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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 국내 특례수입 … 건보재정 부담 우려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6-03 23:29:54
  • 수정 2021-06-11 17: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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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리어드 임상자료 및 미국·일본·영국 등 허가에 근거 … 효과 대비 비싼 약가 책정 경계해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치료제로 국내에 특례수입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질병관리본부가 관계 부처 및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세부 절차를 협의할 방침이다.


의약품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되지 않은 의약품을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는 제도로 질병관리본부장이 요청하면 식약처가 심의해 수입 여부를 확정한다. 질본은 앞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렘데시비르 국내 도입을 제안해 식약처에 특례수입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질병관리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식약처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치료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확인했고,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결정 사유로 제시했다. 미국, 일본, 영국 등에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용하도록 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실내공기(Room air)에서 산소포화도 94% 이하인 환자, 보조산소 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침습적 또는 침습적 기계환기나 체외막산소요법(ECMO)이 필요한 환자 등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식약처와 질본 등은 렘데시비르의 국내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협력해 이른 시일 내 국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 필요한 렘데시비르 물량과 구체적인 공급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길리어드사이언스 측은 “필요 물량 및 기간 등을 정부와 협의한 뒤 본사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본사에선 렘데시비르 생산량을 계속 늘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치료제로 쓰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수로 렘데시비르의 중국 임상자료를 누출해 이를 입수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렘데비시르 효과가 없다고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시행된 1상 임상에서 연구진은 237명의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나머지 79명에게 위약을 투여했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는 투약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거나 혈류 내 바이러스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치사율은 13.9%로 위약군 12.8%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 부작용 발생률은 두 그룹이 65%로 같았으나 부작용으로 조기에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12% 대 5.1%로 오히려 렘데시비르 투여군이 높았다.


하지만 지난달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EUA)까지 받은데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발표한 임상결과에선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한 결과, 렘데시비르 투여군은 회복기간이 11일로 위약군 15일 대비 약 4일 단축한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치료제 채택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2000명 이상 대규모 환자 모집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망률 감소가 평가 항목에 들어가지 않는 등 종합적인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서울대병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선 약효보다 치료기간 단축 외에 인공호흡기, 중환자실 등 의료자원 확보 효과를 도입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6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의료자원 낭비를 줄이고 생명을 존중하기 위해 국내 임상시험도 길리어드가 부담하지 않고 국민 세금인 서울대병원 연구기금을 활용했다”고 말해 길리어드의 상업적 판매를 위한 임상연구에 세금을 들여 동참한 것이 정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미국 언론은 1인당 렘데시비르 투약비가 4460달러(약 550만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약가 책정에 정부가 관여하지 못하고 제약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한국 보건당국이 여론에 휩쓸려 서투르게 협상하면 건강보험 재정만 축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자기관인 SVB리링크 측은 “렘데시비르의 시장 가격이 유럽에서 4000달러(480만원), 그 외 지역에서 2000달러(240만원)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렘데시비르 비축에 나설 것이며, 2022년도 예상 매출 77억달러(9조3709억원) 중 절반가량은 정부 비축 물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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