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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치료가 탈모 유발한다? 그 오해와 진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6-21 21:03:39
  • 수정 2020-06-24 21: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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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사 부위에만 영향 미치는 국소치료법 … 에너지인 방사선은 인체 축적 안돼
방사선치료는 전신치료가 아니라 직접 조사되는 부위에만 영향을 미치므로 치료 부위 이외 장기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화학요법과 함께 3대 암 치료법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치료법에 비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만큼 오해를 많이 받고 있다.
 
방사선치료란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을 말한다. 고선량 방사선을 암세포에 조사하면 암세포 핵에 존재하는 DNA에 손상을 일으켜 증식을 억제한다. 필요한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하고, 상처나 통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수술과 달리 따로 입원하거나 회복 기간을 가질 필요가 없어 치료 중에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임채홍 고려대 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두경부 암 재발 환자에게 외과적 수술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완전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방사선치료를 많이 사용한다”며 “수술이 힘든 재발성 두경부암에서 방사선치료가 긍정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사선치료를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가망이 없는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많다. 이같은 부정적 편견으로 인해 치료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방사선치료에 대한 편견을 해부해본다. 
 
1. 방사선치료는 아프다?
 
방사선치료 자체는 아무런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방사선은 방사성 물질이 내는 에너지 흐름을 말한다. 보고 들을 수도, 만질 수도, 냄새나 맛을 느낄 수도 없다. 치료 시 아주 드물게 따뜻한 또는 저린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지만 환자 대다수가 방사선 치료 중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 다만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피부나 점막이 손상을 입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2. 치료 후에도 방사선이 몸에 남아 가족에게 피해를 준다?
 
방사선치료를 하고 아기를 안아도 되는지, 몸에 남아 가족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환자가 많지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암치료에 쓰이는 방사선은 인체 투과성이 뛰어나 몸속으로 많은 에너지를 전달해 암세포 유전자를 박멸한다. 하지만 치료 후에는 몸에 남지 않고 완전히 사라지므로 같이 생활하는 가족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반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은 환자는 원자력안전법에서 정한 기준(유효선량) 이하로 떨어져야 퇴원하게 되는데 환자의 몸에 여전히 방사성요오드가 일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가족이 받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암이나 치매를 조기발견하기 위해 양전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를 촬영할 경우 약 10∼25mSv의 방사선량을 받게 되는데 이는 일상생활을 통해 받는 연간 자연방사선 피폭량 1~3mSv의 3.3∼25배 수준이다. 암 위험요인이 없는 건강검진 수진자에겐 불필요하게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어 최근 자제되고 있다. PET-CT 검사를 받은 환자도 며칠은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참고로 국민 1인당 연간 방사선검사 건수는 2007년 3.3회(0.93mSv)에서 2011년 4.6회(1.4mSv)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 방사선치료는 힘들고 부작용이 심하다?
 
가장 많은 오해 중 하나가 방사선치료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고 부작용도 심하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방사선치료는 말기암 환자만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커 치료 중 입원해야하고, 정상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실제 치료시간은 5~10분 정도로 대부분이 외래로 통원치료를 받는다. 다만 항암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외래로 매일 통원치료하는 게 힘들어 입원하기도 한다. 
 
방사선치료는 국소치료법으로 부작용이 생긴다 하더라도 대부분 치료 부위에서만 나타날 뿐 전신적인 부작용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될 만큼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다.
 
다만 방사선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나브로 체력이 고갈되고 암이 계속 진행될 경우 쇠잔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은 급속도로 증식하는 세포를 더 잘 공격한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 도중 주변 정상조직의 증식 속도가 빠른 경우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두경부암을 치료할 때는 구강염, 복부나 골반 부위의 암을 치료할 때는 장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4. 방사선치료를 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
 
방사선치료가 탈모를 유발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대다수 환자가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약물치료를 받기 때문이다. 방사선은 전신치료가 아니라 직접 조사되는 부위에만 영향을 미치므로 치료 부위 이외 장기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유방에만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는 방사선으로 인한 탈모가 발생하지 않는다. 즉 머리 부분에 방사선치료를 하는 환자만 머리카락이 빠지며 대개 치료 종료 후 2~3개월이 지나면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방사선치료는 오랫동안 매일 받아야 한다?
 
방사선치료는 대개 5~8주 동안 매일 이뤄진다. 방사선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한 번에 많은 방사선을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에 방사선 치료 조사 시간은 5분 남짓으로 아주 짧다. 많은 방사선을 한번에 쬐면 암세포를 확실하게 죽일 수 있지만 주변 정상세포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정상세포의 피해를 줄이고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방사선을 나눠 조사하는 분할치료(fractionation)가 더 유리하다.
 
6. 방사선치료 중에는 부부관계가 불가능하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양호하다면 치료 중이라도 부부관계는 가능하다. 다만 자궁암, 전립선암, 직장암 등으로 골반에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부부관계를 피하는 게 좋다. 생식기가 방사선에 의해 영향을 받아 쉽게 상처가 나거나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치료로 정자나 난소의 기형이 초래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피임을 하는 게 원칙이다. 
 
7. 방사선치료는 이미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시행한다?
 
가망이 없는 환자에게 증상 완화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적응증은 그보다 광범위하다. 첫째는 방사선 단독 치료 또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치료로 근치적인 목적을 가질 때 시행한다. 둘째는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등 다른 근치적 요법을 시행한 후 또는 전에 보조적인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한다. 셋째는 종양으로 인한 동통, 출혈, 신경학적 증상, 장애 등을 완화하기 위해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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