35%였다. 

수정된 고형암반응 평가기준(Modified Response evaluation criteria in solid tumors, mRECIST)에 기반한 독립적 판정 ORR은 46%이고, 그 중 완전반응은 11%, 부분관해는 35%, DOR 중앙값은 8.6개월을 보였다. 이같은 ORR은 바이엘의 간암 1차 치료제인 ‘넥사바정’(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과 렌비마캡슐을 단독 투여했을 때 ORR이 각각 7%, 19%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우수해 높은 승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은 지난 5월 29일 간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로슈의 PD-L1 면역관문억제제인 ‘티쎈트릭주’(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 단일클론항체 겸 신생혈관억제제인 ‘아바스틴주’(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 bevacizumab) 병용요법이 허가 통과의 ‘골드 스탠더드’로 입증한 평균수명 연장 또는 사망위험 감소 효과를 보여주지 못해 승인 관문을 넘지 못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3상 Imbrave150 연구를 통해 바이엘의 넥사바 대비 사망 위험은 42%,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은 41% 감소시켰다. 로슈가 이들 조합으로 허가 장벽을 높여놨기 때문에 후발 병용요법이 새로 간암 적응증을 획득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PD-1 또는 PD-L1 계열 억제제로는 첫 간암 적응증 획득이었고, 2007년 11월 넥사바가 간암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이후 10여 년 만에 넥사바 대비 전체생존기간(OS) 및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개선된 우위를 보여준 사례였다. 물론 렌비마도 2018년 8월 16일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1차 치료제(단독요법제)로 FDA 승인을 얻긴 했지만 넥사바와 생존기간 연장에서 비열등성을 보여준 것에 근거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 

이번 FDA 승인 거절에도 불구하고 MSD와 에자이는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임상적 이점을 추가로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미 두 회사는 3상 Leap-002 연구에서 1차 간암치료제로 키트루다+렌비마 병용요법의 효과를 검증 중이다.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의 Leap-002 연구엔 이미 환자가 충원됐다. 진행성 성인 간세포암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렌비마 단독요법과 렌비마+키트루다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하고 있다. 추가로 환자등록을 받지 않고 기 등록된 750명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60㎏ 이상은 12mg, 60㎏ 미만은 8mg의 렌비마를 하루 한 번 경구 투약하고, 3주마다 키트루다 200mg 또는 위약을 정맥주사한다. 키트루다 치료는 최대 35회(사이클) 계속된다.

임상 1차 평가지표는 고형암반응 평가기준(RECIST 1.1, )에 따른 OS 및 PFS이다. 2차 평가지표는 객관적반응률(ORR), 반응지속기간(DoR), 질병관리율(DCR), 질병발생기간(TTP), 이상반응(AE, 부작용) 등이다. 또 수정된 고형암반응 평가기준(mRECIST)에 따른 결과 측정 방법도 적용된다.  MSD와 에자이는 Keynote-524 연구에서 OS 및 PFS가 산출되지 않아서 이번에 허가 장벽을 못 넘었을 뿐이지 효과에는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18일 자궁내막암 적응증을 가속승인받은 자신감도 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3월 11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과거에 넥사바로 치료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와 CTLA-4 억제인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 병용요법을 쓸 수 있도록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FDA의 가속승인이기 때문에 추가로 수명연장 효과 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이유로 MSD는 2차 간암치료제 시장에 경쟁자들이 몰려들기 전에 키트루다를 시장에 진입시키고 싶은 열망으로 가득하다. MSD는 이를 위해 렌비마 외에도 바이엘과 제휴해 넥사바의 후속 약인 소분자물질 경구용 다중표적치료제 ‘스티바가정’(Stivarga 성분명 레고라페닙, regorafenib)과 키트루다를 엮어 신규 간암치료제로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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