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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브비 ‘벤클렉스타정’ CLL 환자 접근성 높여 치료혜택 확대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4-24 18:19:12
  • 수정 2021-06-22 1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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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CL-2 억제 기전, 2차 병용·3차 단독요법서 효과 … 염색체 17p 결손 환자서 FCR 3제요법 대비 개선

한국애브비의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치료제인 ‘벤클렉스타정’(성분명 베네토클락스, Venetoclax)이 지난달 2차 치료 시 병용요법으로 허가받고 3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지난 1일 인정 받으면서 더 많은 환자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이 치료제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경구용 B세포 림프종-2(BCL-2, B-cell lymphoma-2) 억제제로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저해하는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 악화되는 것을 막는 새로운 기전을 가지고 있다.


CLL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본래 기능을 상실한 림프구가 단클론성으로 현저하게 증식하는 질환이다. 서구에서는 가장 흔한 백혈병이지만 국내에서는 전체 백혈병의 약 0.4%~0.5%에 불과해 희귀 혈액암으로 분류된다. 급성 혈액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여러 번의 치료에도 불응하거나 자주 재발할 수 있어 다양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국내에선 매년 150~2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국내에는 2300여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환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검진 과정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백혈구 증가가 우연히 발견돼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림프절과 내부 장기가 비대해지고 질환이 더 진행되면 빈혈·혈소판이 감소한다. CLL 환자의 평균 전체생존기간(OS)은 3~4년 미만 수준이다.


이 중 염색체 17p 결손이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으로 더 나쁜 예후를 보여 전체생존기간이 32개월에 그친다. 17p 결손, TP53 이상이 관찰되거나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이 2~3년 미만으로 지속되는 환자는 벤클렉스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CLL 치료 가이드라인은 17p 결손 여부와 항암 치료를 견뎌낼 수 있는 정도를 확인해 환자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1차 FCR 3제 요법(플루다라빈·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리툭시맙, Fludarabine·Cyclophosphamide·Rituximab)은 17p 결손이 있을 때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벤클렉스타 단독요법은 p53 등 DNA 손상으로 인해 억제된 세포자멸사 과정을 회복시켜 3제 요법보다 개선된 결과를 나타낸다.


한국얀센의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차단제인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로 치료받은 뒤 재발 또는 불응이었던 환자 9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벤클렉스타 단일치료는 객관적반응률(ORR)이 65%까지 관찰됐다. 무진행생존기간(PFS) 평균값은 24.7개월이었고, 예상되는 12개월 PFS는 75%였다. 벤클렉스타 3차 단독요법에서 미세잔존질환이 음성인 경우 예상되는 18개월 무진행생존기간은 78%이었고, 양성인 경우에는 51%였으며, 36주째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LL 환자 중17p 유전자에 결손이 있는 환자 158명을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 M13-982에선 객관적반응률(ORR)이 77%를 보였으며 이 중 B세포 수용체 경로 저해제(임브루카 등) 치료에 실패한 16명에선 63%를 보였다. 이로써 CLL 환자 중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 17p 유전자 결손이 있는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3상 임상시험(MURANO)의 추적 관찰연구(Post-Treatment Follow-up Study)에선 질병 진행 없이 2년간 투약을 마친 130명의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군 환자의 18개월, 24개월 무진행생존율 추정값은 각각 75.5%, 68.0%이었다.


엄기성 가톨릭대 의대 혈액내과 교수는 “그동안 예후가 좋지 않은 17p 유전자 결손 환자에게 효과가 좋지 않은 FCR 요법을 써야 했다”며 “한국로슈 ‘가싸이바’(Gazyva 성분명 오비누투주맙 Obinutuzumab)·클로람부실(chlorambucil) 병용요법이 70세 이상에서 허가 받았지만 80세 이상 환자에선 마찬가지로 독성이 있는 FCR 요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학적인 원칙이나 근거에 따른 치료가 아닌 국내 허가 및 급여 사항에 따라 치료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기존 이브루티닙 단독요법으로는 미세잔존질환·음성 도달률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벤클렉스타·리툭시맙 병용요법 허가로 전체생존율 및 무진행생존기간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진석 연세대 의대 혈액내과 교수는 “만성 백혈병일수록 재발에 대비한 다양한 기전의 약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처음에 썼던 약제를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재발 시 무진행생존기간이 매우 짧았지만 이제는 재발이 있어도 기전이 다른 약제가 다양하게 출시돼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개발·출시될 신약도 빠르게 허가 및 급여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벤클렉스타 허가·급여가 CLL 치료 환경 개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차 치료에서 벤클렉스타·리툭시맙의 병용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긴 것도 확인됐다. 치료기간은 2년으로 고정됐지만 치료 효과는 투약 종료 이후에도 유지돼 환자의 약물 독성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83% 감소했고 전체생존율이 표준치료인 한국에자이 ‘심벤다주’(Symbenda, 성분명 벤다무스틴 Bendamustine)·리툭시맙 병용투여군에 비해 높게 나왔다.


김진석 교수는 “기존 치료에서 CLL 환자는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서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되는데 벤클렉스타는 2년 치료를 마친 뒤 무 치료기간을 가져 독성 발현이 최소화된다”며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2년만 복용하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벤클렉스타정 10mg, 50mg, 100mg의 약가는 각각 4469원, 2만2341원, 4만4682원으로 1일 1회 400mg 기준 한 달 투여 시 본인부담금이 월 26만8000원 수준이다. 치료 5주차 1일 투여량 400mg까지 증량 일정에 따라 투여해야 하며 1주차 20mg, 2주차 50mg, 3주차 100mg, 4주차 200mg, 5주차 400mg까지 증량한다. 이같은 증량이 완료되면 1일 1회 400mg으로 용량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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