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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광풍 휩쓸고 지나간 국내 주식시장 … '추격 매수' 신중해야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6-24 19:42:16
  • 수정 2020-06-26 17: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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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10연속 상한가 기록에 투기세력 우선주 먹잇감 … 일양약품·녹십자·JW중외제약·SK 등 제약바이오주도 출렁

최근 수 개월간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신약개발’ 등을 재료로 미래 유망성이 면밀히 검토되지도 않은 제약·바이오 기업 우선주에 대한 투자 광풍이 불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 씨(35)는 지난 9일 일양약품 우선주를 140000원~144000원에 총 150주 매수했다. 지난 4월 신풍제약 우선주가 코로나19 바람을 타고 급등하면서 원금을 두 배 불리는데 성공했던 이 씨는 이번에도 성공을 확신하며 자신감 있게 베팅했다.

포털사이트 주식 게시판에선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글이 수시로 올라왔고, 유료로 가입한 주식 문자 정보 서비스도 추천 종목으로 소개하며 이를 거들었다. 이 종목은 지난 5월 27일 종가 기준 1만8700원에서 거래일 16일만인 지난 18일 14만4500원으로 8배 가까이 뛰었다. 투자 과열로 매매 정지도 지난 11일, 19일 2회나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23일 종가는 8만2500원으로 약 43% 하락했다. 이 종목은 24일 기준 10만원으로 마감했다. 이 씨는 약 30% 손실을 입었지만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관망 중이다.
 
이같은 사례는 일양약품뿐만 아니라 전체 주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달 초부터 우선주를 중심으로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기 시작하면서 개미 투자자의 우선주 투자 광풍을 일으켰다. 이같은 바람은 삼성중공업 우선주에서 시작됐다. 이 종목은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 시장 개장 이래 최장기간 상한가 달성이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6월 1일 종가 기준 주당 5만4500원이던 삼성중공업 우선주 주가는 2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0척 수주 소식에 급등하기 시작해 17일 74만4000원으로 2주 만에 13.7배 뛰었다.
 
이를 계기로 중공업과 관련 없는 우선주도 함께 폭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제약 업체 SK바이오팜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SK그룹 관련 우선주들이 급등했다. 특별한 상승 이유가 없는 녹십자홀딩스2우, 일양약품우, JW중외제약우, JW중외제약2우B, 한화우, 한화투자증권우, 한양증권우, 두산2우B, 넥센우, 남양유업우, 남선알미늄우, KG동부제철우 등 우선주 열기를 타고 주가가 상승했다. 그 정점을 찍은 지난 17일 전체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16개 중 14개가 우선주였다.
 
하지만 지난 19일 우선주 거품은 급격히 꺼지기 시작했다. 상한가를 기록했던 종목 대부분은 하한가를 기록했고, 하한가를 면한 종목들도 최소 10% 이상 주가가 하락했다. 하한가 근접 종목 36개 중 34개가 우선주였다. 한국거래소는 우선주 급락 직전인 지난 17일에서야 뒤늦게 투자유의 안내를 통해 우선주 급등 현상에 대해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우선주 매수 분위기에 편승해 우선주를 뒤늦게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은 당분간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아 배당 수익이 많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다. 기업이 부도 등으로 청산될 경우에는 부채를 제외한 잔여 재산을 보통주보다 먼저 배분 받는 우선권도 가지고 있다. 대신 주주총회 의결권이 없는 탓에 보통주보다 주가가 저렴하고 유통 주식 수가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매수, 매도가 쉽지 않다.
 
투자업계에선 지난 3월 1400선으로 추락했던 코스피가 2100선을 회복해 손실을 만회한 유동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쉽고 저평가된 우선주에 돈이 몰린 것으로 보고있다. 실적이나 배당 등 주가가 상승할 요인이 없는데도 비정상적인 상승세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투기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약바이오주에서는 일양약품우 외에 SK관련주, JW중외제약 등 우선주가 급등락을 보였다. 주식회사 SK의 우선주인 SK우는 바이오 계열사인 SK바이오팜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공모주 청약 일정 등이 부각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SK바이오팜 상장 이슈는 5월부터 계속 나왔지만 특별한 주가 급등없이 지난 1일까지 21만2500원을 유지하다가 우선주 바람을 타고 갑자기 지난 15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37만500원으로 올라섰다. 지난 18일 47만3000원까지 올라 2주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24일 34만2500원으로 마감됐다.
 
SK증권우도 지난 1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2일 종가 3175원에서 19일 9840원으로 세 배 이상 올랐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인데다 SK증권이 공모주 청약을 받긴 하지만 이미 2018년 10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매각돼 무늬만 SK인 이 증권사의 주가 급등은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JW중외제약은 JW중외제약우와 JW중외제약2우B 2개 종목이 출렁이며 관심을 끌었다. 지난 17일 JW중외제약이 표적항암제 ‘CWP291’을 코로나19 치료용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 치료제는 암세포 성장과 암 줄기세포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로 급성골수성백혈병, 다발골수종, 위암 등 다양한 적응증에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JW중외제약우는 지난 1일 종가 2만8450원에서 지난 10일, 17일, 18일 상한가를 기록해 18일 종가 7만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9일에는 하한가에 근접한 5만8200원을 기록했고 그 다음날도 약 14% 하락해 5만1100원까지 하락했다가 24일 5만84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JW중외제약2우B는 1일 4만4450원에서 지난 17, 18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18일 종가가 8만3000원으로 뛰었다가 19일 하한가로 돌아섰다. 24일 종가는 5만6700원으로 떨어졌다.
 
녹십자홀딩스2우는 염증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약품인 ‘덱사메타손’이 영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고려되고 있다는 소식에 이 약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일 종가 1만6850원에서 지난 17, 18일 2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18일 종가 3만5250원으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종목도 다른 우선주와 마찬가지로 24일 종가 기준 2만6550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덱사메타손은 약가가 저렴해 국내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혀 입질을 하지 않는 아이템인데도 몇몇 투자자들이 혹한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선주 급등락은 테마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주가가 저렴하고 상장 주식 수가 적어 시세 조작이 쉽다는 취약점을 악용할 소지가 다분하며 급등하는 주식을 뒤늦게 매수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이번 우선주 투자열풍을 몰고 온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10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24일에는 최근 최고가의 절반에 가까운 4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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