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환자 급증하는 ‘궤양성 대장염’ … 증상 심해도 경구용 JAK억제제로 관리 가능
최근 국내에서 서구화된 식습관 및 환경적인 변화로 인해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 크론병(Crohn‘s disease) 등과 같은 염증성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 질환으로 꼽히는 ‘궤양성 대장염’은 최근 지역·인종에 상관없이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대장염은 대장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한정된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14년 3만2865명에서 2019년 4만6681명으로 약 42% 증가했다.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다르게 10~30대 젊은 나이에 주로 발병하며 20대에서 최근 가파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대 환자는 2019년 6112명을 기록했으며 2014년 4123명 대비 약 48%로 10대 9%, 30대 32% 대비 세대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궤양성대장염의 대표적 증상은 혈성 설사, 대변 급박감(절박증), 복통,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다. 대부분 증상의 악화·호전이 반복되고 때로는 오랜 기간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만성 궤양성대장염을 앓으면 삶의 질 저하와 합병증으로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질환은 내·외과적 치료과정에서 오심, 구토, 원형탈모 등 약물 부작용뿐 아니라 반복적인 치루의 절개, 변실금, 장루 관리 등 증상으로 환자를 고통스럽게 한다. 재발도 잦은 편으로 치료, 학업, 직장 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젊은 환자에선 불안감, 우울증, 사회적 고립감까지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완치가 어렵고 평생 치료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치료제가 없어 환자의 통증 완화 등을 치료 목표로 했지만 최근 다수의 치료법이 개발돼 증상과 점막의 염증을 호전시켜 관해(증상이 완전히 호전되고 내시경 검사에서 점막이 정상 또는 치유된 경우)를 유도하고 오랜 기간 유지하는 것으로 목표가 변경됐다. 증상이 심하면 수술법이 고려되지만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약물 치료를 근간으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는 병변 범위와 병변의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되며 증상이 심할 경우 생물학적 제제(주사제)를 사용한다.
환자의 20~40%는 이러한 통상적인 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부작용으로 대장절제술을 받는다. 여기에 약제 부작용, 면역원성에 의한 이차적 약효 소실, 주사제 투여 불편함 등으로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은 뒤 2018년 중등도에서 중증의 성인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추가한 한국화이자제약 ‘젤잔즈정’(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로 승인된 경구용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로 생물학적 주사제가 주를 이뤘던 궤양성 대장염 시장에 등장한 경구용 치료제다. 이 치료제는 궤양성대장염 환자에서 치료 시작 3일 뒤부터 효과를 보이며 위약 대비 관해 비율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은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해도 환자의 최소 30%는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면역원성에 의한 약효 소실 같은 제한점이 존재해 새 치료 옵션이 필요했다”며 “질환 특성상 젊은 층이 많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만큼 경구용 JAK억제제가 환자의 일상생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장질환의 날(World IBD Day)로 이 기념일은 2012년 크론병 및 궤양성대장염 협회 유럽연맹(The European Federation of Crohn’s and Ulcerative Colitis Associations, EFCCA)의 주도로 제정됐다. 50개국 이상의 환자단체와 함께 질병 홍보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