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지난해 1월 80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록소온콜로지(Loxo Oncology)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유전자 변이 또는 유전자 융합 표적 경구용 항암제 ‘레테브모캡슐’(Retevmo 성분명 셀퍼카티닙 selpercatinib)이 8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취득했다.
이 신약은 성인의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metastatic RET fusion-positive NSCLC), 12세 이상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변이(advanced or metastatic RET-mutant) 갑상선수질암(甲狀腺髓質癌, medullary thyroid cancer, MTC),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더 이상 반응을 나타내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은 12세 이상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등 3가지 유형의 암으로 적응증을 받았다.
RET는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수용체를 발현하는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의 하나로 아교세포 유래 신경영양인자(GDNF)의 멤버다. 레테브모는 인산화효소를 차단, 암세포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전을 가졌다.
이번 허가는 백금착제 항암화학요법제로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105명의 성인 RET 유전자 융합 양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LIBRETTO-001’란 1/2상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가속승인을 통해 이뤄졌다. 임상 참여 환자들은 증상이 진행되거나 독성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타날 때까지 ‘레테브모’ 체중에 따라 하루 총 120~160mg을 2회에 나눠 경구 복용했다.
그 결과 64%의 총치료반응률(ORR)이 도출됐다. 치료반응을 나타낸 환자 가운데 81%에서 6개월 이상의 치료반응이 지속됐다. 치료 전력이 없는 RET 유전자 융합 양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약효평가에서는 84%의 ORR이 산출됐다. 이들 중 58%가 6개월 이상 지속반응을 보였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유전자 변이 갑상선수질암 임상은 과거에 ‘카보메틱스’(카보잔티닙) 또는 ‘카프렐사’(반데타닙) 또는 이들 두가지 항암제로 치료한 경험이 있는 환자 55명과 아무런 치료경험이 없는 환자 88명 등 총 14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료전력이 있는 55명에선 69%의 ORR이 도출됐다. 그 중 76%에선 6개월 이상 지속적인 치료반응을 보였다. 88명은 73%의 ORR을 보였으며 61%가 6개월 이상 지속반응을 보였다.
RET 유전자 융합 양성 갑상선암 임상은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성을 보이고 앞서 다른 전신요법제를 투여받았던 RET 유전자 융합 양성 갑상선암 환자 19명과 방사성 요오드 불응성 및 치료 경험이 없는 8명이 피험자로 참여했다. 전자는 79%의 ORR과 이 중 88%의 6개월 이상 지속반응, 후자는 100%의 ORR과 이 중 75%의 6개월 이상 지속반응을 보였다.
레테브모의 고빈도 부작용은 간내 염증효소 수치(AST, ALT) 상승, 혈당 수치 증가, 백혈구감소증, 혈중 알부민 수치 감소, 혈중 칼슘 수치 감소, 구갈, 설사, 크레아티닌 증가, 알칼리성인산분해효소(Alkaline Phosphatase, ALP) 증가, 고혈압, 피로, 체내 또는 사지 부종, 낮은 혈소판 수치, 콜레스테롤 상승, 발진, 변비, 혈중 나트륨 수치 감소 등이 관찰됐다. 중증 부작용으로 간 독성, 혈압 상승, QT 간격 연장, 출혈, 알레르기반응 등이 수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부작용은 수술 후 창상의 회복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의사에게 사전 고지해야 한다.
앞서 지난 6일에는 노바티스의 MET 엑손 14 스키핑(MET exon 14 skipping)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타브렉타’(Tabrecta 성분명 카프마티닙 capmatinib, 개발코드명 INC280)가 FDA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 이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세계 최초의 중간엽 상피세포 변이(mesenchymal-epithelial transition, MET) 차단제로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4%가 치료 대상이다. 1주일 안에 MET 차단제, RET 차단제가 허가됨에 따라 표적별로 세분화된 폐암 치료제의 개발이 더욱 촉진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