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후유증 유무에 따라 5년간 의료비 지출 평균 각각 2억4000만원, 4700만원 … 5배 차이
뇌경색 발병 후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를 했는가에 따라 향후 발생하는 의료비용이 차이가 크게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성은 박사 연구팀이 급성 뇌경색 발병 후 5년간 지출되는 의료비용이 급성기 치료결과에 따라 최대 5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뇌경색은 뇌에 연결된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피가 통하지 않아 발생하는 뇌졸중 증상 중 하나다. 뇌 손상 부위 및 정도에 따라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 신체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재발 가능성도 높아 치료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2011~2013년 전국 14개 종합병원에 입원한 1만1136명의 급성기 뇌경색 환자의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에 등록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뇌경색 예후에 따른 5년간의 의료비용 지출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의료비용 지출이 환자의 회복 정도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 한 해에 지출한 평균 의료비용은 약 760만 원이었으나, 뇌경색이 발병한 첫 해에는 약 3300만 원으로 무려 4배 이상 증가했다. 뇌경색 환자 한 명이 5년간 지출하는 총 의료비용은 평균 약 1억원이었다.
퇴원 후 3개월 뒤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한 환자가 5년간 지출한 총 의료비용은 약 4700만원인데 반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보행 및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환자는 동일기간 지출한 총 의료비가 2억4000만원이었다. 무려 5배 가까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게 확인됐다. 즉, 뇌경색 환자를 급성기에 어떻게 치료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삶의 질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크게 낮아졌다.
김성은 박사는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쉽게 회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명당 최대 2억원에 가까운 사회경제적 의료 지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희준 교수는 “국내 경상의료비 지출이 1990년 7조3000억원에서 2018년 144조40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뇌졸중은 한국인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인 만큼 급성기 뇌졸중에 대한 치료 체계를 확립해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게 시급하다”며 “적절한 시간에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에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현재 대한뇌졸중학회에서 인증한 급성기 치료 가능 뇌졸중센터는 전국에 61개소뿐이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의 연구비 지원을 바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뇌졸중학회의 업무협약을 통해 진행됐으며, 세계적 신경과 학술지인 ‘Neurology(IF:8.689)’ 최근호에 게재됐다.