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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가 울다가 … 감정 조절 어려운 양극성장애의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4-22 18:36:16
  • 수정 2020-04-27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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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조절제·항정신병약물·항우울제 등 … 우울삽화 예방하는 라모트리진, 희귀병 HLH 유발 주의
양극성장애 치료제인 부광약품 ‘라모티진정’(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애보트 ‘데파코트정’, 한국릴리 ‘자이프렉사정’, 환인제약 ‘리페리돈정’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조울증 진료인원은 2013년 7만1687명에서 2017년 8만6706명으로 연평균 4.9% 증가했다.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라고 불리는 조울증은 조증과 울증이 반복되거나 혼합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기분과 행동에 경미하거나 심각한 변화를 유발하는 만성적인 기분장애로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조증이나 우울증을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양극성장애는 조증과 우울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Ⅰ형’과 조증은 경미하고 우울증이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Ⅱ형’으로 분류된다. 

조증(Manic Episode)은 기분이 지나치게 좋은 상태를 말한다. 적어도 1주일 이상 지속적, 비정상적으로 의기양양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지속되며 그 증상이 심해 입원을 요하기도 한다.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과도해 과장된 언행을 보이며 피로를 느끼지 못한다. 계속해서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빠지기도 하고 지나치게 초조하거나 주의가 산만한 증상도 보인다.

우울증(Depression)은 조증의 증상과 반대되는 상태로 적어도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흥미·즐거움을 상실한 상태를 유지한다. 거의 매일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모든 일상활동에 대한 흥미가 뚜렷하게 저하된다. 상당한 체중 감소 또는 증가가 나타나거나 불면증 혹은 과다 수면에 시달리기도 한다.

양극성장애는 치료하지 않으면 대부분 악화된다. 신경세포를 안정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주로 쓰이는 약물은 기분조절제와 항정신병약물로 우울증 증세가 심하면 항우울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기분조절제, 리튬·라모트리진·발프로에이트 등

기분조절제는 양극성장애의 주된 치료제로 기분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해 과도하게 들뜨거나 가라앉는 양극단의 증세를 가라앉힌다. 리튬(Lithium)이나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발프로에이트(valproate), 라모트리진 (Lamotrigine), 가바펜틴(gabapentin),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발프로산(valproic acid) 등이 쓰인다.  

리튬은 조울증의 1차 치료제이자 예방적 유지 치료제다. 구체적인 약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대사에 영향을 미쳐 조증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약물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4~10일 정도 소요되며 조울증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줄이고, 우울삽화 및 조증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부광약품 ‘리단정’ 등이 있으며 1일 0.6~1.8g을 1일 3회 분할 경구투여한다. 연령 및 증상에 따라 증감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 졸음, 혼돈, 비자발적 흔들림(떨림), 근육 단일수축, 메스꺼움, 구토, 설사, 목마름, 과도한 배뇨,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종종 여드름이나 건선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김린 예솜정신건강의학과 원장(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리튬은 체내에서 나트륨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나트륨과 마찬가지로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소변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된다”며 “리튬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도 복용을 멈추고 물을 많이 마시면 다시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간질치료제로도 쓰이는 라모트리진은 양극성장애 유지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 가바(감마아미노부티르산 Gamma-Aminobutyric Acid, GABA)의 작용을 늘려 전압-민감성 나트륨 채널을 차단한다. 가바는 포유류의 뇌 속에만 존재한 특이한 아미노산으로 신경세포의 과잉 작용을 억제해 불안, 스트레스 신호가 뇌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라모트리진은 조증삽화와 우울삽화를 모두 예방하지만 우울삽화 예방 효과가 더 크다. 부광약품 ‘라모티진정’,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라믹탈정’ 등이 대표적이다.

라모트리진의 흔한 부작용은 메슥거림, 속쓰림, 통증, 불면, 심각하지 않은 피부발진 등이 있으며 드물게 심각한 피부 발진이나 스티븐스존슨증후군(Stevens-Johnson syndrome, SJS)이 나타날 수 있다. 2018년 FDA는 라모트리진이 치사율 높은 희귀병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식증’(hemophagocytic lymphohistiocytosis, HLH)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HLH는 활성화된 림프구와 대식세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증식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다른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항경련제인 발프로에이트와 카르바마제핀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약물은 처음 발생한 조증을 치료하거나, 조증과 우울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혼재 에피소드)에 사용할 수 있다. 한국노바티스 ‘테그레톨정’(성분명 카르바마제핀), 한국애보트 ‘데파코트서방정’(발프로에이트) 등이 있다.

카르바마제핀은 적혈구 및 백혈구 세포의 수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 발프로에이트는 드물게 간 손상(주로 아동) 또는 심각한 췌장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태아의 뇌 또는 척수의 출생 결함(신경관 결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임산부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 

항정신병약물, 쿠에티아핀·올란자핀·아리피프라졸·지프라시돈

항정신병약물은 조증 완화 목적으로 쓰이며 대표적으로 쿠에티아핀(Quetiapine), 올란자핀(olanzapin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지프라시돈(ziprasidone), 리스페리돈(risperidone) 등이 있다.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조절해 항정신병 작용을 나타낸다.

쿠에티아핀은 양극성장애에서 가장 확실하게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다. 여러 위약 대조군 연구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쿠에티아핀은 5-HT2A 길항제, 5-HT1A 부분효현제, α2 길항제로 작용해 전전두엽 도파민 분비를 늘리고, 세로토닌 신경전달을 강화한다. 체중 증가,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이나 당뇨와 같은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명문제약 ‘명문쿠에티아핀정’, 알보젠코리아 ‘쎄로켈정’ 등이 대표적이다.

쿠에티아핀을 양극성장애 Ⅰ형과 관련된 조증삽화의 급성 치료에 사용할 때는 100mg을 1일 2회 복용한다. 단독요법 또는 기분안정제(리튬이나 발프로산)의 보조요법으로 복용 시 처음 4일간 1일 총용량은 1일째 100mg, 2일째 200mg, 3일째 300mg, 4일째 400mg이다. 6일째까지 1일 총용량 80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하루에 200mg 이하로 늘려야 한다. 양극성 관련 우울증 치료에는 1일 1회 취침 전 복용한다. 처음 4일간의 하루 총용량은 1일째 50mg, 2일째 100mg, 3일째 200mg, 4일째에 300mg에 도달하도록 한다. 

올란자핀은 도파민 D2, 세로토닌 5-HT2A, 무스카린(muscarine), 히스타민 등의 수용체에 친화성을 가진 항정신병 약물이다. 한국릴리 ‘자이프렉사정’ 등이 대표적이다. 양극성장애 I형 관련 조증 및 혼재삽화의 치료에서 초기 용량으로 단독요법에는 1일 1회 15 mg을, 리튬 또는 발프로산의 보조요법에는 1일 1회 10mg을 투여한다. 재발방지 목적일 경우 초기 권장용량은 1일 1회 10mg이다.  ‘한국형 양극성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2018’ 우울삽화 연구에서는 올란자핀을 경도-중등도 우울삽화,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심한 우울삽화에서 항정신병 약물 단독요법의 2차 선택제, 기분조절제 등과의 병용요법의 1차 선택제로 권장했다.

아리피프라졸은 도파민 D2 수용체 부분효현제이며 세로토닌 5-HT1A 수용체의 부분작용제다. 비정형 도파민-세로토닌계 안정화제(DSS, Dopamine Serotonin System Stabilizer)로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의 발화(Firing)를 안정화시킨다. 경구약과 주사제가 있으며 한국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정’, ‘아빌리파이메인테나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경구제의 권장 초기용량은 1일 1회 15mg으로 하루 3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아빌리파이 주사제는 근육투여하며 권장되는 시작 및 유지용량은 월 1회 400mg으로 투여간격은 26일 이상이다. 반감기가 2주이므로 내약성(환자가 약을 견디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경구용 아리피프라졸을 하루 10~20mg씩 14일간 계속 복용한다. 400mg 투여 시 이상반응이 있다면 300mg으로 감량한다.

지프라시돈은 정신분열증과 양극성장애 치료에 쓰이는 비정형 항정신병제 항정신성 계열 약물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젤독스캡슐’이 대표적이다. 양극성장애 Ⅰ형 치료 초기요법으로 초회 하루 용량은 1회 40mg을 1일 2회 음식물과 함께 복용한다. 2일째에는 1회 복용량을 60mg 혹은 80mg까지 늘려 1일 2회 복용한다. 이후에는 내약성 및 효능에 따라 1회 복용량을 40~80mg 범위 내에서 조절해 1일 2회 복용한다.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지만 다른 항정신병 약물에 비해 위험이 훨씬 낮다고 알려져 있다.

리스페리돈 역시 비정형적 항정신병제로 도파민 길항제로서 작용하는 동시에 세로토닌과 히스타민 계통을 억제한다. 양극성장애의 조증 부가요법에 쓰이며 1일 1회 2mg을 투여한다. 환자에 따라 24시간 이상 간격으로 하루에 1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대부분 환자에서 최적용량은 하루 2∼6mg 범위다. 한국얀센 ‘리스페달정’, 환인제약 ‘리페리돈정’ 등이 대표적이다.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 제2형 당뇨병, 지연성 운동장애,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기분안정제로 부족하면 항우울제 투여 … 자칫 조증 심해질 위험도

양극성장애의 우울증 상태가 기분안정제만으로 원만하게 치료되지 않을 때에는 항우울제를 투여한다. 항우울제로 기분을 조증으로 변환하거나, 우울증과 조증 사이를 반복하는 급속순환형 상태로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항우울제로 조증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양극성장애에서 항우울제 사용은 아직 효과나 위험성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 논란이 많다. 대부분 가이드라인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요법을 양극성 우울증 장·단기 치료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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