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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가 찡~ 알싸하게 매운 ‘고추냉이’와 ‘겨자’
  •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0-06-19 10:47:32
  • 수정 2021-05-31 16: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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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니그린’의 매운 맛이 몸에 열을 더해 찬 음식 즐기는 여름에 딱!

  고추냉이(왼쪽)과 겨자잎, 고추냉이는 뿌리를 갈아서 향신료로 이용한다. 겨자는 잎은 채소로, 씨앗은 가루내어 향신료로 사용한다.
고추냉이와 겨자는 음식에 톡 쏘는 매운 향미를 더하는 대표적인 양념이다. 이들이 특히 사랑받는 계절을 여름이다. 한국에서는 겨자를 얼음 띄운 냉면에, 일본에서는 고추냉이를 차가운 메밀국수 육수에 살짝 풀어먹는 것을 즐긴다. 이는 매우 과학적인 식사법이어서 고추냉이의 살균 성분이 여름철에 걸리기 쉬운 식중독을 예방하고 겨자의 따뜻한 성분이 차가운 음식으로 생기는 배탈을 막아준다. 


고추냉이, 일본식 이름 ‘와사비’로 유명 … 식당에선 서양고추냉이가 대체
 

고추냉이는 양귀비목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Wasabia koreana’다. 맑은 물이 흐르는 산골짜기에서 자라며 굵은 원기둥 모양의 땅속줄기에 잎이 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특징을 보인다. 땅속줄기에서 나온 잎은 심장 모양으로 길이는 8~10cm 정도이며, 가장자리는 불규칙한 잔 톱니모양이다. 잎자루는 30cm정도 길이에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면서 서로 감싸는 형태를 띤다. 줄기에 달린 잎은 넓은 달걀 모양 혹은 심장 모양으로 길이는 2~4cm다.

5~6월에 흰 꽃이 피는데, 작은 꽃들이 짧은 꽃자루에서 무리지어 피는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수술은 6개 중 2개는 짧고 암술은 1개이다. 꽃이 핀 직후 열매가 열리는데 단단한 견과로 크기는 17mm로 작고 7~8월이며 익는다. 주로 일본에서 자라며 한국에서는 울릉도, 러시아 사할린 등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다. 기후나 토양 상 국내서는 자생하기 어려워 씨앗을 일본에서 구입해 그때그때 재배한다. 
 
고추냉이는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먹어 일본 이름인 ‘와사비’(山葵)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고추냉이는 ‘Wasabia japonica’ 종으로 분류되는데, 물에 잠겨서 자라는 게 특징이다. 국내 재배 시에는 스프링클러로 끊임없이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고추냉이는 일본인들이 워낙 좋아해 일식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일본에서 언제부터 고추냉이를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나라시대(奈良時代, 710~794)의 ‘파마국풍토기’(播磨国風土記)나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85)의 ‘엔기시키’(延喜式 연희식)에 와사비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으나 처음 식용으로 사용한 것은 가마쿠라시대(鎌倉時代, 1180년대~1333년)로 추측된다. 이후 에도시대(江戸時代, 1603~1867)부터로 본격적으로 식용으로 애용됐다.
 
주로 스시‧사시미‧소바를 먹을 때에도 곁들여 먹는 향신료로 사용됐다. 시즈오카현의 특산물인 와사비즈케는 잘게 자른 고추냉이를 술지게미에 섞어서 담근 카스즈케(粕漬け)의 일종으로 밥과 같이 먹거나 술안주로 먹는다.
 
다만 보통 일식집에서 접할 수 있는 것은 일본고추냉이(와사비)가 아닐 확률이 높다. 와사비는 재배조건이 까다로워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 그래서 시중 식당에서는 대부분 같은 과에 속하는 ‘서양고추냉이’(Armoracia rusticana)의 뿌리(Horseradish)에 겨자 등을 넣고 연두색 식용색소를 사용해 만든 것을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일제 시대를 거치며 본격적인 식재료로 애용되고 있다. 주로 뿌리를 갈아 쓰는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뿌리부터 잎까지 전부 식재료로 사용하는데 주로 어린 줄기와 잎을 다서 쌈채로 먹거나 나물무침‧짱아찌 등으로 사용하며 봄에 포기 째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고추냉이는 일식에 자주 사용돼 일본 이름인 '와사비'로 세계에 알려져 있다.

항균‧소염‧진통 효과 … 한방에서는 뿌리를 가루 내 류마티스질환에 사용

고추냉이는 100g에는 지방 1g, 단백질 5g, 탄수화물 24g이 들어 있으며 이 중 8g은 섬유질이다. 나트륨과 콜레스테롤은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칼로리는 109kcal가량으로 조금 높다.

비타민 함량이 높은데 특히 비타민C가 풍부해서 고추냉이 100g에 하루 권장 섭취량의 70%가 들어있다. 비타민B군도 많아 티아민(B1)의 하루 권장 섭취량 9%, 리보플라빈(B2) 7%, 나이아신(B3) 4%, 비타민B6는 14%, 엽산 5%가 100g에 들어있다. 이밖에 칼슘‧마그네슘‧철분‧아연‧망간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고추냉이의 매운 맛은 시니그린(sinigrin) 성분으로 산소와 접촉하면 티오글루코시다제(thioglucosidase) 작용으로 이소티오시안산알릴(allyl isothiocyanate) 성분으로 분해되면서 코를 톡 쏘는 특유의 맛과 향이 나타난다. 이 성분은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 박테리아의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 이소티오시안산알릴은 강력한 진통 소염 효과를 내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고추냉이 뿌리를 봄에 캐어 잔뿌리를 때고 말린 것을 산규근(山葵根)이라 부르며 약재로 사용한다. 이를 가루 내어 물에 갠 후 류마티즘·신경통 등이 있는 환부에 바르면 통증이 진정된다. 호흡기질환에는 적은 양을 물에 개서 섭취하기도 한다. 이소티오시안산알릴 가스 성분은 비강과 부비동에 직접 작용해 알레르기성비염과 상기도감염으로 인한 비강 및 부비등 염증을 완화한다.
 
고추냉이 속에 풍부한 칼륨은 혈관 속 염분과 노폐물을 배출해 고혈압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칼륨은 혈관이 수축되는 것을 막아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매운 맛으로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몸에 열을 내는 등 이로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갓은 겨자의 변종으로 다른 겨자보다 가지와 입이 더 무성하며 줄기가 질긴 편이다.
겨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향신료 … 변종인 ‘갓’은 삼국시대에 유입
 
겨자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식물로 학명은 ‘Brassica juncea’다. 주로 밭에서 재배되는데 뿌리잎은 깃 모양으로 갈라져 톱니가 있으나 줄기잎은 거의 톱니가 없다. 높이는 1∼2m로 4~5월에 십자 모양의 노란 꽃이 총상꽃차례로 핀다. 열매는 원기둥 모양의 꼬투리로 짧은 자루가 있고 안에 갈색을 띤 노란 색의 씨가 들어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식용 겨자는 이 노란 씨앗을 말한다.
 
겨자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혹은 중국으로 추정된다.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향신료 중 하나로 기원전 1550년경의 이집트 문헌에 마늘·양파 등과 함께 약으로 소개돼 있고, 중국의 예기(禮記)와 의례(儀禮)에도 ‘개장’(介醬)이라는 명칭으로 흔적이 남아있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개장은 겨자씨를 가루내 물을 숙성시킨 것으로 지금의 겨자소스와 흡사한다. 일본에서도 800년경의 문헌인 ‘엔기시키’(延喜式)에 등장한다.
 
한국에서는 겨자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삼국시대부터 겨자의 변종인 갓이 들어와 오랫동안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서 자라는 갓은 일반 겨자보다 가지와 입이 더 무성하며 줄기가 질긴 편이다. 전국에서 재배되지만 여수 돌산이 가장 유명한 명산지다. 갓은 포기 째 김치로 담가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는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겨자 변종이 존재하는데 가장 크게는 흑겨자(Brassica nigra, 동양겨자)와 백겨자(Sinapsis alba, 서양겨자)로 나눌 수 있다. 흑겨자는 갈색 또는 흑색으로 향기는 강하지만 매운 맛이 적고 쓴 맛이 강하다. 백겨자는 연노랑색으로 매운 맛이 강하다. 갓은 흑겨자의 일종이다.

백겨자, 흑겨자, 갓 모두 채소 또는 샐러드 재료로 먹는다. 최근 국내에 많은 종류의 백겨자가 도입됐는데 잎둘레가 곱슬골습한 곱슬겨자와 잎이 둥글고 붉은 적겨자가 주로 재배된다. 일본에서는 백겨자 중 쑥갓 이파리 모양의 잎겨자와 황겨자를 많이 먹는다. 적겨자나 황겨자 모두 크게 보면 백겨자의 범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소스로 사용되는 겨자(Mustard)는 백겨자의 씨를 추려 말려서 가루 낸 것이다. 한자로는 ‘개자’(芥子)라고 부른다. 여기에 따뜻한 물을 넣고 개면 특유의 향과 매운 맛을 띤 개자유(芥子油)가 생기는데 이를 향신료로 활용한다.
 
흔히 말하는 겨자소스(Mustard)는 겨자씨를 말려 가루낸 것으로 물을 넣고 개면 특유의 향을 가진 기름성분이 나온다.

칼로리 낮고 씨앗과 잎줄기 모두에 영양소 풍부 … 과용하면 위염‧위경련‧알레르기 유발
 
겨자는 수분 83.5%, 단백질 3.6%, 지방 0.5%, 탄수화물 9.8%, 섬유 2.2%, 무기질 21.4%이며, 다른 채소에 비해서 나트륨은 약간 많은 편이다. 비타민이 풍부하며 이 중 베타카로텐과 비타민C가 많다. 포도당과 과당이 약간 함유돼 있으나 칼로리는 100g당 20kcal정도로 낮은 편이라 다이어트에 좋다.
 
겨자의 조직 속에는 매운 맛은 내는 성분이 배당체로 존재한다. 물을 만나면 효소 미로시나제(myrosinase)에 의해 매운맛이 발현한다. 배당체는 주로 씨앗에 많이 존재한다.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은 종류에 따라 다른데 흑겨자의 배당체는 고추냉이와 같은 시니그린(sinigrin)으로 미로시나제에 의해 이소티오시안산알릴(allyl isothiocyanate)로 변한다.

백겨자의 배당체는 시날빈(sinalbin)으로 파라하이드록시벤질이소티오시아네이트(p-hydroxybenzyl isothiocyanate)를 만든다.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이소티오시안산알릴)은 휘발성을 가져서 매운 맛이 금방 날아가지만 파라하이드록시벤질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휘발되지 않고 오래 남아 입 속을 자극한다는 차이가 있다.
 
파라하이드록시벤질이소티오시아네이트와 알릴이소티오시아네이트는 비슷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고추냉이의 항균‧소염‧진통 효과를 흑겨자‧백겨자에서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스로 먹는 겨자씨앗에는 셀레늄‧마그네슘‧오메가3지방산‧비타민B군 등도 풍부하다. 셀레늄은 항산화성분으로 몸속의 산화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그네슘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신경 신호를 안정화하는 작용을 한다.
 
오메가3지방산은 심혈관질환‧골다공증 등을 예방하고 뇌인지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B군 중에서는 세포의 물질대사에 관여하고 세포 성장을 돕는 티아민과 혈액과 세포합성 기능이 있는 엽산이 많다.
 
잎과 줄기에도 이로운 작용을 하는 성분이 많다. 흑겨자의 한 종류인 갓의 줄기와 잎에서 비타민A‧B‧C‧E가 모두 풍부해 면역력 증강, 노안과 야맹증 개선, 항산화 스트레스 감소, 세포노화 방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식물보다 섬유소가 풍부해서 변비 완화,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당 수치 조절 등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이로운 효과가 많은 고추냉이과 겨자지만 자극이 심해 자극이 강해 과용하면 위장에 무리를 줘 위염‧위경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쇼크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이들 식물은 성질이 뜨거워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 체질의 사람에게 맞지 않다. 평소에 종기가 자주 나거나 눈병이 잦고, 치질이나 혈변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도 이를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몸에 열이 부족하고 에너지가 적은 소음인에겐 잘 맞다.
 
‘식료본초’에 따르면 “갓을 사람이 먹으면 기(氣)와 풍(風)이 동하고 날로 먹으며 결석이 생기며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고추냉이와 흑겨자의 매운맛은 휘발성이므로 이를 보존하려면 생것으로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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