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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딱! 산뜻하고 달콤한 독일 화이트와인
  • 김지예 ·소믈리에 기자
  • 등록 2020-05-29 17:58:25
  • 수정 2020-05-29 2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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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와인 양조에 불리한 기후를 역으로 활용 …아이스와인의 발상지
독일은 여름에 마시기 좋은 청량하고 달콤한 화이트와인 생산 강국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청량한 화이트와인에 끌린다. 생산국마다 개성 넘치는 화이트와인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도 첫 손에 꼽히는 화이트와인의 강국은 독일이다. 포도재배 북방 한계점에 위치한 독일은 청량한 화이트와인과 달콤한 아이스와인으로 이름을 높다. 독일 화이트와인은 알코올 함량이 낮고 맛이 신선해 여름철에 마시기 그만이다. 아이스와인은 식후에 디저트로 즐기기에 알맞다.
 
8세기 프랑스와 쌍벽을 이루던 와인강국, 세계대전 후 쇠퇴 … 1980년대 이후 양질화 선회
 
독일의 와인 역사는 기원전으로 올라간다. 이 지역의 원주민인 켈트족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담아 마셨던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와인 양조가 시작된 것은 기원후 1세기 로마인의 정벌이 시작되면서 부터다. 카이사르의 군대를 통해 전파된 와인은 이후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수도원을 중심으로 독일의 와인 문화가 시작됐다.
 독일 와인산업을 부흥을 이끈 독일 카를 대제는 라인강과 모젤강을 통해 독일 와인을 수출했다.
8세기 들어 카를 대제(Karl der Große)는 와인 수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프랑스와 경쟁하기 위해 와인사업을 적극 장려했다. 당시 주요 와인 생산자인 수도자들을 모아 와인을 만들기 좋은 토양과 포도품종 와인양조법 등을 활발히 연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품질을 끌어올렸다. 라인강과 모젤강을 운송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독일은 프랑스에 버금가는 와인 생산국으로 성장했다. 당시 10만헥타르(3억250만평)였던 포도밭도 30만헥타르(9억750만평)로 커졌다.
 
하지만 1618년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와의 종교 갈등으로 30년 전쟁이라는 내전이 일어났다. 가톨릭교도인 페르디난트가 보헤미아의 왕위에 오른 후 가톨릭 신앙을 강요하려 하자 보헤미아와 오스트리아의 프로테스탄트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덴마크‧스웨덴‧프랑스‧에스파냐 등이 개입해 엎치락뒤치락 긴 전쟁을 이어갔다. 이 시기에 독일 내 포도밭과 양조장 등은 파괴되고 적대국가의 과세장벽으로 무역도 어려워지면서 독일의 와인산업은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18세기 들어 독일의 내정이 안정되자 와인산업은 다시 중흥기를 맞이해 독일의 화이트와인과 아이스와인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20세기 초 세계1‧2차 대전이 벌어지면서 독일의 와인산업은 크게 후퇴했다. 포도밭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전쟁이 끝나고 독일은 기계화를 도입하고 경제 기적을 열었다. 이 때 독인의 와인 사업에도 기계화가 도입됐다. 하지만 무분별한 경작지 확대, 비료 사용, 생산량에만 집중한 품종 개량, 단순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등급기준 등으로 독일 와인의 품질은 크게 떨어지고, 독일 와인에 대한 평가도 바닥을 치게 된다.
 
1980년대 중후반 이후 독일 정부와 생산자들은 이전의 대량 생산 기조를 버리고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선회했다. 또 지역별 특성이 강조된 와인을 생산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인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독일 와인을 마시고 있다.
 
지역적 열세를 활용, 화이트와인과 아이스와인으로 승부
 독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리슬링 품종 포도는 청량하고 우아한 향기가 강점이다.
독일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품종은 청포도인 리슬링(Riesling)과 뮐러 트루카우(Mueller Thurgau)다. 독일은 7:3 비율로 화이트와인 생산이 많으며 한 때는 화이트와인의 생산량이 9:1에 이르기도 했다.
 
과일향이 풍부하고 묵직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분이 풍부한 포도가 재배돼야 한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는 풍부한 일조량, 조금 부족한 강수량(연간 400~700mm), 따뜻하고 온화한 봄‧가을 기온(10~25도) 등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독일은 포도를 재배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국가는 아니다.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비해 북쪽에 위치한 독일은 간신히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추운 기온에, 눈과 비가 자주 내리는 기후를 가지고 있다. 당연히 묵직한 와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 만큼 당도 높은 과실이 재배되기 어렵다.
 
그래서 독일 양조가들은 여느 국가 양조가들과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향이 풍부한 레드와인 대신 청량하고 신선한 화이트와인을 주력 상품으로 선택한 것이다. 청포도는 적포도에 비해 일조량이 적어도 잘 자라며 당분이 부족한 대신 천천히 익으면서 상큼한 산미를 가지게 된다. 독일 양조가들은 지리적인 특성을 이용해 알코올 함량이 적고(8~10%) 가볍고 청량한 느낌의 화이트와인을 양조해 유럽 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남들보다 추운 기후적 특성을 이용해 특별한 발명품도 만들어냈다. 바로 아이스와인(Ice wine)이다. 아이스와인은 얼린 포도를 이용해 양조한 농도 짙고 달콤한 맛의 화이트와인이다. 포도를 얼리면 수분이 얼음으로 빠져나가 남은 과실의 당분 함량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를 와인으로 만들면 당도와 산도가 둘 다 높은 아이스와인이 된다. 독일의 한 양조장에서 수확을 미뤘다가 얼어버린 포도로 와인을 만든 것에서 유래됐다. 지금은 캐나다에서도 만들어지고 있지만 20세기까지는 오직 독일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고급 디저트와인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대표적인 아이스와인으로는 라인헤센(Rheinhessen)주의 닥터젠젠(Dr. zenzen)과 캔더만 (kendermann)이 있다.
 
지역에 따라 1번, 당도에 따라 또 1번 … 복잡한 등급제
 
독일 와인 등급제
독일은 독특한 등급체계를 가지고 있어 초보자를 헷갈리게 한다. 독일 정부의 와인령에 따른 등급은 프랑스처럼 포도밭의 떼루아로만 등급을 정하지 않고, 수확할 때 포도의 성숙도(당도)에 따라 등급을 매겼다. 이 기준은 지역과 품종에 따라 약간 달라진다.
 
가장 낮은 등급인 ‘타펠바인’(Tafelwein)은 유럽연합(EU) 내에서 재배된 어떤 포도 품종을 사용해도 된다. 이 중 독일산 포도를 사용한 와인은 ‘도이취 타펠바인’(Deutscher Tafelwein)이라고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발효 전에 설탕과 사과농축액을 첨가해서 단맛과 알코올함량을 높이는 게 허용된다.
 
프랑스 뱅 드 패이(Vin-de-Pays, 가격을 지불할 만한) 등급과 유사한 ‘란트바인’(Landwein)는 타벨바인보다 높은 등급으로 포도 품종과 생산 지역이 표기된다. 발효 전에 설탕을 첨가할 수 있지만 농축과즙은 첨가하지 못한다. 도수는 타펠바인보다 0.5% 높다. 2009년에 개정된 와인령 2호에 따르면 26개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만이 란트바인이 될 수 있다.
 
이보다 높은 퀄리티와인은 ‘크발리테트스바인’(Qualitätswein)이라 불린다. 해외에서 보편적으로 만날 수 있는 등급은 ‘크발리테트스바인 베슈팀터 안바우게비테’(Qualitä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QbA)이다. '특정 생산지역의 퀄리티 와인'이란 뜻이다. 독일의 13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만 명칭을 붙일 수 있다.
 
QbA는 가격‧포도상태‧당도에 따라 △당도 73오슬레(Oechsle) 이상의 ‘카비네트’(Kabinett) △당도 85오슬레 이상, 늦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슈페트레제’(Spätlese) △선별한 포도로 만든 최소 당도 95오슬레의 아우스레제 (Auslese) △선별한 포도알로 만든 최소 당도 125오슬레, 베렌아우스레제 (Beerenauslese) △ 언 포도알로 만든 아이스바인(Eiswein) △150오슬레 이상인 귀부와인(貴腐wine, 보트리티스 곰팡이가 낀 포도로 양조한 와인),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등 6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QbA 와인 중 특정 밭의 이름을 슬 수 있는 와인은 ‘프레디카츠바인’ (Prädikatswein)으로 따로 불리기도 한다. 프랑스의 단일 포도밭 특급와인 등급(크뤼)을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녹색병의 모젤와인과 갈색병의 라인와인 … 비슷한 듯 개성있는 지역 특성
 
모젤강을 끼고 있는  ‘모젤 자르 루버’(Mosel-Saar-Ruwer) 지역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와인 산지다.
독일 내 와인생산지역 중 프레디카츠바인 등급을 붙일 수 있는 곳은 모젤 자르 루버(Mosel-Saar-Ruwer),나에(Nahe), 바덴(Baden), 프랑켄(Franken), 뷔르템베르크(Württemberg), 아르(Ahr), 미텔라인(Mittelrhein), 헤시쉐 베르크슈트라세(Hessische Bergstrasse), 자알레 운스트루트(Saale-Unstrut), 작센(Sachsen) 등 총 13곳이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모젤 자르 루버’(Mosel-Saar-Ruwer)다. 독일 와인의 15%를 생산하고 있으며, 가볍고 신선한 맛이 특징이다. 보통 모젤와인이라고 부르며, 목이 긴 녹색 병을 사용한다.
 
라인가우(Rheingau)는 모젤 지역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모젤 와인보다 알코올 함량이 높고 원숙한 맛이 특징이다. 줄여서 라인와인이라고 부르며, 목이 긴 갈색 병을 사용한다.
 
라인헤센(Rheinhessen)은 라인강을 기준으로 서쪽에 자리한 지역으로 독일에서 가장 넓은 포도 재배지역을 가지고 있다. 생산하는 와인 종류가 다양해서 화이트와인 외에도 레드와인도 생산된다.
 
라인팔츠(Rheinpfalz)는 줄여서 흔히 팔츠(Pfalz)라고 불린다. 프랑스 알자스와 인접해 비슷한 양조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화이트와인 대 레드와인 생산비율이 6대4 정도로 레드와인 생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온후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으로 독일 와인답지 않은 풍부한 향과 묵직한 보디감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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