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전체 4위, 여성 암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 암 질환이다. 2017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7년 신규 발생한 여성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는 20.3%에 달하는 2만2230명으로 그 중 35~64세가 전체 신규 암 발생 환자 중 29.1%에 달한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2001~2012년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 중 0기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은 95.4%, 1기 환자는 92.7%에 이른다. 반면 3기에 들어서면 63.4%, 4기는 22.2%로 생존율이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치밀유방’은 조기진단 및 치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모유 만들어내는 실질조직 비중 50% 넘으면 치밀유방 분류 … 유방암 발병 위험 4~6배 높아
유방은 크게 모유가 만들어지고 이동하는 유선·유관 등이 속하는 ‘실질조직’과 이를 둘러싼 ‘지방조직’으로 구성된다. X선을 활용한 유방촬영술에선 실질조직 비중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는데 그 중 유선조직이 각각 50%, 75%를 초과하는 3~4단계를 치밀유방이라 부른다.
문제는 치밀유방이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치밀유방은 유방촬영술을 활용한 유방암 진단에 어려움을 준다. X선 촬영 시 유방 내 지방조직은 검게 투과되는 반면 암이나 양성종양은 하얗게 나타나 이를 토대로 유방암 여부를 진단한다. 하지만 실질조직이 밀집돼 있으면 X선이 실질조직을 투과하기 어려워 암이나 양성종양처럼 하얗게 표시된다. 이 때문에 유방 내 종양을 발견하기 어려워진다.
치밀유방 자체로 유방암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질조직이 75% 이상을 차지하는 4단계의 고밀도 치밀유방을 보유한 여성은 실질조직이 10% 미만인 저밀도 유방을 가진 여성에 비해 10년 내 유방암 발병 확률이 4~6배 가량 높다. 국내에서도 중등도, 고밀도 치밀유방이 유방암 발병확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박소은 일산차병원 유방센터 교수는 “치밀유방은 유방실질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가 많고 호르몬과 성장인자에 노출되는 양이 많이 누적돼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치밀유방, 상대적 민감도 높은 유방초음파 등 병행해야
치밀유방은 외국에 비해 국내 여성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40대 여성 중 치밀유방의 비중이 46% 안팎이지만 한국은 약 1.5배에 달하는 7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밀유방과 유방암 간 연관성이 높은 만큼 국내 여성들은 지속적인 검진으로 조기발견에 집중해야 한다. 유방암 환자 비중이 가장 높은 40대 이상 여성이 치밀유방을 보유했다면 X선을 활용한 유방촬영술에 더해 유방초음파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이는 치밀유방에서도 검사 민감도가 높아 X선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유방암 병변을 찾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으며 X선은 유방초음파검사로는 발견할 수 없는 미세석회화 암을 발견할 수 있어 두 검사 모두 시행할 경우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이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 대비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는 “정기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발견하면 증상이 나타난 뒤 진단된 유방암에 비해 치료 예후가 좋고 치료 후 생존율에도 긍정적”이라며 “40대 이상 여성은 전문의와 상담해 정기적인 영상검진을 시행하고 30대 이전이라도 집안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유방초음파 등으로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