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가 4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여성 환자가 2.1배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5~2019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분석하고 29일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느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질환을 뜻한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진료인원은 2015년 7268명에서 지난해 1만570명으로 연평균 9.9%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남성 환자 수는 4170명, 여성 환자 수는 6400명이었다. 연평균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남성 7.6%, 여성 10.4%씩 증가했다. 그 중 20대 여성 환자는 2015년 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2.1배 증가했다.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자가 대인 관계에서의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여자호르몬과 같은 생물학적 차이가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349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690명, 30대 1677명, 40대 1601명, 10대 1538명, 60대 1079명, 70대 508명, 80대 이상 128명 순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사회적으로 젊은 성인들이 질환의 원인이 될 정도로 심각한 외상적 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 1인당 진료비는 19.3%이며 연평균 4.6%씩 증가했다. 환자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5년 45만원에서 2019년 54만원으로 늘었다.
입원진료비는 2015년 285만원에서 지난해 385만원, 외래진료비는 같은 기간 26만원에서 36만원으로 증가했다. 인당 약국 비용은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올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은 신경전달물질 체계와 불안·공포 관련 뇌 부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알콜 과다 섭취나 심리적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진단은 하나의 검사로 확진이 어렵지만, 심리검사나 설문검사 등으로 증상 평가를 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다.
박 교수는 "증상이 매우 심각한 경우나 극단적 선택, 폭력의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의학적 치료 못지않게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정신질환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없애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재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