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미만은 편두통성어지럼(35%), 65세 이상은 양성돌발체위현훈(28.2%)가 제일 흔해
한국인의 어지럼증 원인 질환은 양성돌발체위현훈, 심리적, 뇌혈관질환성, 편두통성, 메니에르, 전정신경염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을 분석하고 20일 이 같이 발표했다.
어지럼증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할 만큼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단순히 스트레스나 피로감 때문이라고 생각해 간과하기 쉽지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거나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한 탓에 많은 환자가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곤 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과 나이, 성별 등의 인구학적 특성에 대한 분석 연구를 진행해, 그 결과를 임상신경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 IF=4.204)’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03~2019년 사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에서 어지럼증으로 진료 받은 21,166명의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이석증이라고 부르는 양성돌발체위현훈(24.2%)이었으며, 그 뒤로 심리어지럼(20.8%),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에 의한 어지럼(12.9%), 편두통성어지럼(10.2%), 메니에르병(7.2%), 전정신경염(5.4%)의 순으로 확인됐다. 이 중 양성돌발체위현훈과 심리어지럼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원인 질환 비중은 연령에 따라 달라졌는데 19세 미만에서는 편두통성어지럼(35%)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양성돌발체위현훈(28.2%)이 가장 흔한 원인이었다. 19~64세 사이 성인에게서는 심리어지럼(26.3%)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의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 이상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 2배 더 많이 발생했다. 양성돌발체위현훈, 심리적어지럼,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 모두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났고, 편두통성어지럼의 경우에는 81%의 환자가 여성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통계청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약 30년 후의 어지럼증 환자 수를 추정했다. 2019년 기준 약 200만 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2050년에는 40% 이상 증가해 약 289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인구 10만 명 당 약 6,057명의 어지럼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김지수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매우 가파른 추세로 진행되면서 노인 어지럼증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사회적 제도 및 의료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