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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응급용·편의성 높인 코로나19 진단키트 허가 러시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5-11 19:10:05
  • 수정 2020-05-12 00: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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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DA, 첫 항원검사 방식·타액 검사 제품 긴급사용승인 … 시선바이오, 15분내 결과 확인 신속키트 美 승인 초읽기
코로나19 항원 기반 진단키트인 미국 퀴델(Quidel)의 ‘소피아2SARS항원FIA(Sofia 2 SARS Antigen FIA)’(왼쪽)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PCR 기반 15분내 신속진단키트 ‘에이큐톱코비드19래피드디텍션키트(AQ-TOP COVID-19 Rapid Detection Kit)’
전세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가  11일 ‘응급용’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 허가 공고를 내고 신제품 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질본은 이날 코로나19 응급용 유전자 검사시약 긴급사용을 위한 공고(제2020-440호)를 내고 한국바이오협회를 통해 소속 진단기업에게 참여를 요청했다.

이번 질본 공고는 지난 1월 28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시약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평가 신청 공고’(제2020-90호)에 이은 두 번째 진단시약 관련 공고다. 신청은 6월 1일부터 5일까지 받는다.

응급용은 응급환자에 사용해 △1시간 이내에 진단검사 및 결과 도출 가능 △핵산증폭법을 기반으로 타깃 부위가 2개 이상 △KGMP시설 생산 △기존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장비(접수일 기준) 사용 △임상적 성능시험 결과 민감도·특이도 각각  95%, 97% 이상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춰야 신청 대상이 된다. 

이번 응급용 진단키트 공고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45분 안에 검사가 가능한 미국 의료기기업체 세페이드(Cepheid)의 ‘진엑스퍼트(GeneXpert)’를 지난 3월 21일, 프랑스 의료기기업체 비오메리유(bioMerieux)의 ‘바이오파이어(BIOFIRE)’ 진단키트를 이달 1일 각각 응급용으로 긴급사용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 EUA)한 뒤 국내에서도 응급용 진단키트 허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이들 두 진단키트를 응급용으로 사용하려면 국내 대형병원이 관련 자동화 장비를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국내 병원이 이를 갖추고 있고 국내 바이오기업도 이 기준에 맞출 수 있어 국내외 업체가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더욱이 상당수 국내 기업은 자사가 개발한 분석장비로 진단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고 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회사가 오상헬스케어(이하 미국 현지시각 4월 18일), 씨젠(21일), SD바이오센서(23일),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27일), 랩지노믹스(29일) 등 5곳에 이르러 응급용 키트 공급을 위한 물밑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에선 새로운 방식의 진단키트 허가가 이어졌다. 지난 7일 미 FDA는 집에서 환자의 타액(침) 샘플을 채취해 코로나19를 검진하는 진단키트를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코로나19 타액검체 채취법에 대해 FDA가 긴급사용승인을 인가했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 RUCDR 인피니트 바이오로직스(RUCDR Infinite Biologics) 소속 임상유전자연구소와 그 협력사인 스펙트럼솔루션(Spectrum Solutions), 애큐릿다이아그노스틱연구소(Accurate Diagnostic Labs, ADL)가 개발한 이 제품은 코(비강)와 목구멍 속(비강인후)으로 면봉(스왑)을 밀어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검사법과 타액으로 검체를 채취한 검사법으로 총 6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비교한 결과 정확도가 100% 일치했다.

타액검사법은 환자에게 플라스틱 용기에 침을 여러 번 뱉어 검사 요원에게 건네는 방법으로 이뤄지며 검사 요원이 피검자와 직접 마주보지 않아도 돼 상호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병원 방문으로 인한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 검사를 활용하면 대면 검사 시 감염 방지를 위해 착용했던 장갑, 마스크 등 보호장구 낭비를 줄이고 면봉 검사로 인한 불편감도 줄일 수 있다.

이같은 편의성이 있지만 검사 결과에는 24~48시간이 소요돼 최근 출시되는 신속진단키트 등에 비해선 다소 오래 걸리는 점 때문에 증상 정도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의료시설에서 훈련된 전문요원의 감시 아래 타액 검사가 이뤄져야 하며 타액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피검자는 확진을 위해 제2의 다른 검사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당 EUA를 획득한 럿거스대 연구소만이 SDNA-1000 타액 샘플을 수집할 수 있고, 아울러 럿거스대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검체 채취방법과 키트만을 사용해야 한다. 보편적 진단키트 승인은 아니지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의의가 큰 검사법이다. 

RUCDR 인피니트 바이오로직스의 파트너사인 볼트 헬스(Vault Health)의 제이슨 펠드먼(Jason Feldman) 최고경영자(CEO)는 “검진비는 150달러(약 18만3150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며 “정확한 샘플 채취를 위해 원격진료로 실무자의 충분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FDA는 지난 8일 첫 ‘항원 검사’ 방식으로 15분 내 결과 확인이 가능한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미국 내에서 7만6000여명의 코로나19 사망자와 126만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미국 내에서 생산 가능하고 검사 시간도 짧은 항원검사 방식 키트를 도입해 확진자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허가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료기기 제조사 퀴델(Quidel)이 내놓은 ‘소피아 2 SARS 항원 FIA(Sofia 2 SARS Antigen FIA)’는 면봉으로 코(비강) 내 검체를 채취한 뒤 바이러스에 붙어있거나 그 내부에 있는 단백질을 탐지하는 검사법이다. 기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방식에 비해 장비 생산이 저렴하고 검사 수행이 간편하다. 특히 15분 내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비용도 검사 당 5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대량 검사가 용이하다. 이에 미국 보건당국은 신종코로나 진단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검사 장비 부족으로 시름하는 코로나19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FDA는 “항원 검사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중요한 검사법”이라며 “허가를 기다리는 다른 항원검사 키트들이 승인되면 하루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항원검사는 위음성반응에 대한 한계가 존재한다. FDA는 “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약 85% 수준으로, 나머지 15%의 위음성반응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PCR 방식으로 한 번 더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도 FDA 신속진단키트 허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7일 ‘유톱코비드19디텍션키트(U-TOP COVID-19 Detection Kit)’로 FDA 허가를 받은 국내 분자진단 전문기업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최근 15분 이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에이큐톱코비드19래피드디텍션키트(AQ-TOP COVID-19 Rapid Detection Kit)’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키트는 유톱코비드19키트와 같은 PCR 방식으로 정확도가 100%에 육박하고 15분 내에 진단결과를 알 수 있어 공항·항만의 출입국자 등 현장진단(Point-of-care, POC) 검사에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짧은 검사 시간과 높은 정확도로 신속한 FDA 허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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